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의 4P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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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의 4P전략
  • 이무열
  • 승인 2013.05.0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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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의 마케팅 노트] 이무열/서울예술대 광고창작과 겸임교수
마케팅의 대표적인 전략모델인 4P전략은 제품개발보다는 제품판매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마케팅의 역할은 크게 제품개발과 제품판매로 구분하여 나눌 수 있다. 제품개발이 시장에서 판매(구매)될 제품을 개발, 생산하는 과정이라면 제품판매는 생산된 제품의 판매를 원활히 해주는 역할을 한다. 제품생산기술 수준이 어느 정도 평균화되어 제품별로 질적인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지금과 같은 기업환경에서는 제품개발보다 제품판매가 시장에서 제품을 성공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4P는 전략적 구성요소의 앞 글자가 P로 시작되고 이것이 모두 4개가 되어서 4P전략이라고 부르고 있다. 4P의 구성은 Product(제품), Price(가격), Place(유통), promotion(판촉) 이렇게 4가지이다. 얼마 전부터는 이 4가지에 People(소비자)를 덧붙여 5P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만큼 소비자가 주체적으로 바뀌었고 소비자 활동이 기업에게 직접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을 여기에서도 알 수 있다.
사회적기업이 만든 제품의 판매를 위해서 4P전략은 중요한 판매기획 모델이 될 수 있다. 단 사회적기업 정의와 기준에 따라 일반기업과는 다른 전략적 실행내용이어야 한다. 이 글에서는 일반기업의 4P전략과 사회적기업에 맞게 변형한 4P전략을 비교한 아래의 표를 가지고 ‘사회적기업의 4P 전략’을 설명하려고 한다. 또한 사회적기업 경영자들과 사회적기업을 담당하고 있는 관계자에게 제안의 형식을 빌어 추가적인 안내를 드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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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PRODUCT : 제품

 
사회적기업 제품은 품질의 기준에서 일반제품과 비교 잣대가 다르지 않다. 혹시 사회적기업 제품의 구매자들은 특별하다는 인식하에 품질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실제로 이렇게 말하는 사회적기업가나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다.) 그 제품은 시장에서 판매될 수 없고 기업은 지속가능 할 수 없다. 오히려 사회적기업의 제품은 생산과정의 윤리적인 의미까지를 포함해서 소비자를 만족시켜야 한다. 현실적으로 사회적기업의 제품개발 조건이 다른 일반기업에 비해 취약하다는 점을 인식하면 사회적기업이 신사업이나 신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협업을 통해 제품을 공동연구개발해 나가고 사회적기업간의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강화시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또한 지금까지 사회적기업 제품을 보면 제품명(네이밍)과 포장(패키지)이 충분히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소개되지 못하고 있다. 조사된 바에 따르면 소비자가 구매를 결정하는 에는 2~3초의 찰나의 시간이 걸리며 이 과정에서 소비자는 제품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고 한다. 2~3초의 찰나의 순간에 제품명과 포장이 얼마나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의 가치를 잘 드러내고 소비자의 미적 수준에 맞게 준비되었느냐가 구매를 결정지을 수도 있는 중요한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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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 덮개를 Upcycling 한 가방으로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스위스 브랜드, 사회적기업
제품 전략의 성공 사례로 이야기 할 수 있다.)

두 번째 PRICE : 가격

 
일반기업은 가격을 책정할 때 수익률을 우선으로 소비자 구매 시의 가격장벽을 고려하여 고정가격제와 변동가격제를 혼용하여 사용한다. 또한 제품 특성 상 가치(이미지)중심-고가격 제품의 경우-으로 가격을 책정하거나 타겟중심(소득 상위계층과 중위계층 등으로 나누어)으로도 가격을 책정하기도 한다. 이에 반해 사회적기업은 기업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가격전략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제품과 소비자의 관계 속에서 시장의 순기능(재화의 순환)을 고려한 고정가격제와 적정한 이윤을 기준으로 하는 적정가격제를 선택해야 한다. 사회적기업의 적정한 이윤이란 생산원가와 판매비용, 일반 경상비용 및 지속가능한 부문에서의 재투자 비용이 포함된 가격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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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트(Delight)는 좋은 제품을 적정한 가격-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이다.)

