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실’ 올바로 써야 깨끗한 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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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실’ 올바로 써야 깨끗한 치아
  • 최세은
  • 승인 2012.10.19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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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최세은 / 평화의료생협 평화치과 원장

몇 달 전에 사람 머리카락을 치실로 사용하는 원숭이에 대한 기사가 난 적이 있었지요. 내심 참 기특하다 생각했습니다. 사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도 잘 사용하지 않는 치실인데 말입니다. 게다가 특이한 점은 암컷 원숭이들은 새끼 원숭이가 자신들을 보고 있을 때는 치실질을 더 자주, 더 열심히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도 어려운  치아관리 교육이 잘 이뤄지고 있어서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주변에 치실을 사용하는 분들이 얼마나 있나요? 저희 병원에 오는 환자분들 중에서는 5%도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구강건강을 위해서는 1순위가 칫솔질이고, 그마저도 올바르게 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치실이나 치간칫솔 같은 부가적인 방법까지 사용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치실은 가지고 다니기도 귀찮고 칫솔질보다 더 정교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빼먹거나 잊어버리기 일쑤입니다. 게다가 손가락 움직임이 불편한 분들은 더 힘들지요.

하지만 칫솔질뿐만 아니라 치실을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어느 외국의 연구에 따르면 치실을 사용하는 사람의 구강 내 세균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적은 수를 보이며, 잇몸질환을 일으키는 세균의 수가 많은 사람은 동맥경화지수가 높고 치아 사이에 있는 치태는 심장질환이나 당뇨병 같은 전신질환과 크게 연관되어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굳이 외국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치아 사이에 끼는 음식물을 깨끗이 청소하는 것이 위생상 좋다는 건 자명한 일이겠지요.

치아는 사람마다 배열이 다르고, 잇몸의 생김새도 다릅니다. 치아 배열이 불규칙한 경우에는 치아 사이에 음식물이나 치태가 끼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일반적인 칫솔질만으로는 제거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 경우 충치의 발생도 잦고, 오래 방치한 경우 잇몸질환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치실이나 치간칫솔을 부가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특히 충치치료를 했거나 보철물이 있는 부위는 더욱 중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실은 있는데, 어떻게 사용하는지 몰라서 사용하지 않는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올바른 치실의 사용방법을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올바른 치실 사용법

-치실은 양손으로 한 바퀴씩 감을 정도의 길이인 20~30cm 정도(길게는 40~50cm)를 잘라서 사용합니다.
-실의 양 끝을 양 손의 중지에 감은 뒤 2~3cm 정도만 남도록 팽팽하게 당겨줍니다.
-이렇게 팽팽하게 당겨진 실을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움직여 주는 것입니다.
-치실을 치아 사이에 넣었다가 치아 옆면에 대고 쭉 훑으며 위로 빼줍니다.
-치아를 순서대로 닦아주고 가장 뒤쪽에 있는 치아의 뒷면까지 진행합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절대 앞뒤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앞뒤로 움직이게 되면 치아 옆면에 붙어있는 이물질이 빠지지도 않고, 오히려 치아를 닳게 할 수 있는데다 잇몸에 자극을 줄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치실 사용법을 어렵다고 이야기합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처음에는 어색하고 귀찮습니다. 잘못 사용하면 잇몸을 아플 때도 있겠지요. 그렇다면 가까운 치과를 찾아 자신의 구강상태에 적합한 치실과 치실 사용법에 대해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 아닐까요?

치실에 대한 오해와 진실

-치실을 사용하면 치아 사이가 벌어지지 않나요?
치아를 닳게 할 정도의 강도를 지닌 치실은 없습니다. 게다가 치주질환이 너무 심해 이가 흔들리거나 움직일 정도의 분들은 치실을 사용하지 않아도 치아 사이가 벌어지겠지요.
간혹 스케일링을 하고 나서처럼 부어있던 잇몸이 가라앉으면서 치아 사이에 공간이 생기면 벌어져 보이는 경우는 있을 수 있으나, 오히려 잇몸이 건강해졌다는 증거이므로 더욱 열심히 사용하시면 됩니다.

-치실을 사용하니 잇몸에서 피가 나요.
잇몸에서 피가 나는 경우는 대부분 잇몸 상태가 비정상이기 때문입니다. 즉 염증이 존재하는 경우 잇몸에 자극이 가해지면 출혈이 되면서 피가 묻어나오는 것이지요. 그럴수록 오히려 더욱 치실을 열심히 사용하다보면 염증이 줄어들면서 호전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치실을 사용하다가 금니가 빠지거나, 때운 재료가 떨어졌어요.
치실을 사용해서 빠질 정도의 보철물은 이미 상태가 안 좋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보철물과 치아의 사이에 틈이 존재하는 경우 안쪽으로 음식물 찌꺼기가 끼어 충치가 진행되거나, 접착해 놓은 재료가 녹아 없어진 경우이므로 치료가 필요하겠지요. 오히려 빨리 발견되어 치료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이득일 겁니다.

-사용법이 너무 어려워서 못하겠어요.
손가락 사용이 어려운 분들은 손잡이가 달린 편리한 치실을 사용할 수도 있답니다.

-치실은 나이 많은 분들이나 사용하는 게 아닌가요?
어린 아이들은 오히려 어른들보다 치아가 작아 사이에 틈이 많습니다. 어금니가 나오는 3~4세부터는 가능하면 치실 사용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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