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맞는 이 시대 화두는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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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맞는 이 시대 화두는 '변화'
  • 심민석
  • 승인 2012.01.05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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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심민석 / 영종도서관 관장


존 나이스비트(John Naisbitt)는 1982년에 펴낸 '메가트렌드'라는 책에서, 트렌드는 아주 짧은 시간에 소수의 사람들이 동조하는 작은 흐름이라고 말합니다. 반면 메가트렌드는 현대 사회에서 계속 일어나는 거대한 변화로서,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을 움직이는 커다란 흐름이라고 합니다.

그러한 '변화'와 '혁신'이 성공적으로 달성되기 위해서는 '3가지 원칙'이 있다고 합니다. 첫째, 새로운 곳으로 사람들을 이끌고 갈 수 있을 만큼 새롭고 강력한 비전을 창조하는 것, 그리고 새로운 비전에 대한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 마지막으로 새로운 비전을 제도화할 것입니다. 리더는 작은 트렌드에 연연하지 말고 시대 변화와 흐름을 읽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많은 일을 다른 사람에게 위임할 수 있지만, 미래를 내다보고 비전을 제시하고 혁신을 주문하는 일, 이것은 리더밖에 할 수 없습니다.

도서관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방자치제도 아래서 지역의 공공도서관은 지역주민 요구사항을 반영하고 지역기관과 협력하고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생활-문화-정보 거점으로 되어야 합니다. 도서관 현장에서 시작된 변화가 활자화해 배포되고 현장의 소리가 학계를 자극하여 연구가 이루어지고, 국내외 도서관 현상을 같이 검토하고 토론하는 장을 마련하여 현장과 학문이 함께 발전하는 게 필요합니다. 또한 도서관 이용자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는 게 필요합니다.

요즘 도서관의 일부 서비스를 아웃소싱하거나 자원봉사자를 통해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현상을 종종 접합니다. 그래서 일부 도서관 밖 사람들에게서 '자원봉사자 몇 명이 사서 1명을 대체할 수 있냐'는 질문을 받는 어이없음을 접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사서자격을 갖춘 인력이 그 전문성을 과소평가받는 사례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추진한 순회사서제도도 한 몫을 한 것은 아닌가 합니다. 그 사업은 전문 인력 배치가 어려운 도서관 관련시설에 도서관 기본 인프라를 갖추게 하기 위한 고육지책입니다만,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적은 임금의 사서자격자가 현장에 배치됩니다. 이와 같은 현상들은 우리 도서관계에서 깊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서관에서 일부 반복적인 업무가 상존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자원봉사 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도서관 이용자와의 상호 관계가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단순하다고 치부하는 대출과 반납이 이루어지는 자료실 안내데스크는 이용자와 만나고 자료에 대한 정보나 도서관 서비스에 대한 속내를 듣는 첫 단추가 됩니다. 또한 도서관 동아리 회원들과 소통하고 지역 현안에 대해 같이 고민하면서 그들의 진정한 요구에 귀 기울이고 그것을 도서관 정책에 신속하게 반영하는 게 중요합니다. 사서는 우리가 무슨 사업을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기 전에 이용자들이 어떠한 요구를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그것을 도서관에서 어떻게 정책에 반영할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합니다. MIT대학 미디어랩이라는 연구소의 존 마에다(John Maeda) 학장은 창의력이 머리에서 나온다고 생각들을 하는데, 사실 창의력은 손에서 나온다고 역설했습니다. 이용자 속으로 들어가서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내고자 하는 마음과 실행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며칠 전 영종도서관에서는 번역계 거장 김석희 선생님을 모시고 번역가로서 활동하시며 경험하신 노하우와 삶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강연 말미에 선생님은 이 시대의 화두는 단연 안철수 박사가 아닌가 운을 떼시며, 책 읽기 중요성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선생님은 그는 잘 모르는 사람이지만 그 사람이 쓴 글을 보고 고민의 흔적과 사람을 대하는 마음을 알 수 있었다면서, 글은 그 사람의 생각을 보는 창이고 글쓰기 기본은 많은 책을 읽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하셨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강연을 듣는 많은 분이 다시금 책 읽기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가장 성공적인 리더는 아직 실현되지 않은 다른 그림을 보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는 현재 자기 눈앞의 그림 안에 있는 것을 보고 있지만 아직 거기에 없는 것들도 봅니다. 리더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직원들에게 현재 달성되어야 할 그의 목적이 아니라, 조직의 욕구와 활동에 의해 탄생할 공동의 목적을 깨닫게 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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