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를 꿈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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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를 꿈꾸세요?
  • 문미정
  • 승인 2012.08.22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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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칼럼] 문미정 / 햇살인지건강지원센터 팀장

여름방학에는 사회복지학과 학생들의 실습이 가장 많을 때이다. 어린 예비사회복지사들이 기관에서 사회복지 현장에 대한 실습을 받게 된다. 10여 년 전 학창시절 실습을 생각하면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새벽 3시 넘어서까지 과제를 하며 울면서 실습을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다시는 못할 것 같은 경험을 두 번이나 거쳐야 사회에 사회복지사로 나올 수 있었다. 그 당시 열정적인 사회복지사들을 보면서 그저 대단하다는 생각만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요즘 예비사회복지사들에게는 이런 과한 실습을 시키면 오히려 사회복지 현장으로 뛰어들지 않고 또 뛰어든다 하더라도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해 초반에 다른 길을 선택하는 경향이 많다는 게 실무 선생님들의 경험담이다. 인권을 공부하는 학과라 그런지 사회복지사 자신의 인권과 근무환경보장도 중요시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복지 현장에서 요구하는 사회복지 지망생들에게 요구되는 점은 무엇일까?

전문적인 지식, 그에 따른 실천 기술, 대인관계 기술, 엄청난 열정, 시사적이고 정책적인 냉철함, 지역사회 자원 확보를 위한 안목과 인맥. 이 모든 게 사회복지사들에게 중요한 덕목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필자는 사회복지사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제자리에 있어주는 일"이라고 말하고 싶다.

얼마전 주민센터를 방문한 적이 있다. 사회복지과 직원들끼리 주고받는 말을 우연히 듣게 되었다.

"아니, 거기는 선생님이 왜 그렇게 자주 바뀌어요?"

"일이 힘든가 보죠.?"

"요즘 젊은 사람들이 어디 힘들게 일하려고 하나?"

자주 바뀐다는 그 한마디가 굉장히 거슬리게 들렸다. 그러면서 우리 기관을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 기관은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물리치료사, 영양사, 요양보호사, 그 외 행정직들….

사람이 바뀔 때마다 기관은 크고 작은 몸살을 앓는다. 그래도 직접 서비스와 거리가 먼 부서의 직원이 바뀌는 것은 직원들만 좀 몸살을 앓으면 그뿐이다.

하지만 직접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요양보호사나 사회복지사, 물리치료사 등이 바뀌면 어르신들이 먼저 몸살을 앓는다. 새로운 사람과 적응하기 위해 심리적-육체적 몸살을 앓는다.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마음 공부'라고 말하고 싶다.

얼마 전 사회복지 실습생들이 대거 실습을 하고 돌아갔다. 모처럼 열정이 넘치고 순수한 학생들이 모집되었고 학생들은 평가때 눈물을 글썽이기까지 하며 사람에 대한 애착을 보여주었다. 학생들은 사회복지 실습을 하면 꼭 묻는다.

"실제로 일하면서 어떤 게 가장 힘든가요?"

난 주저 없이 '사람 관계' 라고 대답한다.

사회복지가 마치 성직처럼 봉사정신과 박애정신을 강조한 직업처럼 보이기 쉬우나 실제 업무현장에서는 업무의 내용이나 과다보다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생길 때 가장 이직하고 싶어지는 법이라는 설명을 덧붙인다. 그러나 이런 경우 이직은 본인을 위해서도 기관을 위해서도 발전 없이 퇴보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때 마음에 대한 공부와 관계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라고 권유한다.

우리 사회에는 사람을 대하는 일이 무척이나 많다. 사회복지사를 포함해 요양보호사, 간호사, 교사 등이 그런 일이다. 사람을 대하는 일에서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일은 평생 있을 것처럼 반갑게 왔다가 이런 저런 추억을 뒤로하고 훌쩍 떠나버리는 일이 아닐까? 소위 우리가 말하는 사회적 약자(사람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는 정을 붙일만 하면 떠나는 그들 사이에서 '남겨진 자'를 반복적으로 경험하며 외로운 사회에 익숙해져가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물론 무조건 인내하고 희생하며 사회적 직업에 종사하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사람을 만나고 사람에 대한 일을 1년, 6개월, 심지어 3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그만두다 보면 사회가 어찌 돌아가겠는가 하는 것이다. 종사자 처우 개선은 이런 이직률 상승을 해결하는 하나의 방편이 될 것이다. 이 문제는 오래전부터 이슈화되었고 계속 개선이 요구되고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필자는 사람을 대하는 일에 돈보다는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인간애'가 사회복지사 소양 중 가장 중요한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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