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자꾸 나오는 트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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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자꾸 나오는 트림 이야기
  • 이창희
  • 승인 2013.01.18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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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 인천사랑병원 소화기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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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진료실에는 트림이 너무 많이 난다고, 무슨 병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걱정하면서 오시는 분들이 많다. 명치 부위가 더부룩하기도 하면서 자꾸 목에서 “그윽 극, 그르륵”(그분 들 표현) 거리며 트림이 나온다고 한다. 어느 부인은 이렇게 트림을 일삼는 남편 때문에 창피해서 밖에서 같이 남들과 식사하기도 눈치 보인다고 한다.
트림은 목과 입을 통해 가스가 일시에 밖으로 나오는 것인데, 이 가스는 식도나 위에서 새로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음식물을 씹어 삼키거나 침을 삼킬 때마다 공기도 함께 위로 들어가서 그것이 다시 식도를 통해 입으로 나오는 것이다. 물을 조용히 조금씩 마시면 트림이 없는 반면, 목이 말라 벌컥벌컥 들이키면 바로 트림이 올라오는 것과 같다. 복부 사진을 찍어보면 정상적으로 위내에 어느 정도의 공기는 들어 있으며, 위내에 꼭 공기가 많다고 트림이 더 많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가스로 인한 팽만에 위가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트림이 더 나기도 한다. 일례로 위내시경을 할 때에 쪼글쪼글한 위를 펴서 자세히 관찰하기위해 공기를 함께 넣게 되는데, 어떤 분은 내시경 하는 내내 트림 한번 없지만, 또 어떤 분은 조금만 공기가 들어가도 계속 트림을 해서 내시경 검사 진행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잘 차려진 식사를 하고, 배부르게 포식하면 잘 먹었다는 뜻으로 식사 끝에 트림을 길게 하는 습관이 있다. 이렇게 트림을 함으로써 식사를 잘 끝냈다는 감사와 만족감의 표시를 하는 것 같다. 반면 서양 사람들의 경우에는 남 앞에서 트림하는 것을 지극히 실례로 여긴다. 그래서 트림이 나오더라도 손으로 입을 가리거나 최소한 소리가 안 나오도록 조심하는 편이다. 이런 문화적 차이로 인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들 눈치 덜 보고 더 트림을 하는 것 같다.
 
또 어떤 분들의 경우에는 일부러 공기를 식도로 넣어서 트림을 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게 하면 속이 약간 시원한 느낌이 들어서이다. 예를 들어 식사 후 탄산음료를 마시면 자연스럽게 트림이 올라오는데, 이는 탄산가스에 부풀었던 위가 다시 줄어들면서 복부 팽만감을 덜어주어 속이 뚫리고 시원하게 느끼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렇듯 트림은 삼킨 공기가 다시 나오는 것이므로 크게 걱정하지는 않아도 된다. 보통 사람들도 식사중이나 식후에 한 두 번쯤 트림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렇게 정상적으로 식후에 나오는 트림과 달리 아무 때나 트림을 연속적으로 하는 분들도 있다. 이럴 경우 되도록 천천히 꼭꼭 씹어 음식을 먹고 탄산이 함유된 음료나 술을 자제하고, 금연을 하며, 껌 씹기 등을 하지 않으면 트림은 많이 줄어든다. 또한 정신적인 스트레스, 불안감, 건강 염려증 등이 있는 분들이 트림을 더 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어, 심리적 안정도 중요하겠다.

그러나 트림과 더불어 소화불량이나 속 쓰림, 구역 및 구토, 가슴통증, 복통 등이 동반된다면, 그때는 꼭 소화기내과 의사를 찾아 진찰을 받아보아야 한다. 위내시경 검사 뿐 아니라  복부 초음파 검사도 해서 복부 장기에 어떤 기질적 질환이 있는지도 살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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