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용비지' - 자연의 아름다움 뽐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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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용비지' - 자연의 아름다움 뽐내
  • 이창희
  • 승인 2012.08.09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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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산수풍물] 용비지의 아침

충남 서산 용비지는 청송 주산지와 화순 세량지와 함께 한국의 3대 아름다운 저수지로 통한다. 

세량제 분위기와 비슷한 용비지는 '백제의 미소'라 불리는 서산마애삼존불과 개심사 사이에 있다.


용비지 입구 마을에 들어서 농로를 지나야 저수지 제방에 다다를 수 있다. 맑고 고요한 호수 위로 물안개가 넘실거리며 몽환적인 풍경을 그려낸다. 

이른 아침의 호수. 귀에 들리는 건 이제 막 잠을 깬 새들의 지저귐, 그리고 찰칵 찰칵 터지는 카메라 셔터 소리뿐이다. 이따금 한 번씩 들리는 셔터 소리는 오히려 호수의 정적을 더욱 깊게 만든다. 카메라를 맨 이들은 서로 눈으로만 인사할 뿐 말을 섞지 않고 호수만 응시한다.

용비지의 경우 화순 세량지와 비교해 송전철탑이나 무덤이 없어 전경이 깔끔하다. 일부러 '프레임'에서 잘라내야 할 풍경의 군더더기가 없다. 해가 막 능선 위로 솟기 시작한다. 빛을 받은 물안개가 요동을 친다. 하루 중 가장 급박하게 사물이 바뀌는 순간이다. 해의 빛이 달라지고 그 빛을 받는 신록의 빛도 달라진다.

물 위의 안개가 사그라지는 속도가 눈에 보일 정도다. 입에서 녹는 솜사탕처럼 물안개는 호숫물에 젖어든다. 수면에선 물고기가 튀어 오르며 동그란 파문을 그려낸다. 사진을 찍던 이들이 하나둘 카메라를 접고 자리를 뜬다. 맨 몸을 드러낸 호수는 물안개 대신 눈부신 볕을 튕겨내며 눈을 어지럽힌다.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에서 나와 647번 지방도로를 타고 개심사, 해미 방향으로 달리다 운신초등학교를 지나 개심사길로 갈라지는 사거리 직전 마을로 좌회전해 들어간다. 마을회관 앞에서 11시 방향으로 난 농로를 따라 직진하면 고속도로 밑 작은 터널을 만난다. 터널을 지나 좌회전해 계속 길을 따라가면 용비지 입구 제방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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