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인프라를 위한 작은불씨... 도화선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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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인프라를 위한 작은불씨... 도화선 되길"
  • 송정로 기자
  • 승인 2013.09.13 12: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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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in이 만난 사람] 이상봉 '사진공간 배다리'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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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 헌책방 거리에 지난해 5월 조그만 사진전문공간이 생겼다. 인천해광학교에서 수학과 컴퓨터를 가르치는 교사로서 사진 작업을 해온 이상봉(58) 관장이 연 ‘사진공간 배다리’다. 10평 남짓한 비좁은 공간이지만 광역시 인천의 유일한 사진전문 전시공간으로서 그 역할을 확대해가고 있다. 개관 1주넌을 맞고 있는 ‘사진공간 배다리’의 이상봉 관장을 만났다.
 
 
◇ 1년전 배다리에 ‘사진공간 배다리’를 열게 된 동기는?
 
인천에는 사진인들이 많다. 그러나 광역시임에도 불구하고 인천에는 외부의 좋은 작가들을 초대하여 전시하거나 인천의 작가들을 발굴하여 전시할 수 있도록 하는 주체가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외부 사진인을 초대하여 전시하는 것 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은 광역시에서는 아마 인천뿐이지 않을까? 더 높은 수준의 사진 교육이나 신진작가들을 발굴해 내는 것이나, 사진인과의 네트웍, 사진을 통한 봉사 등을 규합해낼 수 있을텐데, 그러한 것이 없었다. 인천의 사진 발전을 위한 기초적인 작업임에도 마땅이 그 주체가 없었으니, 누군가가 나서서 해야했다.
 
광역시임에도 불구하고 인천에는 사진 인프라가 부족하다. 개인이 전시하기에 적당한 크기의 전시장이 없다. 대부분의 전시장이 단체전을 하기에는 적합한 장소로 만들어져 있다.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작은 공간도 40여평 정도의 크기여서 그 공간을 채우자면 작가가 필요한 양의 두배나 작품을 만들어야한다. 그 만큼 많은 비용이 들게 된다. 사실 이것은 전시 과소비라 생각한다.
 
인천이 광역시임에도 사진전문 갤러리가 없었다는 것에 나름 안타까움이 있었다. 누군가 시도해야 더 큰 일들이 벌어지리라 생각했다. 그러한 차원에서 무작정 시작했다. 어려운 일들이 많다. 해결하지 못할 일들도 많다. 그러기에 내가 할 수 있는 범위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내가 시작하여 작은 불씨가 되고자 했다. 앞으로 재력이 있는 개인이나 기업이 나서서 인천에 버젓한 사진갤러리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나는 그런 불쏘시개 역할이 되기를 바라며 작은 갤러리를 시작했다.
 
 
◇ 배다리 헌책방 거리에 위치해 있는데, 어떻게 배다리로 오게됐나.
 
이곳은 갤러리를 꾸미기 전에는 배다리 헌책방의 책 창고(2층)였다. 그런데 배다리에서 장소를 구하지 못하고 있자, 감사하게 책 창고로 사용하던 공간을 양보해 주어 11평의 작은 갤러리를 만들 수 있었다.
 
제 고향이 대전인데, 인천에 온지는 30년 된다. 지금 재직하고 있는 학교에 부임하면서 인천에 왔다. 인천은 아이들의 고향이기도 하고, 결국 이제 인천의 저의 고향이기도 하다. 인천이 문화의 불모지기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마 서울에 근접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갤러리가 인천 최초의 사진전문 갤러리라는 것도 사실은 서울에 근접하여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그러나 서울에 근접해 있어 문화를 즐기기 위해서 인천보다 서울로 가는 것이 인천 문화발전을 저해시키어 왔다면 이제는 그 핸디캡을 적극 이용하여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인천에 문화 인프라만 잘 구축만 해 놓는다면 서울 사람들이 인천으로 와서 즐기고 갈 수 있는 장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선도적 역할은 배다리와 싸리재를 거쳐 신포동, 중구청 일대까지 확대되어 수행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작은 공간이기는 하지만 사재를 털어 이런 사진전문 문화공간을 운영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을 텐데, 운영 형편은 어떠신지.
 
