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학습으로 정체성과 자존감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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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학습으로 정체성과 자존감 높인다"
  • 송은숙
  • 승인 2012.05.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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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in이 만난 사람] 박우섭 남구청장


취재:송은숙 기자

"도시를 만드는 데는 1~2년이 아니라 20~30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 때문에 가고자 하는 목표가 분명해야 하고,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공약사항인 '시민협동사업'이나 주민참여예산제 등 주민 스스로 참여하고, 실천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있다."

최근 '구민헌장'을 만들어 남구의 정체성 확립에 나선 박우섭 남구청장은 구민과 함께하는 행정을 시종일관 강조했다.

-임기 절반이 지나가는데, 남구의 행정을 책임지며 바삐 뛴 소감은?

그동안 42만명이 사는 남구를 어떻게 만들어가겠다는 비전을 좀 더 분명히 제시하고, 그런 계획 아래 차근차근 일을 진행했다. 남구를 '사람 중심의 복지도시, 문화 중심의 창조도시'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세워, 지난해 5월 1일 구민의 날을 맞아 선포했다. 올해 5월 1일에는 '구민헌장'을 만들어 구민들과 함께 남구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사회적기업 진흥의 해'로, 올해는 '평생학습 진흥의 해'로 정해 900여명의 공무원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 내년은 '생활체육을 통한 건강증진의 해'로, 2014년은 '민속문화 진흥의 해'로 정했다. 이에 따른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하나하나 추진해나갈 것이다.

-그동안 추진한 주요 성과를 꼽는다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일자리를 만드는 데 주력했고, 성과도 냈다. 특히 사회적기업, 마을기업을 핵심과제로 해서 일찍 시작한 덕분에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 600여개의 일자리도 만들었다.

또한 '평생학습 진흥의 해'인 올해는 취미생활 수준이 아니라 평생학습을 통해 마을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실천적인 학습이 이루어지고 있다.

주민참여예산제, 시민협동사업 등 주민 스스로 참여하고, 실천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 시스템도 토대를 만들었다. 한 예로 개관을 앞둔 주안8동 도서관은 자원봉사자를 모집, 교육해서 8월에 개관하면 이들이 운영할 예정이다.

-반대로 잘 추진되지 못해 아쉬운 부분은?

제일 아쉬운 것은 재개발과 재건축 관련 문제이다. 건설경기가 나빠지면서 사업이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개발에 대한 환상으로 너무 많은 지역을 재개발구역으로 지정해 실제로 추진과정에 어려움이 크다.

이 때문에 올해는 사업성 있고 추진 가능한 곳은 속도를 내고, 어려운 곳은 구역지정을 해제하는 등 큰 가닥을 잡아야 한다.

또한 공약 사항인 '시민협동사업'은 이제야 시동을 걸고 있다. 현재 시민협동사업으로 공원 43곳, 쉼터 74곳을 주민들이 직접 가꾸고 관리하는 '공원·쉼터관리 주민참여제'를 진행 중이다. 앞으로는 관과 민이 협동하는 사업, 또한 주민이 주체이고 관이 도와주는 형태의 행정이 바람직하다. 주차나 공원관리, 도서관이나 체육시설 운영 등이 그런 형태로 가능하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 행정구역 조정 문제, 그리고 주변상권 활성화 방안은?

예전에는 하천 등 뚜렷한 경계가 있었지만 이제는 도로 중심 경계로 바뀌고 있다. 도원역 옆(샛골길)을 기준으로 도로 경계에 따른다면 남구로 행정구역이 조정되는 게 타당하다. 물론 일방적으로는 어려운 문제이니 만큼 중구, 인천시와 합의를 통해 해결해나가겠다.

다행히 경기장이 어느 한 쪽으로 조정되지 않더라도 경우에 따라 두 구 모두 홍보가 되고, 관객 동원을 늘릴 수 있는 등 장점은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변 활성화이다. 숭의평화시장, 용현시장 등 전통시장 연구용역도 맡기는 등 경기장 개장과 함께 주변 활성화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숭의동에 '목공예거리'를 만들어 축구를 보러 온 사람들이 목공예거리를 같이 구경하도록 하고, 숭의동 공구상가도 현대화시키려고 한다.

더 나아가 중구, 동구와 함께 관광객을 유치해 구도심을 활성화시키는 전략도 필요하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인천아트플랫폼, 배다리를 연계하는 관광코스를 만들기 위해 인천발전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한 상태이다.

