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함께한 작은극장 돌체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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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함께한 작은극장 돌체 30년
  • 이병기
  • 승인 2009.12.2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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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연극의 중심이자 산증인으로 남아

강정란 아르필 대표이사가 무대에 올라

"<시크릿>을 보면 60세에 정년퇴직한 사람이 남은 시간들을 정리하며 30년이란 세월을 헛되이 보내고 90세가 되어서야 다시 새 삶을 시작한 얘기가 나옵니다. 현재란 '이것만큼의 불만스러운 곳'이 아닌, '이제부터 시작하는 도전의 시발점'인 것이죠. 저도 스스로를 잔다르크처럼 깃발 하나 들고 세상과 싸우는, 주인공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생의 무대에서 '난 무엇이든지 할 수 있어'라는 확신을 갖고 살면 공연이 끝날 때 쯤 박수를 받지 않을까 합니다." - 강정란 (주)아르필 대표이사

작은극장 돌체(구 돌체소극장) 30주년과 인터넷신문 <인천in> 창간을 기념하기 위한 나눔과 소통의 자리 '오피니언 리더 페스티벌'이 지난 18일 돌체 공연장에서 열렸다. 이번 공연은 지역과 문화, 사람들을 움직이는 'Opinion Leader' 10명이 무대에 올라 자신의 인생 경험을 관객에게 전해주는 것으로 작은극장 돌체와 <인천in>이 공동 주최했다.

또 인천 10주년 후의 미래를 제시해 줄 'Tomorrow Leader'들의 공연도 이어져 청년들의 꿈과 희망을 함께 들을 수 있었다.

별음자리표씨는 자신이 직접 만든 노래로 관객들에게 찾아갔다.박상숙 작은극장 돌체 대표는 "작년 후반에 '30주년 획을 긋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매번 비슷한 행사보다는 살아 숨쉬는 꿈틀거리는 것을 찾다 기획하게 됐다"며 "지역사회에서 각기 다른 분야의 오피니언 리더들의 얘기를 듣고, 더 소중한 경험들을 전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공연은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파워포인트를 만들어 발표한 강정란씨, 인천시립교향악단의 연주 동영상을 보여준 권오용씨, 계양산을 생각하며 만든 노래를 부른 별음자리표 등 참가자들은 자신의 경험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형식을 빌려 관객들에게 다가갔다.

아홉 번째로 출연한 황선진씨는 마리학교의 초대 교장이자 대안의 삶을 찾아가는 공동체 (사)밝은 마을 대표다. 황 대표는 이번 공연에 자작시 낭독과 지난 6년간의 삶을 사진, 음악과 동영상 등으로 편집한 영상물을 관객에게 선보였다. 또 재담과 춤으로 어우러진 탈춤 공연도 이어졌다.

황 대표는 "우리 청소년들이 가슴 뛰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며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 사는 것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열정을 갖고 지내길 바란다"고 전했다.

작은극장 돌체 30년

작은극장 돌체의 원조는 '돌체소극장'이다.

당시 극장주였던 유용호 대표는 "'돌체소극장'은 처음 많은 사람들의 목마름을 해소시켜 줬다"며 "일주일에 며칠은 싱어롱(노래 따라부르기)이 열렸으며, 심심치 않게 통기타 가수들의 연주회도 열렸다"고 회상했다.

이후 돌체소극장 초기에 유용호 대표와 함께했던 최규호씨와 박상숙씨가 1983년 극장을 인수하고 40평 남짓한 공간에 100여석의 객석을 갖춘 연극전용 소극장으로 재개관해 운영을 시작했다. 이듬해 부부의 연을 맺은 최규호씨와 박상숙씨는 극단 '마임'을 창단하고 '춤추는 어릿광대', '겨울 나그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등 작품성 있는 공연을 무대에 올리며 지역의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아 갔다.

돌체는 1980년대 말~1990년대 초까지 인천 소극장 운동의 쇠퇴기를 맞으며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유일하게 인천 연극의 중심을 지켜나가며 그 맥을 이어왔다. 지난 2007년에는 소방도로 확장공사로 헐릴 위기에 놓였으나 인천 시민단체와 여러 지인들의 노력으로 남구 문학동에 민-관이 함께하는 '작은극장 돌체'로 새롭게 탄생했다.

현재는 시설 연면적 488.65m²(148평)에 지상 4층 규모로 100여석의 공연장과 분장 및 대기실, 음향실, 주차장, 연습실 등을 갖춘 인천의 대표적인 소극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1992년 7월에 열린 제4회 한국마임 페스티벌 티켓

이제는 인천의 지역축제로 자리잡은 '인천 국제 클라운 마임 축제'는 올해로 14회를 맞았다. 작은극장 돌체와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도호부청사 야외무대, 문학경기장 특설무대, 거리공연 등 인천 곳곳에서 열린 국제 클라운 마임 축제는 지역을 넘어 전국적인 행사로 알려졌다.

더불어 시민들과 함께하는 사회문화 예술교육 '나도 클라운마임 아티스트', '천원으로 즐기는 소극장 영상' 등은 지역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일반 시민이 직접 배우가 돼 무대에 오르는 시민참여연극 프로젝트 <탄원서> 역시 지난 4~7일까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박상숙 대표는 "이제는 돌체라는 소극장이 브랜드화하기 위해서는 말로만 지역민을 위하는 것이 아닌 진실로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문화공간이 돼야겠다고 다짐했다"며 "구청에서 실시하는 사회교육이나 여성주간 공연, 문화 소외지역 방문 등을 활성화하고, 문화계의 사회적 일자리 창출까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예술이란 것은 바로 성과가 드러나는 것은 아니지만, 생활 전반에서 사람들에게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고, 경제적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며 "아직 인천의 예술 분야가 갈 길이 멀지만, 민과 관이 함께 지역의 문화 발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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