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vs 미래창조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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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vs 미래창조과학부
  • 이준한
  • 승인 2013.04.0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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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칼럼] 이준한 교수 / 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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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위태하다. 미래창조과학부 말이다. 김종훈 전 장관 내정자는 조국에 헌신하겠다면서 재산도 미국적도 버리고 야심차게 왔다가 얼마 버티지도 못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 때 자신이 나이브(naive)했다는 말을 남겼다. 그리고 며칠 전 미국의 저명한 신문에 그는 조국의 현실과 정치를 매우 혹독하게 비판하는 기고문을 게시했다. 그 기고문은 정녕 그에 대한 미국국적과 CIA 관련경험 및 한국의 재벌급 부동산 논란이 결코 비이성적인 검증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그 뒤에 등장한 최문기 장관 내정자도 인사청문회 보고서마저 채택되지 못했다. 최문기 장관 내정자가 정치후원금 납부 내역 누락과 한국정보통신대 교수 재직시 사외이사 겸직 등 도덕성 논란을 일으킨 것은 그나마 비켜갈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농지법의 자경원칙을 어겨가면서 농지를 사서 임대를 주고 탈루까지 했다면 현행법을 어긴 사람에게 국가의 미래창조라는 중책을 맡기는 꼴이 된다. 그래도 그 수장이 창조경제의 내용을 제대로 설명만 했더라면 봐줄만 했을까?
 
창조경제가 박근혜 정부의 핵심이고 한국의 미래에 매우 중요한 비전이라고 한다. 그러나 아무도 그 개념을 잘 설명해주는 이 없어서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대통령에 따르면 창조경제는 “새 정부가 추구하는 창조경제는 과감한 패러다임의 전환”이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의의를 갖는다. 그리고 창조경제의 내용이란 “창의성을 경제의 핵심가치로 두고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을 통해 산업과 산업이 융합하고 산업과 문화가 융합해 새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새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란다. 일전에 김행 대변인은 정보통신기술이 수 만개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니 제발 정부조직개편안을 통과시켜달라고 할 정도였다.
 
5년 전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건설 기간 동안 고용을 창출하고 완공 뒤에는 관광과 물류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하면서 추진했다. 또한 한반도 대운하 사업은 치수는 물론 환경에도 매우 긴요한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우여곡절 끝에 한반도 대운하 사업은 이명박 전 대통령 임기동안 4대강 사업으로 추진되었다. 최소 20조 이상이 투입된 4대강 사업은 어떠했나? 지난 5년 동안 4대강 사업으로 일자리가 많이 늘었던가 아니면 경제부양에 도움이 되었던가? 그것도 아니라면 4대강을 따라서 관광이나 물류사업이 번창했나 또는 4대강의 수질이 좋아졌나?
 
지금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 미국은 과학기술과 정보통신분야를 융합시키는 방향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지 않다. 그 반대로 고용과 경기 순환에 도움이 되는 제조업으로 돌아가고 있다. 미국을 떠났던 공장을 다시 불러들이고 일자리를 만들며 소비를 돕는 것이다. 경제위기를 피해갔고 EU의 경제위기 속에서 구대륙의 버팀목이 되는 독일도 기실 그 기저에는 세계 최고의 제조업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다들 알고 있지만 한국에서 발전하는 벤처사업이나 정보통신기술 관련사업은 고용이 늘지 않는 고학력 고기술 전문직이다. 그리고 한국의 경제구조는 수년간 고용없는 성장이라는 길을 걸었다. 그러다보니 점점 더 한국경제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전 세계적 경제위기를 돌파해나가지 못했던 것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퇴임하기 직전 감사원은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4대강 사업의 목표였던 수질개선에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고 건설사들의 담합과 부실이 있었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이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떠난 뒤에 머지않아 국정조사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새로운 창조경제로 수 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했건만 그런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장관 후보자들이 계속해서 구설에 오르내리며 업적이 지지부진해진다면 그 미래가 명약관화하다. 박근혜 정부가 끝난 뒤에 다시 미래창조과학부를 폐지하네 마네, 그 진상을 조사해야 하네 마네 하는 일이 또 벌어질 것이다. 참으로 할 말이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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