-청운대 이전, 행정타운 조성 등 도화동 상권을 살리려고 하는데 구 차원의 대책은?

옛 인천대 땅에 건립 중인 제물포스마트(JS)타운에 방송통신위원회 시청자미디어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9년째 운영하고 있는 주안미디어센터 '노하우'에 문화축제도 해왔다. 현재 인천시 외에도 대전시, 강원도 춘천시 등 3곳이 후보지로 9~10월에 결정된다.

또한 제물포 북부역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늘이려고 한다. 이미 사회적기업 '히트앤드런'에서 이미 소규모공연 등을 하고 있다.

하지만 유동인구 자체가 적다. 내년 3월에 청운대가 들어서는 것을 기점으로 해서 새로운 활력이 살아나기를 기대하고, 그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

또한 제물포역 주변 관광객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 비즈니스호텔 등이 들어서 관광객들이 숙박하면서 관광할 수 있도록 관련 조례를 개정하겠다.

 남은 임기에 중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은?

올해는 '평생학습 진흥'을 위한 사업으로 평생학습 관련기관 실무협의체를 만들고, 남구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인문학, 학산학 강좌도 열고 있다. 영화감상을 통해 시민들의 눈높이를 높이고 대화·토론 문화를 만들어가는 '인문학의 재발견', 주민이 원하는 시간·장소에 강좌를 여는 '학산콜 강좌', 병원과 함께하는 인문학 강좌도 진행 중이다.

내년에는 '생활체육을 통한 주민들의 건강증진'에 역점을 두어 체계적으로 진행하겠다. 생활체육을 통해 주민들이 건강을 유지하고 병원도 덜 가도록 할 수 있다. 주안동 건강증진센터, 숭의동보건지소도 문을 연다.

'민속문화 진흥의 해'로 정한 2014년에는 문학동에 '무형문화재전승관'을 만든다. 또한 인천의 태동지인 문학산성이나 학산서원 등도 복원해 지역의 문화를 더 많이 알려야 한다.

또한 '남구'의 명칭을 단순히 방위가 아니라 주민들이 지역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명칭으로 바꿀 필요도 있다.

-역점을 둔 일자리 창출사업의 성과는?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정해 지난해 4월 전담부서인 일자리창출추진단을 만들고, 전국 기초자치단체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사회적기업육성센터를 만들었다.

또한 일자리를 만드는 동시에 마을을 복원한다는 취지에서 '마을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 현재 11개 마을기업이 활동 중이다. 이를 통해 주민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도 성과이다.

이런 노력 덕분에 지난해에는 5,700개 일자리를 목표로 했는데, 6.302개로 110% 초과 달성했다. 올해 3월에는 지역일자리공시제 우수기관으로 선정해 정부에서 일자리창출 사업비 7,700만원을 받았다.

노인일자리도 중요한데, 남구가 인천시에서 가장 많은 노인일자리를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실버 주차헬퍼와 노노홈케어, 장애인 행정 도우미 등 노인일자리를 1,900개 만들었고 올해는 2,500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애인 일자리를 위해서는 남구장애인종합복지관에 시설을 늘려 두부 등을 만드는 공동작업장을 마련했고, 개소 예정인 숭의동보건지소에도 장애인 바리스타가 일하는 카페가 들어선다.

-재정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은?

현재의 지방자치 시스템으로는 세수 증가에 한계가 분명히 있다. 이 때문에 불필요한 부분의 쓰임새는 줄여 나가고, 필요한 곳에 집중하기 위해 주민참여예산제를 도입하고 예산편성공개와 구민예산 참여의 방, 예산낭비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래도 어려운 여건에서도 지난해에는 지방채 88억을 갚을 수 있었다.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려면 어떤 것이 시급하다고 보는지?

주민들의 자존감, 주인의식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구민헌장'을 만든 것도 구민들이 같은 비전을 향해 노력하고, 이 과정에서 자존감이나 성취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도시를 만드는 데는 1~2년이 아니라 20~30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가고자 하는 목표가 분명해야 하고,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지속적인 평생학습을 통해 지혜로운 시민으로 거듭나고, 주민들의 자치역량을 강화할 생각이다.

선진도시, 살고 싶은 마을을 만드는 것은 결코 '인프라 부족'이 문제가 아니라 '시민들의 의식'이 높아지면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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