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아지를 살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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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아지를 살려 주세요"
  • 이창희
  • 승인 2012.07.1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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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산수풍물] '아름다운 망아지 섬' 세어도

 세어도는 우리 곁에 있는 멀고도 가까운 섬이며, 청라국제도시에서 승용차로 20여분이면 갈 수 있는 섬이다. 행정구역은 인천 서구 원창동353번지이고 주민들은 주로 어업에 종사하고 있다.

면적은 12만평(여의도의 1/20정도)이며, 인구는 26가구에 37명이 살고 있지만 겨울에는 추위를 피해 대부분 육지로 나간다고 한다. 세어도는 동서로 길게 늘어진 망아지가 방귀를 뀌고 있는 모양의 섬이다.

학꽁치 처럼 생겼다 하여 가늘세(細), 고기어(魚) 세어도라고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이 있지만 위 설은 정설은 아니고 '서쪽에서 머물다'라는 뜻의 서유(西留)에서 유래된 세어도(細於島)가 정설이라고 한다.

세어도는 정서진선착장에서 보면 안개에 가린 세어도가 매우 신비롭다. 세어도에 들어 가려면 정서진선착장에서 하루에 1회 왕복하는 행정선을 타야 한다.

배는 서구청소유의 배이며, 뱃삯은 무료이고 요즘은 오전 10시30분에 들어가서 오후 2시에 나온다고 한다. 정서진선착장에서 10분이면 세어도선착장에 도착할 수 있다.

선착장에 발을 딛는 순간 문명과 잠시 헤어져야 한다. 섬에는 슈퍼와 식당이 없고, 공중화장실도 없고, 자동차도 없다. 대신 끝없이 펼쳐진 갯벌과 맑은 공기, 그리고 싱그러운 봄나물이 있을 뿐이다.

선착장에서 내려 마을로 향하는 언덕을 오르면 20여 가구가 어깨를 맞대고 옹기종기 모여 있다. 잘 지은 마을회관도 보인다. 세어도의 사랑방 마을회관은 주민들이 모여 마을의 대소사를 의논하는 곳이라고 한다

마을회관을 지나면 멋진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당재가 있다. 당재는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도당제라는 제사를 지내던 곳이었다고 한다.

당재를 지나면 본격적인 산책로가 시작된다. 섬의 서쪽 끝에는 강화도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를 지나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넓은 갈대숲을 만난다. 바람의 선율에 따라 황금빛 갈대가 춤을 춘다.

산책로의 총 거리는 2.7km이다. 황소걸음으로 걸어도 섬 한바퀴 도는데 2시간이면 충분하다. 이 산책로를 걷다 보면 갈대숲에 바람이 불면서 갈대가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섬의 동쪽에는 갯벌체험장이 있다. 갯벌체험장에는 목교각으로 만든 전망대가 있는데 여기가 청라국제도시를 조망할 수 있는 포인트이다. 청라국제도시 뿐만 아니라 바다를 넘어가는 영종대교도 조망하기 좋은 곳이다.

세어도에서 잡히는 어종은 숭어, 농어, 실치, 새우와 잡어가 있으며 가무락, 바지락, 소라 등 해산물도 많이 난다고 한다. 통장택에 가면 잘 말린 숭어와 삭힌 새우가 있다. 말린 숭어는 찜통에 쪄서 먹는다고 한다. 밥 한 숫갈에 숭어 한 점 얹혀 먹으면 담백한 맛이 그만이다. 매운탕을 끓여도 좋다고 한다. 주민들의 인심은 넉넉하다.

행정선 갑판장이며 선장님의 부인이라고 말한다. 처음 본 이방인을 그냥 보낼 수 없다며 급하게 안주를 준비하고 소주 한잔을 권한다. 갓 잡은 실치에 텃밭의 돌미나리를 넣고 양념해 내 놓은 실치무침 맛이 최고이다.

주민들 말에 의하면 선조들이  “세어도 앞에 모래섬이 생기면 세어도가 부자마을이 될 수 있다”고 했단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 세어도 앞에 모래섬이 쌓이고 있어,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촌로들은 말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최근 남이섬 사장이 세어도를 방문하여 “세어도를 제2의 남이섬으로 개발하자고 제안을 했다”고 하여 마을 주민들은 기대감에 차 있다고 한다.

그러나 짧은 대화 속에 고단한 주민의 삶이 느껴진다. 코 앞 거첨도에 공해시설인 선박수리시설이 들어 올 계획이라는 소식이 있어 주민들의 근심을 키우고 있다고 한다.

자동차도 없는 청정지역에 환경을 오염시키는 선박수리시설이 들어오면 세어도 망아지는 병에 걸릴 거라고 말한다. 대형선박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녹슨 쇳가루와 페인트를 뿌리며 발생하는 온갖 유해물질이 하늘을 뒤덮을 텐데 병에 안 걸리면 그건 기적이라고 말한다.

선장이 배가 나가야 할 시간이 왔다고 나가자고 독촉하신다.  떨어지지 않는 무거운 걸음을 옮기는데 뒤에서 주민의 긴 한숨 소리가 들린다. 나오는 배에서 멀어지는 세어도를 보았다. 세어도 망아지가 공해로 부터 살려 달라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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