세 번째 PLACE : 유통 (아래 글은 B2C의 경우이다. B2B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유통전략은 일반기업과 사회적기업을 비교했을 때 달라지는 점이 없다. 두 기업형태 모두 제품, 타겟, 가격, 이미지 등의 제품 세그먼트(Segment)에 따라 유통지역과 판매채널전략이 세워지게 된다. 다만 현실적으로 사회적기업은 유통채널을 개발하거나 진입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이다. 이미 유통기업들이 대기업의 자회사거나 대기업화 되어있는 상황에서 미래시장의 경쟁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고 당장의 수익을 보장해 주지 못하는 사회적기업의 제품판매를 위해 나서지 않고 있다. 사회적인 시선 때문에 사회적기업 제품을 취급한다 해도 제한된 몇몇 제품으로 한정되어 있을 뿐 더러 매장진열과 판매지원도 적극적이지 않다. 직판 채널이 갖추어져 있지 않는 사회적기업 제품들은 이런 경우에 제품 판로가 막혀 시장에 진입하기가 어렵다. 서울시가 운영하고 있는 사회적기업 전문매장 다누리 나 사회적기업 통합매장 36.5 는 소비자 접촉효과라는 면에서는 제한적이고 데몬스트레이션 샵(Demonstration Shop) 역할을 할 정도이다. 이제 사회적기업 유통을 위해 사회적기업 유통지원법을 입법화하여 대형유통매장의 취급율을 법제화 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기존 유통채널에 제한되지 않고 온라인 등을 포함하여 새로운 판매 채널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기업 전체를 놓고 제안하면 사회적기업 판매부문에서 가장 취약한 유통, 영업을 담당하는 전문지원센터나 사회적기업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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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PROMOTION : 판매촉진

판매채널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광고에 해당한다. 예전에는 텔레비전, 라디오, 신문, 잡지 등을 주 매체로 사용했고 인터넷이 등장하고부터는 온라인광고, SNS 등 디지털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매체들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원인은 정보통신기술 발달 못지않게 기업 정보를 수용하는 소비자 태도 변화에 중요한 이유가 있다. (이 내용에 대해서는 사회적기업의 마케팅노트 원고 (4) (5) ‘사회적기업에게 기회가 되는 마케팅환경의 변화’ 참조) 사회적기업의 판매촉진 방법은 무엇보다 제품을 구매할 소비자의 특성과 사회적기업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보통의 사회적기업의 경우 별도의 판촉비용(마케팅커뮤니케이션)이 책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마케팅커뮤니케이션을 계획하지도 못하는 것이 현실이기는 하지만 개별기업의 특성과 역량에 맞게 최선의 방법을 찾아 실행해야 한다. 특히 소비재제품의 경우 판매촉진은 시장에서 제품의 성공을 결정짓는 중요한 부문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술인 인터넷의 등장은 광고의 방법뿐만이 아니라 정보의 개방과 함께 시장의 한쪽편인 소비자를 능동적으로 네트워크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제 소비자는 기업이 전달하는 일방적인 정보를 수용하는 역할에서 스스로 정보를 평가하고 생산하고 확산하는 능동적인 소비자로 진화한 것이다. 그래서 기업들도 광고 과정에 소비자를 적극적으로 개입시키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면에서 보면 사회적기업에게 새로운 능동적인 소비자의 등장은 기회가 된다. 또한 공동체의 가치의 중요성을 깨달은 지혜로운 소비자에게 사회적기업의 제품정보는 일반기업의 제품정보와는 달리 우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회적기업이 변화된 기회를 잘 사용하면 많은 비용 없이도 효과적으로 제품의 가치를 전달하고 구매를 유도할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입소문(Viral)마케팅과 SNS(Social Network Service)마케팅이다. 입소문(Viral)마케팅은 소비자 스스로, 서로 제품에 대해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을 말하고 SNS마케팅은 소비자들의 수평적인 정보네트워크를 사용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렇다고는 해도 판매촉진 방법(마케팅커뮤니케이션)은 사회적기업가들이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일반기업들도 마케팅과 광고전문대행사에 업무를 의뢰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의 설립에서 사회적기업의 성공의 관점으로 보면 사회적기업 제품의 성공적인 시장 형성(진입)과 판매를 지원하는 마케팅_광고 전문적 크리에이티브 랩(기관)을 설립하는 것이 국내 사회적기업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마치 그라민에 그라민 크리에이티브 랩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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