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왜 <인천in>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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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왜 <인천in>인가?
  • 박영일
  • 승인 2009.12.2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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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일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

박영일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 오늘 우리는 설레는 가슴과 포부를 안고 <인천in> 창간을 맞는다. <인천in>은 작고 연약하지만, 모든 권력으로부터 해방되어 기만과 거짓을 벗겨버릴 강인한 비판언론을 지향한다. 창간을 맞아 마땅히 제기돼야 할 물음에 답하고자 한다. 

  
 왜 이 시점에, 인천에 새로운 언론매체가 필요한가? 중앙 중심적, 권위주의적 사회구조에서 이런 지방 매체가 소임을 다하고 성공할 수 있을까? 이러한 의문과 우려에 답하는 동시에 우리의 각오를 다짐하고자 한다.     


 먼저, 왜 필요한가? 바로 지금 우리 앞에 전개되고 있는 답답한 현실이 그 필요성이다. 거짓이 판을 치면서 일상적인 삶, 사회의 민주적 발전, 민족평화가 위협을 받고 있다. 올바른 언론이 없이는 편안한 삶이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지금처럼 생생하게 느낀 적은 없었다. 언론 매체란 모름지기 사회의 모든 지배권력, 특권층과 팽팽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면서 건전한 여론을 형성하는 데서 존재 의의를 찾아야 한다. 방송이든 신문이든, 종이신문이든 인터넷신문이든, 진상을 왜곡하여 독자를 조종하고 세뇌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있는 그대로 공정하고 신속하게 전달하고, 다양한 시각에서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논평하는 일이 사명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땅의 주류 언론은 그 사명을 포기한 지 이미 오래다. 스스로가 기득권층의 한 축이 돼 정치·경제 권력의 충실한 충복으로 그들을 감시하는 대신에 그들의 이익을 옹호·경비하는 자가 되고 말았다. 진실과 공정에 바탕을 둔 공론의 장으로서 사명을 내팽개치고 파당적 이해와 이기적 탐욕에 국민적 분노와 지탄을 받은 지 오래됐다. 그들에게서 언론 매체로서 품격을 기대하기는 산에서 물고기를 구하는 것만큼이나 불가능하게  됐다. 족벌신문, 재벌신문, 조폭언론, 홍보전단지란 비아냥거림이 전혀 귀에 거슬리지 않고 어울린다. 더욱이 신문과 방송의 겸영을 허용하는 ‘미디어법’의 시행과 족벌신문의 야심적인 방송진출을 계기로 언론시장의 독과점구조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미 유명무실할 정도로 피폐해진 지방언론은 완전히 질식사할 것이 뻔하다. 정치권력과 경제력의 서울 집중이라는 사회경제적 파행구조로 형해만 남아 있는 지방언론의 실태는 비단 인천에 국한하지 않지만, 서울의 베드타운으로 확장돼온 인천의 현실은 딱하기 이를 데 없다. 그 당연한 귀결이 이름뿐인 자방자치를 낳고 말았다. 감시받지 않은 지방의 토호세력이 지방권력을 창출해내고 시민 부재의 권금언(權金言) 유착구조로 각종 부패와 비리의 복마전이 돼 있다. ‘21세기 세계의 명품도시 인천’이란 슬로건을 내세우고 벌어지고 있는 시민 부재의 건설 현장을 보시라. 이게 270만 시민이 사람답게 살아가야 할 ‘삶의 터전’인가, 지방토호세력, 건설족들의 돈벌이를 위한 난장판인가를 살펴보시라.

   
 이러한 기막힌 현실이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의 언론매체, <인천in>을 출범시킨 필연이다. 사회의 파수꾼으로서 정치권력-경제권력-언론권력의 유착구조에 맞서 민주적 가치와 원칙을 지켜내고 시민의 눈, 귀, 입이 되어 성숙한 시민문화를 창달하는 데 기여하라는 소명에 부응할 것이다. 


 그럼, 언론매체로서 성공하여 생존할 수 있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성공을 백퍼센트 확신한다. 국민이 언론다운 언론 매체에 목말라 있고, 인터넷시대를 맞이하여 매체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집단지성의 사회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대가 시회를 만들어 주고 있다.  

  
 강고한 언론독과점시장에서 지역에 뿌리를 내린 조그만 인터넷신문이 살아남아 참 언론으로서 본연의 사명을 다 하겠다는 오늘의 출범에 불안과 의심을 품는 자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연약한 물방울이 바위를 뚫으며, 여린 풀뿌리가 돌에 파고들어 쪼개버린 후 결국에는 거목으로 성장한다는 역사의 지혜를 믿는다.

 황폐한 불모지에 새로 돋아나는 <인천in>은 비록 여리지만, 이권추구에 눈이 멀어 뻣뻣하게 굳어버린 특권언론매체에는 기대할 수 없는 강점이 있다. 매체환경의 변화에 민첩하게 적응하고 사회현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기민함과 진지함이 그것이다. 부드럽고 가벼우면서도 무게를 가지고 진실을 말하고 사회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해설하며, 독자와 의미 있게 소통함으로써 든든한 ‘우리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힘이 우리의 자산이다.


 우리는 <인천in> 창간을 함께 준비하는 이들의 면면에서 이 사회에 참 언론의 횃불을 쳐들고자 하는 소명의식, 어떠한 정치권력, 자본, 현장의 비리로부터 올바른 언론을 지키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본다. 기꺼이 자신을 불사를 수 있는 헌신성, 그리고 이웃과 희로애락을 함께 할 수 있는 따뜻한 인간성을 엿본다. 앞으로 <인천in>을 만들어갈 일꾼들은 권력과 자본에 부역하거나 야합하여 얻은 고명한 지식인도 아니고, 기득권층에 빌붙어 얻은 경력을 우려먹는 허세의 명망가들도 아니다. 자신의 위치에서 성실하게 삶을 살아가는 착하고 겸허한, 그러기에 생생한 통찰력과 꾸밈없이 일관된 논리를 갖춘 보통사람, 제2, 제3의 미네르바들이다.

   
 <인천in>은 부드러운 소리, 아름다운 소리, 이성과 진실의 소리, 양심과 정의의 소리를 정성껏 담아 모든 시민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와 정보를 제공하고 견인할 것이다. 오늘 이 창간의 자리가 비록 초라하지만, 인천을 자유, 평등, 복지의 삶의 터전, 더 나아가서 한국 사회가 정의와 발전을 이룩하는데 역군이 되어 훗날 골리앗을 넘어뜨린 다윗으로 기록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인천시민, 더 나아가서 참 언론을 바라는 국민들의 사랑과 믿음, 성원과 동참을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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