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사람과 시작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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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사람과 시작하는 사람
  • 정영수
  • 승인 2012.07.16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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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칼럼] 정영수 / 프라임전략연구원 대표


'권불십년이요, 화무십일홍'이라는 말이 있다. 요즘 뉴스를 보면서 생각나는 말이다. 저무는 권력의 무상함과 정권 말기에 반복되는 수뢰 사건은 5년마다 반복되는 '데자뷰'이다. 지는 해가 있으면 뜨는 해가 있듯이 대권주자들의 행보가 속도를 내고 있다. 새누리당은 별 감흥과 재미 없이 밋밋하게 박근혜 전 대표로 선수가 확정될 것 같고, 춘추전국 시대를 방불케 하는 민주통합당은 완전국민경선을 통해 최대한 흥행몰이를 하고 선수를 결정할 것 같다.

'강호에서 아직 내공을 연마' 중인데도 지지도에서 1, 2위를 다투는 안철수 교수는 언제 하산할 것인지 '염화미소'로 답하고 있다. 이제 경기는 시작됐고 선수들이 속속 입장하고 있다. 뜨는 해는 이처럼 분주하나 지는 해는 검찰청 포토라인에 서 있다. 어느 정권보다 청렴에는 자신 있다는 이명박 대통령이 대 국민사과 성명 발표를 고심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어떤 경우에도 앞선 일에 대해 자신 있게 얘기하지마라는 조상들의 격언이 떠오른다. 임기 마지막 날까지 대통령 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대통령의 각오는 정말 옳은 얘기지만, 업무의 깊이나 넓이는 협량할 수밖에 없는 것 또한 자명한 사실이다.

떠나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아름다운 퇴장이다. 역대 대통령 중 아름다운 퇴장을 한 대통령이 누가 있었는지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음은 '20-50 클럽'에 가입한 대한민국이 아직 풀지 못한 숙제이다. 부디 이번만은 아름다운 퇴장의 모습을 보고 싶은데 인천공항 지분 매각, 우리금융지주회사 매각, 차세대 전투기 기종 선정 등 엄중하고도 무거운 주요 정책들을 짧은 임기 내에 처리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면서 과도한 자신감인지 업무에 대한 열정인지 정리가 잘 안 된다. 지난 4년간 추진해 왔던 주요 정책들에 대한 마무리도 결코 긴 시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넘치는 업무욕심을 보면서 걱정이 앞선다. 이명박 대통령은 과유불급을 생각하면서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는 최초의 대통령이 되었으면 한다.

미래를 시작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겸손함과 고요함이다. 즉, 담박영정(澹泊寧靜)의 자세가 필요하다. 담박영정은 제갈공명이 자기 아들을 훈계했던 말로 마음이 깨끗해야 밝은 뜻을 가질 수 있고, 마음이 평안해야 끝내 성공할 수 있다라는 의미이다. 대선 경쟁에 뛰어든 모든 선수에게 필요한 마음이다.
 
밖으로의 겸손함이 아닌 안으로의 겸손함이 충만한 사람이, 분주하고 소란스러움이 아닌 마음이 깨끗하고 고요한 사람이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어 갔으면 한다. 대선 경쟁에 뛰어든 선수들 중 이 덕목에 잘 부합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국민 모두 판단하고 또 판단해야 한다. 우리는 5년마다 떠나는 사람과 시작하는 사람을 보게 된다. 떠나는 사람을 애틋하게 바라 볼 수 있도록 하고,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우리들의 꿈과 희망을 기대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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