사실 이 점은 아내에게 참 미안하다. 처음부터 이곳이 수익을 발생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시작했고 지금도 역시 수익에 대하여는 신경 쓸 수 있는 상황도 아니기에 자연히 제 봉급에서 이곳 운영비를 충당하게 된다.
그래도 저 나름대로 한달에 운영비로 사용하는 규칙은 가지고 있다. 그것은 봉급의 1/10을 이곳에 투자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동차 운행을 자제하고 전철을 타고 움직인다. 거기서 절약되는 비용으로 운영비를 쓰게 되는 것이다.
개관 후 초반에 몇 백만 원의 비용이 발생하여 참 어려움을 겪었는데 다행이도 그 부족 분 만큼의 기부자와 유료대관이 있어서 그 적자를 메꿀 수 있었다. 그 이후는 제가 매달 이곳에 들어가는 운영비 안에서 한 달 살 수 있는 상황이어서 즐거운 마음으로 운영해 가고 있다.
 
 
◇ 지난 1년간 이 곳에서 많은 전시가 이루어졌는데 어떤 작품들이었나.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는 얼마 전에 돌아가신 고 최민식 선생님의 전시다. 갤러리가 만들어지기도 전에 무작정 부산에 내려가 선생님 집을 방문하여 전시를 부탁드렸는데 그 자리에서 쾌히 승낙을 해 주셨고 또한 인천까지 오셔서 특강까지 해 주어 갤러리가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그것은 작가 섭외에도 도움이 되었고 최민식 선생님이 하던 곳이라는 것이 사진인에게도 신뢰도가 커졌다.
다음을 이야기 한다면 제가 가르치는 제자들의 전시다.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사진찍기를 즐겨하는 제자들의 전시는 저 스스로에게도 의미가 깊은 전시였고 학생들에게도 큰 감동을 준 전시였다.
 
 
◇ 인문학 강좌와 사진 강좌도 많이 해오셨는데, 어떤 내용들이었나
 
처음부터 교육은 사진전문 갤러리의 한 축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갤러리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눈 여겨 보았던 전 연변대학 사진과 교수이면서 현재 상명대학교 외래교수인 이영욱 교수님을 모셨다. 이 교수님의 인문학 강좌는 많은 분들에게 인기가 있어서 매번 강좌 공지를 하면 하루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있다.
 
그 외에 재능대학교 외래교수인 김보룡 교수님의 사진강좌와 그리고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쉬운 사진 강좌가 있어야 한다는 요청에 따라 서울에서 인기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한겨레문화센터의 곽윤섭 기자를 초빙하여 진행했다.
저는 인천에 좋은 강좌를 서울보다 저렴하게 유치하는 것도 역시 사진갤러리의 역할이라 생각한다.현재 이영욱교수는 사진공간의 학예연구실장으로 사진전시에 대하여 작가를 초대하여 전시하는 등 전반적 중요 역할을 해주고 계십니다. 물론 봉사정신으로 해주시는것이다.
 
 
◇ ‘사진공간 배다리’의 계획과 전망은
 
배다리 지역이 인천 사진의 메카가 되기를 바란다. 인천 최초 사진전문갤러리가 이곳 배다리 지역에 있게 되었다는 것을 이제 역사적 사실이 되었다고 본다. 그래서 배다리 특유의 아나로그적 현상을 잘 살려서 사진인들이 모여들고 이곳에서 서로 교제하며 사진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려한다.
그러나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재정의 자립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시장 제2관과 수익을 낼 수 있는 카페도 만들어 질 수 있기를 소원해 보고 재정적 뒷받침을 해 줄 수 있는 후원회도 계획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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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호 2013-05-21 12:14:24

인천 최초의 사진전문 갤러리는 중구 내리교회 아래에 있던 석정화랑 인것 같은데
아닌가요? 삼광조선 이상국 사장님이 운영하시던 사진전문 갤러리 석정화랑~최초가 무조건 좋은건 아니지만 사실은 사실대로 알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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