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들이 만든 ‘차이나타운의 오아시스’
상태바
예술가들이 만든 ‘차이나타운의 오아시스’
  • 송은숙
  • 승인 2012.12.02 16:21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색카페> 중구 선린동 '낙타사막'

취재:송은숙 기자

지난해 9월 문을 연 ‘낙타사막’(중구 선린동 1-16)은 차이나타운 공자상 바로 옆에 있는 좌식 카페겸 갤러리 카페이다. 한 번, 두 번 낙타사막을 찾은 이들은 번잡한 차이나타운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지역의 예술인들이 운영하는 이곳에서는 오래된 건물인 듯 낡은 외관은 익숙한 듯, 편안함이 묻어난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안은 초록색, 하늘색 같은 화사하면서도 현대적인 벽면의 색채감이 나무천정과 직접 만들었다는 책상, 나무계단과 참 잘 어울린다. 1층의 한쪽 벽면은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이 낸 책들이 전시돼 있고, 한 구석에는 주인장이 바느질이나 그림을 그리는 작업공간이다.

1층 한켠의 작업공간이다.
계단을 올라가니 2층이 좌식으로 되어 있다. 앉은 곳에서 그대로 인천항 바다가 눈에 들어오고, 큰 창으로 들어오는 오후 햇살이 눈부시다. 이대로 몇 시간 음악을 들어도, 책을 읽어도 좋을 것만 같은 편안함이 느껴진다. 비라도, 눈이라도 오는 날의 풍경은 또 어떨까 궁금해진다.

낡은 벽을 자연스럽게 살렸다.
“문을 열기까지는 2년 동안이나 공사를 했어요. 돈을 벌어가며 하나씩 직접 고치고, 탁자나 의자를 직접 만들었죠. 다 헐고 새로 짓지 않고 외관을 그대로 두면서 안만 바꾸려다 보니 시간이 더 걸리기도 했고….
카페 안주인 박미나(38)씨의 이야기이다. 그와 인천대 미대 선배인 남편 김홍희씨가 이 동네에 작업실을 열고, 카페까지 열게 된 데는 2006년부터 다음해까지 진행된 공공미술프로젝트 ‘홍예문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지역의 20여명 문화·예술가들이 참여한 이 프로젝트는 외세에 밀려 진행된 개항, 망국의 한, 이념 대립을 거쳐 전쟁으로 이어진 우리 근·현대사를 알려주는 자유공원 주변에서 설치작품과 영화, 사진,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이루어졌다.
프로젝트를 마친 후 작업실 겸 갤러리 공간을 이곳에 마련해 지내던 중, 빈집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차나 커피를 주문하면 카나페를 같이 준다.  귀여운 고양이 컵받침은 주변 길고양이들을 보고 박미나씨가 만들었다.

하늘색 주방 벽에 고등어가 재미를 더한다.
“나온 집을 사고 싶었는데, 신기하게도 필요한 돈이 마침 생겼어요. 딱히 카페를 할 생각은 아니었지만 개인적인 공간이 아니라 여럿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생각하다 보니 카페가 됐어요.”
또 한사람의 카페 멤버는 역시 프로젝트에 같이 참여했던 오혁재씨다. ‘낙타사막’이라는 카페 이름은 그가 지은 노래의 제목으로, 카페 1층에 가사가 붙어 있다.
‘낙타사막’에서는 가끔 전시회도 열려 지역 예술가들과 주민들이 소통하는 공간이 되고 있다. 전시회는 한번 열리면 한 달 정도 진행된다. 카페를 찾은 예술가들이 전시를 원할 때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언제든지, 누구든지 와도 편안한 곳이었으면 합니다. ‘낡은 건물이 이렇게 활용될 수도 있구나’ 한번쯤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면 더 좋고요.
직접 그린 재미있는 메뉴판.
*낙타사막 ☎765-9516. 낮 12시부터 밤 9~10시까지 문을 연다. 매주 월요일은 쉬는 날이다.
Tag
#이색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창희 2012-12-05 10:27:35
멋지네요^^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