중국어선에 해경요원이 또 목숨을 잃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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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선에 해경요원이 또 목숨을 잃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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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2.1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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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조업 중국어선을 단속하던 우리 해양경찰관이 흉기에 찔려 목숨을 잃는 참사가 또다시 빚어졌다. 12일 새벽 서해에서 불법조업 중국어선을 나포하려고 배 위에 오른 인천해경 소속 요원 2명이 흉기에 찔려 1명은 숨지고 1명은 다쳤다. 해경에 의하면 선체를 수색하던 해경 특공대원 이평호(41) 경장과 이낙훈(33) 순경에게 선장이 깨진 유리조각을 휘둘렀다. 이 경장은 왼쪽 옆구리를 찔려 급히 병원에 옮겨졌으나 이미 숨진 뒤였다고 한다. 배를 찔린 이 순경은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이날 참사는 해경 특공대원들이 중국어선 2척을 나포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특공대원들이 먼저 한 어선에 올라 수색을 시작하자 다른 어선이 달려와 배를 들이받았다. 충격으로 배가 흔들리는 사이 수색당하던 선원들이 격렬히 저항했고, 선장이 갑자기 조타실 유리창을 깨 휘둘렀다는 것이다. 이 경장은 당시 방검조끼를 입었으나 조끼로 가려지지 않은 옆구리를 찔리는 바람에 장기 파열로 절명했다고 한다. 참으로 애통한 일이다. 목포해경 박경조 경위가 중국 선원들이 휘두른 둔기에 맞아 순직한지 3년여만에 비극적인 참사가 또 일어난 것이다.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지난달 초에는 중국어선의 불법조업 현장을 밤샘 순시하던 군산해경 정갑수 서장이 추락사하는 비운을 맞기도 했다.

불법조업 중국어선들의 횡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리가 대응을 강화할수록 더 지능적이고 포악한 행태를 보인다고 한다. 2008년 9월 박경조 경위 순직 이후 해경은 특공대를 편성하고, 첨단 장비를 갖추는 등 강력 대응체제를 구축했다. 하지만, 중국어선들의 횡포는 여전하다. 작년 12월에는 불법 조업 중이던 중국어선이 고의로 우리 해경 경비함을 들이받아 뒤집히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우리 해경 요원 4명이 이 중국어선 단속 과정에서 둔기에 맞아 다쳤다. 그런데도 중국 정부가 우리 쪽에 책임을 돌리려는 듯한 자세를 보여 외교적 갈등을 빚었던 기억이 새롭다. 특히 이번 참사는 해경 특공대원들이 중국 어선에 올라가 수색하던 중 기습 공격을 당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 정당한 수색작업을 하던 해경 요원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폭거다. 우리 해경 요원이 또 목숨을 잃었다는 비보가 전해지자 해경 홈페이지에는 더욱 강력한 대응과 처벌을 촉구하는 누리꾼의 글이 넘쳐난다고 한다. 소중한 생명을 잃는 상황을 언제까지 두고 볼 거냐는 질타와 한탄이다.

외교통상부는 이번 참사와 관련해 즉각 주한 중국대사를 불러 강력히 항의했다고 한다. 외교부가 신속히 중국 측에 항의하고 나선 것은 사안의 심각성에 비춰 적절했다고 판단된다. 외교부는 며칠 전에도 중국 대사에게 중국어선 불법조업 문제가 두 나라 관계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게끔 협조를 부탁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중국 대사는 어민 교육을 강화 중이라고 응답했다고 한다. 중국어선 불법조업 문제는 첨단 장비와 인력을 동원한 강도 높은 단속도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불법조업 원천 차단을 위한 외교적 노력 역시 중요하다. 불필요한 외교적 마찰은 될 수 있으면 피해야겠지만, 원칙 있는 정도(正道) 대응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박경조 경위의 미망인이 작년 이맘때 우리 해경 경비함을 중국어선이 들이받은 사건을 두고 했던 말은 귀담아들을 만하다. 그녀는 당시 불법조업을 일삼는 중국어선에 단호하게 대처해 외교 갈등의 화근을 원천적으로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국민을 지켜주지 못하는 국가와 정부가 실망스럽다고도 했다. 당국은 깊이 되새겨주기 바란다.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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