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질 - 숨기고 싶은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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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 - 숨기고 싶은 질환
  • 김석중
  • 승인 2012.05.2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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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김석중 / 인천평화의료생협 평화의원 원장


우리나라에서 입원을 하게 되는 가장 흔한 원인은 무엇일까요?

바로 치질입니다. 국민건강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매년 공동발간하고 있는 건강보험통계연보를 살펴보면, 치질은 2000년 이후 부동의 입원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신에게 직립보행이라는 선물을 받은 인간은 두 손이 자유로워지고 도구를 이용하면서 지능이 발달하고 고도의 문명을 이룩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대가로 네발로 걷는 동물에게는 없는 치질이라는 고질적 병을 얻게 되었습니다. 즉, 두발로 걷게 됨으로써 중력에 의해 항문쪽으로 혈액이 몰리고, 또한 앉아서 변을 보면서 항문으로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되어 항문관의 혈관과 점막하근육이 압박되어 치질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물론 치질의 발생원인은 비단 직립보행 결과일 뿐만 아니라, 직업이나 식습관, 음주, 변비, 임신 등의 환경적 요인 또는 배변습관 등 항문 내 압력을 증가시키는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치질은 발생위치에 따라 분류됩니다. 항문 끝으로부터 2.5~3.0cm 상방에 있는 치상선을 기준으로 주로 위쪽에 발생하는 내치질과 그 아래쪽에 발생하는 외치질, 그리고 내치질과 외치질이 상하로 연결되는 형태인 혼합치질 등이 그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개 혼합치질 70%, 내치질 20%, 외치질 10% 정도의 발생빈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내치질은 증상 정도에 따라서 다시 4병기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1기 내치질은 경미한 출혈만 있는 경우, 2기는 배변시에 치질이 항문 밖으로 튀어나왔다가 배변이 끝난 후 저절로 들어가는 상태입니다. 3기는 2기와 동일하나 배변이 끝난 후 손으로 밀어 넣어야만 들어가는 상태, 4기는 밀어 넣어도 들어가지 않아 방치할 경우 괴사와 심한 통증이 유발된는 상태입니다.

통계에 따르면 병원에 내원한 치질환자의 80% 정도는 수술하지 않고도 치료가 가능합니다. 내치질 병기가 1,2도일 경우에는 대부분 수술보다는 온수좌욕, 식이요법(고섬유질섭취), 배변습관조절 또는 약물요법 등의 보존적 치료나 경화제 주입요법, 냉동요법, 고무밴드 결찰술 등의 비수술적 요법을 우선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병기가 진행된 3,4기 치질이나 보존적, 비수술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치질의 경우 선택적으로 외과적 치핵절제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치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배변습관과 항문 청결을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화장실에 너무 오랫동안 머무는 습관을 지양하고 배변 시 과도한 힘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잘못된 식습관 개선이 필요합니다. 너무 짜거나 매운 음식을 피하고,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섬유질 섭취를 늘리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술은 혈관의 팽창을 유발하여 항문 혈류장애를 초래하므로 삼가야 합니다. 장시간 한 자리에 앉아 있거나(특히 쪼그려 앉기) 서 있지 말아야 하며, 특히 자주 자세를 변화시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치질은 쉬이 말하기 힘들고 누구나 숨기고 싶어 하는 부끄러운 부위 질환이라 병원을 찾기 쉽지 않은 질환입니다. 따라서 생활 속에서 치질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Tip> 치질 예방수칙
1. 매일 1회 이상 정해진 시간에 화장실을 간다.
2. 화장실에서 신문이나 책을 읽지 않는다(10분 이상 화장실에 앉아 있지 않는다).
3. 변이 나오지 않으면 무리하게 힘을 주지 않는다.
4. 배변 후에는 비데 등으로 항문을 깨끗이 씻고 잘 말린다.
5. 현미, 잡곡, 채소, 해조류 등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을 많이 먹는다.
6. 술, 고춧가루, 생강, 겨자 등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한다.
7. 물은 하루 2L 이상 마신다.
8. 앉아서 일하는 사람은 수시로 앉는 자세를 바꿔준다.
9. 매일 30분 이상 산책이나 조깅을 한다.
10. 너무 몸에 꼭 끼는 옷은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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