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온 여름철 설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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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큼 다가온 여름철 설사 이야기
  • 이창희
  • 승인 2013.05.24 1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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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이창희 / 인천사랑병원 소화기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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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이 점점 더워지면서 설사 환자가 진료실을 찾는 경우가 부쩍 흔해졌다. 밤새 설사했어요, 배가 찢어질 듯 아파요, 열나고 온몸이 다 아파요, 토할 것 같아요, 밤새 토했어요 등등 대부분 기진맥진한 상태로 진료실에 들어온다.

  설사는 누구나 몇 번씩은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아주 묽은 변을 자주 그리고 한꺼번에 많이 보게 될 때 설사라 하며, 보통 하루 3~4회 이상이다. 급성 설사는 전 세계적으로 매년 30~50억 명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약 200만 명의 환자가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지금도 1세 이하 영아 사망의 주요한 원인이다.
 
  급성설사의 90퍼센트 이상은 장염을 일으키는 미생물이 원인으로, 바이러스, 세균, 기생충 등의 원충류가 원인이다. 그 외에 항생제, 하제, 제산제 등의 각종 약물, 허혈성 대장염, 게실염 등도 급성설사를 유발한다.
 
  주로 늦가을부터 봄까지 감염성 설사의 대부분은 바이러스이며 지난 겨울에는 모든 연령층에서 골고루 노로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많았다. 대부분의 급성 설사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오염된 음식을 먹거나 손을 잘 씻지 않고 음식을 조리, 섭취하여 일어나지만, 로타 바이러스나 노로 바이러스 등의 경우에는 덥고 습한 여름보다 춥고 건조한 겨울에 더 오래 살아남는데다, 추우면 실내 활동이 많아 사람 간 접촉이 잦아 잘 전염된다.
  급성 설사를 일으키는 세균으로는 살모넬라균, 대장균, 장염비브리오균, 캄필로박터균, 세균성 이질균 등이 원인이다. 특히 동남아시아 등 위생적으로 낙후된 지역에 여행을 하게 되면 종종 설사를 경험하는데(여행자 설사), 위에서 열거한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 들이 모두 원인이 될 수 있다.
 
  설사는 우리 몸의 일종의 방어 기전이다. 자극성이 심하거나 독극물을 먹으면 토하는 것처럼, 설사도 장에 내려온 나쁜 것들을 빨리 내보내는 작용을 한다. 그러므로 성급하게 설사를 막는 지사제를 약국에서 함부로 사먹게 되면 원인되는 세균이나 독소 등의 나쁜 것들이 배출되지 않아 병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대부분의 급성 설사는 대부분 1~2일 사이에 저절로 좋아지기 때문에 원인을 찾아내거나 치료를 한다고 서두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설사로 인해 탈수가 생기면 특히 어린이나 노약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설사를 멎게 한다고 무작정 굶어서는 절대 안 된다. 탈수 증상을 막는다고 이온음료나 설탕이 들어간 음료수를 먹이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은데, 이는 체내 삼투압을 높여 오히려 설사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집에서도 쉽게 탈수 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데, 끓인 물 1 리터에 설탕 4 찻숟가락, 소금 1 찻숟가락의 비율로 섞어 마시면 탈수를 예방할 수 있다. 토하는 증상만 없어지면 평소대로 식사하는 것이 좋은데, 너무 맵거나 기름지지 않은 음식을 섭취하며 차가운 음식, 당분이 많은 음료, 탄산음료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심한 탈수가 동반되거나 하루 6~7회 이상의 설사, 심한 복통, 고열, 혈변, 2일 이상 설사가 지속될 때, 50세 이상 성인에서 심한 복통을 동반한 설사를 할 때, 70세 이상의 노인, 항암제 치료, 장기 이식을 받은 경우처럼 면역이 억제된 경우에는 급성 설사 시 무조건 병원을 찾아 의사의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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