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0세대'의 가난한 삶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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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0세대'의 가난한 삶의 추억!
  • 권혁진
  • 승인 2012.05.12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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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을 찾아

새마을기가 나부끼던 1960~70년대, 나라 전체가 "우리도 한 번 잘 살아 보세!" 하며 허리띠를 졸라매던 '6070세대'의 어려웠던 시절. 근현대 서민 생활상을 재현한 인천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을 인천씨티투어 안내에 따라 '실버 친구'들과 함께 11일 찾았다. 이곳은 옛 어려운 시절을 생각하며 많은 '실버'와 학생들의 체험교육장으로 늘 붐빈다.

수도국산 달동네는 동구 송림동에 위치한 수도국산에 일제강점기 산꼭대기 수도국에서 유래된 산이다. 개항기 전동 일본조계지 일대에 일본인들이 살게 되자 그곳에 살던 조선인들이 이곳으로 옮겨오면서 가난한 사람들의 보금자리로 되었다. 특히 한국전쟁시 고향을 잃어버린 피난민, 산업화 시기 일자리를 찾아 몰려든 지방사람 등 3천여 가구가 살면서 인천의 전형적인 달동네가 되었다.

달동네 주택 형식은 1960년대는 목조 흙벽에 초가지붕과 '루핑'지붕이였고, 1970년대 새마을운동으로 기와나 슬레이트지붕으로 변모하였다. 현재 일부는 아파트 단지로 변하고 산비탈은 옛날 모습 그대로이다.

탐방코스는 동인천역 북광장으로 나와 안내표시를 따라 가다 보면 비탈진 산이 보인다. 땀을 흘리며 올라가면 수도국산 정상에 달동네 박물관이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론 인천역에서 인천씨티투어를 이용하면 이곳에 쉽게 탐방할 수 있다.

달동네 박물관에 들어서니 어렵고 고단하지만 이웃 간 정을 나누며 열심히 살았던 '6070세대' 삶이 연상된다. 특히 1980년대 TV 일일연속극 '달동네' 방영 모습이 머릿속을 스친다. 어려운 처지 속에서 보듬고 살아가는 달동네 사람들의 애환이 생각난다. 매표소를 지나 전시장에 들어서니 1960~80년대 수도국산 주변 서민들의 생활모습 그대로였다, 뚫어진 지붕 위로 밤하늘에 달과 별이 보일 듯 허름한 집에서 가족과 이웃 간 정을 나누며 어렵게 살아가던 모습이다.

달동네의 삶! 인천 동구지역 근현대 서민의 생활사 유물과 자료들은 '6070세대'의 손때가 묻고 세월의 흔적이 남은 소중한 추억의 유물이다. 이를 잘 보존해 후손들에게 교훈적인 자료로 물려줄 가치가 크다는 것을 느꼈다.

나모(78)씨는 어렵게 살았던 모습들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달동네 박물관 입구에 구멍가게, 호롱불을 밝히고 많은 식구가 모여 식사하는 모습, 단칸방의 가재도구들, 추억의 이발소, 연탄배달, 공동수도, 가파르고 좁은 골목 판잣집, 공동변소 등 어려운 시절 나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니 과거의 추억이 새롭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김모(75)씨는 "저녁노을이 질 수도국산 달동네 골목에서 놀다 저녁밥을 먹으러 집으로 가던 어린 친구들이 생각난다"면서 "흐릿한 보안등이 골목을 비춰주며 여기저기서 개 짖는 소리와 고양이 울음소리, 다듬이질 소리, 통행금지를 알리는 딱딱이 소리에 깊어가는 달동네 모습이 생각난다"라고 말했다.

40대 부부는 부모님과 어린자녀와 함께 박물관을 관람하며 자신이 경험한 어렵던 옛날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들은 "하루 밥 한 끼 먹지 못할 어려운 시절 열심히 일하며 가르쳐주고 키워준 부모님께 고마운 마음뿐이다"면서 "아이들에게 과거와 현재, 미래의 생활상을 실제로 보여주고 체험하며 감동이 넘치는 이야기로 인성교육을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안내를 담당한 한 실버는 "6070세대는 못 살았던 옛날이 그립다고 한다. 잘 사는 집은 담이 높고 어려운 집은 낮고 쪽문으로 이어져 정이 넘쳐흘렀다. 어려운 삶의 유래와 역사가 깊은 이곳에서 부지런히 일하고 더불어 살아온 달동네 사람들의 미덕을 오늘과 내일까지 지키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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