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또래관계'는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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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또래관계'는 경험이다
  • 장현정
  • 승인 2012.06.1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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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장현정 / 공감미술치료센터 상담팀장


심리학자들은 어떤 사람이든 인정을 받고 싶고 사랑을 받고 싶은 욕구와 열망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대인관계의 문제는 성인이 되어서도 우리 주변에 있습니다.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관계에 대한 고민을 늘 하게 됩니다. 관계가 좋지 못하면 생활에서 만족도가 낮아집니다. 어른들의 사회생활에서도 업무 자체 내용 때문에 이직하는 경우도 많지만 조직에서 압박과 스트레스, 즉 관계의 어려움 때문인 경우도 많습니다. 어른들에게도 때론 이렇게 어려운 문제인데 아이들에게는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아이들에게 더 중요한 것은 학습보다 대인관계라는 생각이 듭니다.

미술치료를 신청하는 아이들 중 일부는 '또래관계' 문제로 찾아옵니다. 또래관계 어려움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습니다. 관계를 경험할 수 있는 사회적 상황들이 사라지고 있는 현대 아이들은 앞으로도 유사한 어려움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현대의 아이들은 공동체 경험을 할 기회도 없고, 부대끼며 함께 성장할 가족들도 많지 않고, 학원을 다니느라 시간조차 없습니다. 게다가 컴퓨터와 닌텐도, 휴대폰 등을 하느라 친구들과 어울리려 하지 않기 일쑤입니다. 요즘, 아이들이 모여서 상호작용하거나 이야기하거나 뛰어놀지 않고 각자 게임을 하고 시간을 보내는 풍경도 익숙해졌습니다.

또래관계는 경험입니다. 많은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언어로 또래관계를 설명하고 여러 이야기를 하고 방법을 알려주려고 노력하시지만, 그러한 이야기들이 정말 큰 도움이 될까 궁금합니다. 아이가 또래관계를 잘 맺는 법에 대해 백 마디 충고와 조언을 듣더라도 실제 또래관계를 잘하게 되지 않을 것입니다. 친구들과 어울리고 소통하고 다투고 화해하고 배려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관계를 체득하고 훈련받게 됩니다. 몸과 마음과 머리를 통해 경험적으로 배우고 체험을 통해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또래들과 관계를 잘 맺는 아이로 키우고 싶으시다면 무엇보다 관계경험을 많이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야 합니다. 여러 기회를 제공하여 주고 공동체나 동아리등에 소속될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가족 내에서 상호작용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가족들과 적절히 소통하고 친밀한 관계를 경험해 본 아이들은 또래관계에서도 같은 경험을 합니다. 관계를 지나치게 두려워하지 않고 씩씩하게 도전하며 친구들과 어울립니다. 가족 상호작용은 양보다 질이 중요합니다. 맞벌이 가정이라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적거나 외자녀 가족이라 형제자매가 없더라도 상호작용이 원활하고 활발하게 이루어진다면 아이들은 타인과 의미있는 관계 형성을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자율성이 높고 독립된 아이들이 관계를 잘 맺습니다. 부모님이 사사건건 관여하고 대신 결정해주고 아이들을 통제하면 아이들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자신감을 잃어버립니다. 강박적인 부모님들의 자녀들은 무기력해집니다.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의지를 상실합니다. 아이들의 선택과 결정을 존중해주고 때론 실패하더라도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에게 규칙과 한계를 가르쳐야 합니다. 특히 공중도덕과 예절은 아이들의 사회적 관계형성에 필수적입니다. 누구도 자기중심적인 사람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조화롭게 지낼 수 있도록 지키지 말아야 할 것을 명확하게 가르쳐 주셔야 합니다. 다른 친구가 "싫다"고 말하는 것을 귀 기울일 줄 알고 이에 대해서는 수용하고 노력하는 자세를 가르쳐야 합니다.

타인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은 사람으로서 누릴 수 있는 큰 행복입니다. 아이들이 행복을 느끼며 성장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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