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오고 있는 다문화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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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큼 다가오고 있는 다문화사회
  • 김동희
  • 승인 2013.01.16 0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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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칼럼] 김동희 / 인천남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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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사람들의 고민을 털어놓는 한 TV 프로그램에 외국인으로 오해받아 고민인 남자가 출연하였다. 당시 출연자의 외모는 누가 봐도 동남아시아에서 온 외국인노동자처럼 보였고, 말투마저 사투리가 섞여 있어 얼핏 보면 한국어를 아주 잘하는 외국인 같아 보였다. 그는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안산에 살고 있었는데, 길이나 상점에서 다짜고짜 반말을 듣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출입국 단속에 걸려 경찰서까지 가서 신원조회를 마치고 풀려났던 경험을 이야기하였다.
그 출연자의 얘기를 들으면서 방청객들은 모두 그가 겪은 해프닝에 웃었지만, 실제 외국인들이 우리 사회에서 그런 대우를 받아도 제대로 대꾸 한마디 하지 못할 현실을 생각하니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2012년 행정안전부 통계로 우리나라에 1,409,577명의 외국인 거주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인구의 2.8%이며 그 중 결혼이민자는 220,687명이다. 다문화가족이 늘어나는 만큼 자녀의 수도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 전국에 168,583명에 달한다.
2050년에는 영아 3명 중 1명이 다문화가정 자녀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것을 보면 이 수치는 몇 년이 지나면 이웃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가족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외국인?다문화가족이 늘어남에 따라 발생하는 긍정?부정적인 사회현상들은 해마다 새로운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정부와 민간단체에서는 그에 따른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그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010년 6월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에서 일선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경기도 다문화가정 청소년 생활실태와 지원방안 연구’라는 주제로 조사를 실시하였다. 일반학생 3,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다문화가족 또는 외국인과 접촉해본 경험이 없는 학생들이 접촉한 경험이 있는 학생들보다 사회적 거리감이나 편견, 고정관념 정도가 높았다. 우리 가족이 되어도 좋다는 가장 가까운 사회적 관계에 긍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은 다문화가족?외국인과 접촉한 경험이 있는 경우에 14.2%로 나타났고, 접촉한 경험이 없는 경우의 응답비율 6.8%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한편 국가나 인종별 선호도가 확실하게 달라 북미나 유럽 사람들과 친구가 되고 싶은 비율은 61.3%를 차지하였으나, 아시아나 아프리카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국가의 유색인종에 대해서는 낮은 선호도를 보였다. 인종별 선입견은 더 뚜렷해서 백인은 거만하고(44.1%) 이기적(36.1%)이라는 경향이 다른 인종에 비해 강하게 나타났으며, 흑인은 지저분하고(29.4%) 무식하며(26.2%) 아울러 정이 많고(79.8%) 불쌍하다(36.6%)는 의견이 많았다. 이 조사 결과로 볼 때 인종에 대한 편견을 극복할 수 있는 다문화 감수성 교육이 요구된다 하겠다.
우리 센터에서는 2009년부터 학교나 유치원?어린이집에 다문화강사를 파견하여 아시아 각 나라의 문화를 알리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2012년에는 다문화강의 전후에 학생들 의식변화를 조사하였는데, 그 결과는 위의 조사와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
다문화 이해교육 전후로 실시한 조사에 11개 학교 1,886명이 응답하였으며, ‘경제력과 상관없이 모든 문화는 우수하다.’, ‘살고 있는 나라의 위치와 기후에 따라 다양한 문화가 만들어진다.’, ‘소득?능력?학력과 상관없이 사람의 가치는 똑같다고 생각한다.’ 등 다문화 수용성에 연관된 질문을 던졌다. 그 결과 사후검사에서 사전검사보다 평균 2점(5점 만점 척도) 정도 상승한 결과를 보였다.
이는 학생들이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배우면서 그 문화의 발생 배경을 이해하게 되고, 그 문화와 친근해져 다문화에 대한 수용력을 높일 수 있다는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었다.
올해 인천 논현동에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한 한누리학교가 개교한다. 이 학교의 설립 및 운영에 대해 갑론을박이 있지만 다문화가족 자녀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이 그만큼 늘어나고 있다는 측면에서 볼 때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남동구 일부 지역에 집중해서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어 그 일대가 게토(ghetto)화 될까 우려된다. 또한 그 학교에 입학했던 아이들 중 2년 뒤 얼마나 많은 수가 일반학교로 편입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TV에 더 이상 외국인으로서 차별받아 고민인 사람이 출연하지 않는 우리 한국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우리가 다 같이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나설 때 그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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