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식 다이어트의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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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식 다이어트의 열풍
  • 김명일
  • 승인 2013.04.20 2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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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김명일/평화의료생협 평화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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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매스컴에서 1일1식과 간헐적 단식이 소개되면서 이러한 방법으로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나구모 요시노리라는 일본의 외과의사가 자신의 경험에 기반한 1일1식 책을 발간하면서 이에대한 관심이 우리나라에까지 번지고 있는 것이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하루에 아침과 점심을 거르고 저녁 한끼식사를 통해 총 칼로리섭취량을 대폭 줄이게 되면 시투르인이라는 장수유전자가 활성화되면서 노화와 암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간헐적 단식도 일주일에 한두번 16시간에서 24시간 동안의 공복상태를 유지해서 체지방을 줄이고 줄어든 위에 맞추어 균형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다이어트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모두 나름의 근거와 일리가 있는 다이어트법이다.
물론 오늘도 지구상에는 5초에 한명씩 기아로 죽어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식량과 먹거리의 과잉, 과도한 육식과 신체활동의 저하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의 과잉섭취는 비만과 고지혈증, 각종 암과 노화의 원인이 된다. 과식은 인체의 대사과정에서 산소를 과도하게 사용함으로써 활성산소 발생을 증가시킨다. 활성산소는 정상적인 범위에서는 면역세포의 살균작용을 촉진하지만 과도하게 발생하면 세포막과 DNA를 손상시켜 노화와 각종 암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로 부산대에서 쥐를 통한 실험에서 음식섭취량을 40%줄인 쥐가 자유식을 한 쥐에 비해 수명이 40%가 증가했고 그것은 활성산소가 20% 줄어든 것에 기인한다고 보고했다. 소식은 우리몸에 섭취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며 면역기능을 증가시켜 질병과 노화로부터 인체를 지켜준다는 사실이 점점 밝혀지고 있다.
 
하지만 무조건 소식만이 능사일까? 또 어느 정도까지 소식을 해야하는 건가?
문제는 급격한 음식제한은 우리몸의 식욕중추를 더욱 자극하여 폭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소식으로 인해 신체를 유지하는데 기본적으로 소모되는 기초대사량 또한 줄어들고 공복상태를 대비해 체지방의 형태로 에너지를 비축하고자 하는 대사작용 때문에 칼로리 섭취가 조금만 늘게되도 여분의 칼로리가 체중증가와 체지방 축적으로 쉽게 이어지는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또 공복시 분비되는 위산에 의한 자극으로 위점막에 염증이나 소화불량 등의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게 된다. 특히나 균형잡힌 식단을 통한 적절한 영양공급이 필요한 영유아, 청소년기, 임산부, 노년기, 만성퇴행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서는 무리한 다이어트는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 육체노동에 종사하거나 신체활동이 많은 성인의 경우에도 적정한 영양공급은 신체기능유지에 필수적이다.
‘무엇을 어떻게 먹을까?’라는 질문은 인간의 삶의 방식을 결정한다.
사람은 먹는 행위를 통해 같은 문화와 삶을 공유하고 세계와 접촉하는 것이다. 전통적인 식단을 유지하는 나라의 국민들에 비해 이민자들로 이루어진 미국인들의 경우 정부와 영양관련 전문가들은 영양학적 원리에 근거한 올바른 식사원칙을 정기적으로 발표하지만 간헐적으로 유행하는 각종 다이어트법에 열광하며 우왕좌왕하게 된다는 것이 잡식동물의 딜레마라는 책을 쓴 마이클 폴란의 진단이다. 한두가지 음식만 먹어도 되는 초식, 육식동물과 달리 쥐와 인간 같은 잡식동물은 항상 먹을수 있는 음식과 그렇지 않은 음식을 결정해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하게 된다고 한다. 현대의 슈퍼마켓이나 할인매장에서는 이러한 딜레마가 더욱 심해져서 설탕이나 지방함량, 유기농여부 등의 문제로 선택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한다. 내가 먹는 음식이 누구의 손에서 만들어 지며 어떤 과정을 거쳐 식탁에 오르게 되는지에 대해 현대인은 무지하며 전통적인 식단에서 멀어지면서 갖가지 다이어트 방법에 현혹되고 있다.
분명히 현대인은 너무 많이 먹고 너무 적게 움직이며 칼로리는 높고 영양가없는 음식으로 둘러싸인 세계에 살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지속하기 어렵고 신체에도 부담이 되는 극단적인 다이어트방법 또한 건강을 지켜주지는 못한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며 균형잡힌 전통의 식단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하루 한끼의 식사가 아니라 개개인에 맞게 전체적인 칼로리 섭취를 줄이고 그대신 다양한 영양소가 포함된 균형잡힌 식사로 돌아가는 것, 일시적인 다이어트가 아니라 건강을 유지하는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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