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그것조차 또 하나의 나!
상태바
슬픈, 그것조차 또 하나의 나!
  • 강영희
  • 승인 2011.12.26 18: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젊은, 미술, 이어달리기' - 한점갤러리 두 번째 전시
'젊은, 미술 이어달리기' - 한점갤러리 두 번째 전시

- 작가 : 조재나(인천가톨릭대학교 조형예술대학 대학원 회화과)
- 전시기간 : 2011년 12월 23일(금)~ 2012년 1월 10일(화)
- 여는 시간 : 오전 11시~ 오후 5시 (*매주 월요일은 쉽니다.) *시간 외 관람을 원하면 사전에 연락 바랍니다.(070-8227-0857)
한점갤러리 전시 풍경
'젊은, 미술 이어달리기' - 첫 전시엔 소근거리는 느낌의 작은 그림이 14장 걸렸는데, 이번에는 커다란 그림 3장이 걸렸다. 추운 겨울 조금은 따뜻하거나 익살스럽거나 유머러스한 작품이 걸리길 바랐는데, '젊은 미술' 현재는 아직인 것 같다.

조재나씨 작품은 그림 크기 만큼이나, 색깔이 무겁고 어둡다. 처진 어깨와 머릿카락에 가려진 얼굴, 박스로 대신한 얼굴이 절규하듯 서 있다. 축축 늘어지고 흘러내릴 듯한 부유물이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의 어떤 느낌과 만나졌다. 왜일까? 작가와 함께 그림을 걸면서 가슴에 스산히 파고드는 느낌이 있었다. 이 청춘이 가진 절망일까? 저 머리카락 아래 얼굴은 보지 않아도 알 것 같다. 바람이 불어 저 머리카락을 올려줄까? 스스로 고개를 들고 어떤 표정을 지을까? 

어린 순수함이 절망으로, 다시 그 절망에서 길어올리는 삶, 그 결과가 정해져 있더라도 웃으면서 피묻은 땅을 걷던 소녀의 이야기를 알고 있다. 커다란 화폭 앞에 고통스런 슬픔이거나 아픔을 토해냈을 어린 작가를 생각해 본다. 조금 삶이란 것을 알게 된 지금, 청춘은 언제나 아프고, 절망스러웠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삶은 그렇게 아픔이 담담해지는 과정이란 걸, 새로운 아픔을 만나는 일이라는 걸, 그리고 그 가운데 없을 것 같던 햇살의 따뜻함도, 깊은 사랑도 같이 오가는 것이라는 걸. 이 작가 그림 인생에서 만나게 될까? 차차 삶은 어떤 방식으로 그려질지 궁금하다. 
 
me, past, memoryⅠ/ oil on canvas  / 116.8 X 91cm / 2011
no escapeⅡ / oil on canvas / 116.8 X 91cm  / 2011
me, past, memoryⅡ / oil on canvas / 90.9 X 72.7cm / 2011.

손가락이 빳빳한 A4용지에 베이는 때를 생각해 보면 상처는 1주일쯤 가지만 아픔은 아주 잠깐이었던 기억이 난다. 너무 아프지 말자. 씩씩한, 엉뚱한 그런 기대가 처음 만난 어린 작가 얼굴에서 느껴졌다. 부디 그러하길.
한점갤러리 _ 크리스마스1한점갤러리_크리스마스 2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