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과 인천 야권연대에 대한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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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과 인천 야권연대에 대한 평가
  • 이준한
  • 승인 2012.05.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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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칼럼] 이준한 교수 /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2012년 총선은 인천에 몇 가지 시험을 치르게 했다. 그 가운데 하나는 야권 후보단일화이다. 인천에서는 특히 2010년 지방선거부터 야권 후보단일화의 경험과 성과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축적되어 있었다. 따라서 인천에서 2012년 총선에도 후보단일화 여부와 그 파급 효과는 향후 각종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제 총선이 끝난 뒤 인천의 야권 후보단일화 과정과 결과에 대하여 평가해 보자.

인천에서 야권후보 단일화는 몇 단계를 거쳤다. 첫 번째 관문은 민주통합당 후보의 결정이었다. 인천에서는 2월 24일 민주통합당의 제2차 공천자 명단을 통하여 김교흥(서구강화갑), 문병호(부평갑), 신동근(서구강화을), 신학용(계양갑), 홍영표(부평을)를 후보로 발표했다. 2월 29일 제3차 공천자 명단에서는 안귀옥(남을)이 포함되었고 남동갑에서는 안영근과 박남춘 사이의 경선이 결정되었다. 3월 6일 제5차 공천자 명단에는 이철기(연수)와 한광원(중동옹진)이 포함되었고 3월 9일 제7차 공천명단을 통하여 계양을에서 김희갑과 최원식 사이의 경선이 예고되었다. 3월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남동을에 윤관석을 전략공천하기로 결정했다.

이후에 벌어진 인천의 경선과정에서는 전직의원보다 신인이 선출되는 결과가 이어졌다. 즉 남동갑의 경선에서는 3월 8일과 9일 사이에 실시된 유권자 여론조사(1400명)와 모바일 투표(1680명), 그리고 3월 10일 실시된 현장투표 신청자 1757명 중 421명(24.0%)이 투표에 참여하여 안영근이 135표(32.1%)를 얻고 박남춘이 286표(67.9%)를 확보했다. 최종적으로 정치신인 박남춘(62.7%)이 전직의원 안영근(37.3%)을 이긴 것이다.

또한 정치신인 사이의 계양을 경선에서는 3월 12일과 13일 사이에 모바일투표(2952명), 14일에 현장투표(2990명)로 진행되었다. 이 가운데 3410명(57.4%)이 참여했고 최원식은 모바일투표에서 55.7%, 현장투표에서 49.2%를 획득했고 김희갑은 모바일투표에서 44.3%, 현장투표에서 50.5%를 얻었다. 최종적으로 최원식이 53.3%로 승리했다(부평신문 3월 15일).

다음 관문은 야권단일화 합의였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사이에 지지부진했던 야권단일화 논의는 3월 10일에나 합의로 이어졌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인천에서 다섯 곳의 경선지역이 정해졌다. 즉 연수(이철기 대 이혁재), 서강화갑(김교흥 대 한승일), 중동옹진(한광원 대 소성호), 남동갑(박남춘 대 신창현), 계양을(미정 대 박인숙)이었다. 그리고 3월 19일에는 야권단일후보로 김성진(남갑)이 발표되었다.

야권단일화 경선은 3월 17일과 18일 사이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방식으로 결정되었다. 이에 따라 계양을의 최원식은 박인숙과 다시 한 번 경선을 치렀고 남동갑의 박남춘도 신창현과 경선을 더했다. 이 과정에서는 모두 민주통합당 후보가 이겼다. 다만 경선지역 선정과 관련하여 중앙당과 시당 사이의 의견 불일치로 인하여 연수구에서는 단일후보 경선과 야권연대의 파기일보직전까지 갔으나 이정희 대표의 사퇴를 계기로 일단락지어졌다.

그러나 4.11 총선에서 야권연대가 인천의 선거에 미친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았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사이에 후보단일화를 시도한 다섯 곳 가운데 세 곳(연수, 서구강화갑, 중동옹진)에서는 단일후보가 패배했고 두 곳(남동갑, 계양을)에서는 단일후보가 승리했다. 단일후보가 패배했던 연수에서는 새누리당(44.75%)보다 민주통합당(35.31%)과 통합진보당(8.94%)의 정당득표율 합계가 낮았으나 원체 서강화갑과 중동옹진에서는 그 반대로 계산된다. 다시 말해 이 세 지역에서는 아무리 야권연대를 했어도 효과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계양에서는 민주통합당의 정당 지지만으로도 새누리당보다 더 높았다. 전체적으로 인천에서 민주통합당의 정당득표는 37.68%이었고 통합진보당의 정당득표가 9.71%이었기 때문에 산술적으로 야권연대가 새누리당(42.90%)에 승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역구 수준으로 보면 몇몇 지역구에서 후보나 공약이라는 차원에서 새누리당에 비하여 경쟁력이 약했던 것이다.

2010년 지방선거와 달리 2012년 총선에서는 야권연대가 인천에서 효과를 확인하기 쉽지 않았다. 그리고 현재 통합진보당은 비례대표 선출과정에서 드러난 부정선거로 인하여 ‘진보’ 일반이 부정 당하느냐 아니면 그나마 자정능력을 보이느냐는 갈림길에 서있다. 대선에서도 한 표가 아깝고 한 자리가 필요할 텐데 과연 야권연대가 표를 모아주게 될지 아니면 과연 성사나 될지 더 어려운 경로로 빠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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