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모여 동네와 사회 만들고 꿈을 이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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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모여 동네와 사회 만들고 꿈을 이뤄"
  • 송은숙
  • 승인 2011.12.2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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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뭘 하는 곳?] 인천주거복지센터를 찾아

 

취재 : 송은숙 기자
 
추운 겨울, 바삐 뛰어다닐 힘은 나를 기다리는 가족과 따뜻한 집에서 나온다. 그런데 따뜻한 방 한 칸이 없어 가족들과 헤어져 쪽방을 전전하거나, 집을 고칠 형편이 되지 않아 냉방에서 사는 어려운 이웃들이 있다. 그리고 이들을 돕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인천시 서구 가좌동에 위치한 인천주거복지센터(이사장 박종렬) 사람들이다.

'인천주거복지센터'는 2007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테마기획사업인 주거복지 지원사업으로 만들어진 '한국주거복지협회'(사)를 통해 2008년 1월 설립돼 주거복지 관련 사업을 벌이고 있다. 주거취약 계층을 위해 자원봉사자들과 집을 고쳐주는 '사랑의 집수리'를 비롯해 주택임대차보호법이나 재개발 보상 관련 상담, 응급난방비나 소액보증금, 긴급 임대료 지원 등이 그것이다. 필요한 경우 지역과 복지네트워크를 만들어 같이 지원하고, 일자리를 소개해 자립을 돕기도 한다. 또한 쪽방이나 비닐하우스, 고시원 등에서 사는 이들이 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 5명의 주민이 주거복지센터를 통해 임대주택에 입주해 살고 있다.

지난해 말 한 50대 주민은 월세를 내지 못하고 보증금이 바닥나자 거리로 나앉아야 할 상황에서 구청을 통해 주거복지센터와 연결됐다. 사정을 들은 주거복지센터는 상담 후 주인을 만나 한 달만 여유를 달라고 설득했다. 그런 다음 한 달 월세를 지원하고, 새로 이사를 갈 집을 구해 구청과 함께 보증금을 지원했다.

올 2월에는 남편의 폭력으로 이혼한 후 혼자 고시원에 살던 주민이 주거복지센터 도움을 받아 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있었다. 몸이 아파 일을 못하니 별다른 수입이 없어 아들은 시설에 맡기고, 딸은 친구 집에 얹혀서 사는 딱한 처지였다. 다행히 임대주택에 입주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사는 것은 물론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난 7월부터는 동구 만석동 '아카사키촌'을 '행복마을'로 만드는 데도 박종렬 이사장이 지역추진협의체 위원장으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살고 있는 원주민들이 거주지를 떠나지 않고 사는 방식으로, 그리고 공동작업장을 만들어 경제적인 도움을 주고 문화의 거리를 조성하는 등 주민들을 위한 마을꾸미기 사업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인천주거복지센터는 '행복마을'이 꾸며진 후에도 상주하면서 마을주민 옆에서 더 나은 주거문화를 만드는 데 힘쓸 계획이다. 벌써 무료로 사무실을 빌려주겠다는 이도 있다.

박종렬 이사장은 "다른 나라에서는 주거정책이라는 말은 있어도 주거복지라는 용어 자체가 없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주택정책이 공급 위주 정책만 있다고 혜택을 보지 못하는, 그늘진 곳이 많아 주거복지 개념이 생겼다"라고 말한다.

인천주거복지센터 내년 계획 중 하나는 더 적극적으로 주거취약 계층 관련 조례를 만드는 것이다.

홍명표 사무처장은 "주거취약 계층에 대한 시 조례가 만들어져야 한다. 집은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이 아니라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몸과 마음, 꿈이 자라는 공간이다. 집이 모여 동네를 만들고, 사회를 이루고,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꿈을 이룰 수 있다."라며 관심을 당부했다.

박인상 사회복지사는 "어려운 상황으로 갑자기 살던 집에서 쫓겨나지 않도록 주택바우처나 긴급퇴거 가정을 지원하는 긴급주거 같은 제도적인 장치도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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