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에 바라는 출판산업 진흥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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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에 바라는 출판산업 진흥 정책
  • 윤세민
  • 승인 2013.01.21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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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칼럼] 윤세민 교수 / 경인여대 교양학부(언론학박사,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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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은 인류에게 가장 오래되고 친숙한 매체로서 인류 문화와 지식의 근간을 이뤄왔다. 이 출판은 디지털멀티미디어 시대인 21세기에도 새롭게 지평을 넓혀가는 가운데 미디어와 문화산업의 원천 콘텐츠로서 그 역할이 증대되며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오늘날 출판산업은 정보화 시대의 핵심 산업의 하나로서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정보화 시대의 산업은 지식과 정보, 나아가 문화의 창출ㆍ전달이 주축이 되고 있으므로, 출판산업은 그 자체의 산업적 의미뿐만 아니라 정보화 시대의 산업과 문화 전반의 발전을 앞당기는 원동력으로서의 의의를 지니게 된다. 특히 현대와 같은 국제화 시대에는 국가경쟁력도 지식ㆍ정보ㆍ문화의 힘을 기초로 길러지는 것이기 때문에 출판산업 발전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출판산업이지만, 현재 우리의 출판산업은 관련 종사자들에게 공황을 일으킬 정도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출판유통시장 규모를 보면 지난 2007년을 기점으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지난해부터는 시장 규모 자체가 아예 줄어들며 위축되고 있다.
현재 출판산업은 디지털 트렌드를 기반으로 매체 간 융합과 변이가 급속히 추진되면서 크나큰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확대 등 IT 기술의 발달에 따라, 기존의 종이책 중심의 정보 콘텐츠 소비가 전자책이나 유튜브 등 멀티미디어 쪽으로 이동하면서, 오프라인 서점의 위기는 물론 온라인 서점과 오픈마켓 등 업계 내의 출혈경쟁도 이미 그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따라서 오늘 우리는 이러한 환경변화에 대응해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출판산업의 내일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에 대해 냉정하고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곧 새정부가 출범한다. 출범에 앞서 인수위를 중심으로 국가 발전과 국민 행복을 위한 정책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이 기회에 이렇게 산업과 문화 전반의 발전을 앞당기는 원동력이요 곧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출판산업의 진흥을 위한 새정부의 인식 변화와 그에 따른 정책 개발과 실천을 요구하면서, 이를 위한 우리 출판산업의 당면과제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우리 출판산업의 당면과제
첫째, 출판 패러다임의 변화 및 출판의 외연과 영역의 확장이다. 디지털 시대를 맞아 출판산업과 문화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종이책 시장이 주류이지만, 전자책 시장이 점점 커져가는 추세이다. 출판계에서는 종이책 시장과 함께, 전자책 시장도 주도할 수 있도록 면밀히 준비해야 한다. 전자책 출판 역시 양질의 콘텐츠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우수 콘텐츠의 기획 창출에 힘쓰며 전자책 시장의 활성화를 꾀해야 한다. 새정부도 출판산업이 문화산업 전체를 주관하고 선도할 수 있도록 출판의 외연과 영역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가는 데 힘을 보태주어야 한다.
 
둘째, 출판 콘텐츠의 다양화와 경쟁력 확보이다. 출판 콘텐츠가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게임, 캐릭터, 음악, 광고 등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면서 문화콘텐츠의 핵심이 되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출판 콘텐츠 자체가 다양화되어야 한다. 그리고 문화콘텐츠산업 내 여타 콘텐츠보다 비교 우위에 서며 문화콘텐츠산업을 리드할 만한 경쟁력 있는 출판 콘텐츠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셋째, 우리 출판 콘텐츠의 국제경쟁력 강화와 해외 수출이다. 한국의 출판은 1980년대 후반 이후 경이적인 경제성장과 함께, 신간 발행량이 세계 10위권에 진입할 정도로 비약적인 성장을 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도 신간 도서의 30% 이상이 번역 도서로 채워지고 있으며, 여전히 베스트셀러의 절반 정도가 로열티를 지불하는 해외 저작이다. 다행히 최근 드라마와 K-팝을 위시한 한류 열풍이 영화, 게임, 만화, 캐릭터, 댄스, 뷰티, 요리 부문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한류 열풍의 각 부문 콘텐츠를 출판의 콘텐츠와 내용으로 삼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 출판 콘텐츠가 국제경쟁력을 갖추고 해외 수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제적인 기획?홍보?마케팅에 주력해야 하고, 이를 위한 전문인력의 양성에도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새정부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넷째, 출판산업의 양극화 극복과 지방 출판의 활성화이다. 현재 우리 출판산업은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출판사 간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회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출판사가 이른바 ?팔리는 책?에만 매달리고 있다. 결국 이런 양상은 장기적으로 우리 출판산업과 출판문화 전체를 위축시키고 독서문화, 나아가 국가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게 할 것이다. 또한 우리 출판산업은 서울 지역과 파주 출판도시에만 지나치게 집중되고 있어, 심한 지역 불균형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지방문화 발전에 역행함은 물론, 각 지방 고유의 특색 있는 문화가 빛을 잃게 만들어 문화적 다양성, 나아가 출판의 다양성마저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따라서 출판산업의 양극화 극복 및 지방 출판의 활성화를 위한 새정부의 특별한 정책적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 통일을 준비하는 출판이다. 독일은 통일 이후 동서독 간에 극심한 문화적·심리적 갈등을 겪었는데, 이를 극복하는 유일한 길로 문화적 통합을 기했다. 우리는 과거 독일보다 더 극단적인 대립과 분단체제 하에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통일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새정부가 남북 출판 교류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즉, 남북간 출판물 추천목록 교류, 국제도서전 남북 공동 참가, 남북 공동의 출판학 연구, 출판을 통한 문화교류 사업, 남북한 출판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문화콘텐츠산업 개발 등을 속히 기획하고 시행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출판계나 새정부가 우리 출판산업의 당면 과제를 제대로 인식하며 디지털 시대 환경에 맞는 새로운 전략과 정책으로 최근의 거대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미래를 대비한다면, 새로운 출판문화와 출판산업의 성장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곧 우리의 문화와 산업의 발전을 이끄는 동시에 궁극적으로 국가의 문화소프트 파워를 제고시키며 국가경쟁력을 키우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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