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화두, 성과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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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화두, 성과 건강
  • 안지연
  • 승인 2013.05.05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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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안지연 / 경인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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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여」는 가장 확실하고 명확한 이분법적 구분이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나 시·공간을 초월하는 영원한 화두(話頭)가 된다. 존 그레이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Men are from Mars, women are from Venus)’라는 책이 세계 각국에서 1000만부 이상 판매되고 베스트셀러가 된 것을 보면 성(gender)은 인류의 최대 고민거리가 아닌가 싶다.
 
5월 4일은 2008년 화재로 숭례문이 전소된 이후 5년 만에 복구 고유제가 열리는 날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변영섭 문화재청장이 제관으로 참석했다는 점이다. 여성이 종묘 제례에 참석한 것이 1395년 조선 태조 때 종묘가 지어지고 600여 년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유교적 측면에서의 우려 때문에 비록 남자용 제복을 입고 의식에 참여했지만 놀라울만한 변화가 아닌가 싶다.
 
성(gender)에 의한 차이는 주어진 문화 내에서 구별되는 신념과 가치에 근거를 둔다. 그러므로 시대가 바뀌고 문화가 변하면 여성 문화재청장이 제례에 참석한 것처럼 성(gender)의 차이가 좁혀질 수 있다. 화성과 금성으로 구분 짓는 남녀가 아니라 어느 행성에서 함께 공존하는 인류가 좀 더 어울리는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성(gender)의 차이는 건강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학문적으로 표현하자면 성(gender)에 의한 건강 불형평성(health inequalities by gender)라고 말한다. 생물학적으로 남녀의 유전자는 다르기 때문에 유전자 차이에서 초래되는 건강 불형평성도 있지만, 문화 속에서 고착화된 남녀의 행동습관으로 초래되는 건강 불형평성도 있다. 이를테면, 여성에게서 갑상선질환이 잘 생기는 것은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고, 남성에게서 간경화가 잘 생기는 것은 음주행위가 더 많은 행동습관 차이 때문이다. 사실 후자에 의한 건강 불형평성이 더 많다. 행동습관에 있어서 남녀의 차이를 좁힌다면 오늘날 10년 정도 차이나는 남녀의 수명 차이도 좁힐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여성보다 수명이 짧다고 안타까워하는 남성분들에게 드리는 짧은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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