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노무현, 그리고 탈 정치 프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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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노무현, 그리고 탈 정치 프레임
  • 정영수
  • 승인 2012.11.1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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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칼럼] 정영수 대표 / 프라임전략연구원 대표

선거는 프레임(틀) 싸움이다. 프레임 전략은 긍정적 프레임 전략과 부정적 프레임 전략이 있는데 선거 전략에서는 일반적으로 부정적 프레임 전략이 주로 활용된다. 부정적 프레임 전략은 상대방을 부정적 프레임에 고착시키고 그 프레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더욱 강하게 밀어붙이는 집중타격 전략이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도 오마바와 롬니의 프레임 전략이 여전히 활용되었다. 오마바는 롬니를 부자를 대변한다는 부자 프레임으로 고착시키기 위해 롬니는 오마바를 미국 경제를 망친 경제 실패자 프레임으로 고착시키기 위해 모든 화력을 집중시켰다. 박빙의 승부 예상과 달리 오마바의 완승으로 끝난 미국 대선 프레임 싸움의 승자는 역시 오마바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40여일 남은 우리 대선도 프레임 싸움이 치열하다. 청와대 입성을 누가 하게 될지 아직은 안개 정국이지만 3명의 후보 간 프레임 싸움은 가열되고 있으며 서로를 부정적 프레임으로 고착화시키기 위한 치밀한 전략들이 수립될 것은 분명하다. 현재까지 프레임 싸움의 전황(戰況)은 다음과 같다. 박근혜 후보는 유신, 인혁당, 정수장학회 등 박정희 프레임으로 공격받고 있고 문재인 후보는 NLL,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북관계 발언 등과 같은 노무현 프레임으로, 안철수 후보는 정치경험 부재에 따른 현실성 없는 탈 정치 구호 프레임으로 각각 공격 받고 있다.

박근혜 후보는 두 번에 걸친 기자회견을 통해 박정희 프레임에서 탈출하려는 눈물겨운 노력을 하였으나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고 문재인 후보 역시 NLL 발언 관련 자료 신뢰성 문제와 자료 공개의 부당성을 강하게 주장하지만 노무현 프레임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태이다. 여기에 최근 안철수 후보는 단일화 조건으로 민주통합당의 정치혁신을 요구하고 있어 문재인 후보는 구시대 정치 프레임이라는 또 다른 부정적 프레임으로 마음 고생이 심할 것 같다. 안철수 후보는 탈 정치를 주장하고 기존 정치와 차별화 된다는 신선함 그 자체가 부정적 프레임 속에 스스로 고착화 되어버린 상황이다. 선거는 20대, 30대만이 참여하는 것이 아니다. 50대, 60대에게 안철수 후보는 현실을 모르는 대학교수로 이 나라를 맡기기에는 여전히 미덥지 못한 부정적 프레임으로 인식되어질 뿐이다. 향후 5년 간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미래의 지도자를 선출하는 대선이 과거의 프레임에 갇혀 정책 이슈가 실종 되어버린 모습이 되어 못내 아쉽지만 선거는 승리하는 것이 모든 것을 정당화 시켜주는 비정한 전쟁터임을 또한 무시할 수 없다.

향후 예견되는 프레임 중 중요한 변화요인 중의 하나는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프레임이다. 단일화 프레임은 문재인-안철수 후보 두 사람에게는 결코 녹녹치 않은 협상과정이겠지만 박근혜 후보와 프레임 싸움 관점에서는 긍정적이며 대선 과정에서 당분간 우세를 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임에 틀림없다. 단일화가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모습으로 결론이 나고 단일화의 파괴력 및 효과는 어느 정도 일지 모르겠지만 단일화 논의 동안에는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프레임으로 기타 이슈들은 매몰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앞으로 문재인-안철수 후보는 단일화 프레임을 극대화 시켜 향후 대선 일정에서 주도권을 잡으려 할 것이며 박근혜 후보는 단일화 프레임에 끌려가지 않고 이를 깨드릴 수 있는 전략들을 구상하기 위한 치열한 수 싸움이 전개 될 것이다. 각 캠프 전략가들은 꽤 머리가 아프겠지만 이를 제 삼자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는 것은 유권자인 국민의 특권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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