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하고 도덕적인 사회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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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하고 도덕적인 사회를 위해
  • 황명숙
  • 승인 2012.04.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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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황명숙 / 인천가정법률복지상담원 이사


현재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가 여러 가지 있지만, 요즘에 더 두드러지는 문제는 청소년의 자살과 학교 폭력이다.

학교 폭력과 집단 따돌림이 지금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과거에도 있었고 내가 여학교를 다닌 시대인 1970년대에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문제로 인하여 극단적인 방법인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었다. 지금의 학생들은 경제적으로는 부유하고 윤택한 세상에 태어나서 우리가 겪었던 어려움을 모를 것이다. 하지만 어려운 환경에서 극복하고 살아가는 방법을 배운 세대와 어려움을 모르는 세대에는 면역력에서 차이가 난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학생들이 인내력과 강인함을 가지지 못해서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학생 개인의 문제라고 보기에는 사회적인 책임이 너무도 크다. 이제는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우리 사회와 어른들이 나서서 관심과 사랑을 갖고 가해자도 피해자도 다 보호해서 그들이 행복한 청소년기를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청소년 폭력의 특징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폭력의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기도 하고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 피해 학생은 정신적-육체적 치료를 받고 학업에 열중하고 학교생활이 즐거운 생활이 될 수 있도록 선생님과 가정에서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쏟아야 하고 가해 학생도 자신의 행동이 범죄임을 인식시켜서 다시는 똑같은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함과 동시에 보호처분이 필요한 학생은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소년범죄는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일정한 기준에 따라 형사 처벌하지 않거나 보호처분을 받을 수 있다. 소년범으로는 나이에 따라서 만9세까지 법적 처벌을 할 수 없는 '범법소년'과 10세에서 13세까지 '촉법소년'이 있다. 14세부터 18세까지는 '범죄소년'으로 분류되며 이 나이에 해당되는 청소년은 범죄 경중에 따라 처벌 정도가 달라진다. 이밖에 형법을 어길 우려가 있는 10세에서 18세 소년들은 '우범소년'으로 재범 가능성이 적고 선도 필요성 있을 경우 '선도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내리기도 한다. 이 처분을 받은 소년범들은 처벌을 받는 대신  일정 기간 청소년 비행 예방센터 등 교육 기관에서 교육 상담을 받는다.

검찰이 기소 결정을 내린 소년범은 절도 등 죄가 약할 경우 가정법원 소년부에 보내진다. 여기에서 소년범은 범죄 경중에 따라 보호자에게 보내지기도 하고, 사회봉사나 보호관찰처분을 받기도 하고, 소년보호시설에서 관리하기도 하고, 소년원에 수용되기도 한다. 중죄를 저지른 소년범은 형사법원에서 실형을 받으면 소년교도소에 수감되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서 끝날 게 아니다. 반성과 동시에 잘 가르쳐서 그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사회 정착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국내 실정을 한 번 보자. 우리나라는 교사 1인당 5.3명이고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은 1명 안팎이다 우리나라는 직업교육으로 제빵, 용접, 중장비, 이미용 등 10개가 포함되어 있고 취업을 알선해주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는 교육인력과 예산 부족이라는 어려움이 있다. 미국의 IAP(Intensive Aftercare Program)는 교사나 멘토가 소년원 출원을 한 달 앞둔 소년원생과 여행을 떠나 귀향을 돕기도 하고, 캐나다에선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소년원생의 사회 적응을 돕는 데 상담센터를 두고 일반교사가 소년범들을 가르친다. 캐나다에서는 소년범 1인당 1일 수용비용이 80만원 정도로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이 투자가 재범률을 낮추는 효율적 투자라는 국가 철학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영국에서는 사회적 기업이 만든 영파운데이션(Young Foundation)이 펀드(Fund)를 만들어 소년범의 사회 적응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우리나라도 외국의 모범사례를 받아들여 활용한다면 인력과 예산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 할 수 있다. 첫째, 멘토 제도를 만들어서 재능 기부를 받아 소년범들을 교육시킨다. 둘째,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이들을 취업시키고 그 이익금으로 다시 이들에게 투자한다. 셋째, 정부가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지역 사회와 기업이 나서 도움을 준다면 이들은 건전한 사회인으로 우리 사회의 좋은 구성원이 될 것이다.

성숙하고 도덕적인 사회는 약자에 대한 배려와 어두운 곳에 비추는 그들의 관심으로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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