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다리 '달이네' 꼬꼬마 5월 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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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 '달이네' 꼬꼬마 5월 극장
  • 개나리 <우각로신보> 마을기자
  • 승인 2013.05.21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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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세번째 영화<마루 밑 아리에티>
<인천in - '우각로신보' 협약기사 >
 
아리에티.jpg
판타지 애니메이션, 일본, 96분, 전체 관람가, 2010
   슈우는 심장이 약해 수술을 앞두고 교외 시골 할머니 댁으로  요양을 간다. 처음 도착한 날, 정원에서 우연히 아리에티를 만난다. 아리에티는 삼 대 째 마루 밑에서 살고 있는 소인(小人)이다. 아리에티는 바깥 인간 세상에 관심이 많은데 아버지는 인간은 잔인하고 무서운 존재라며 조심하라 한다. 아버지와 아리에티는 각설탕과 휴지가 필요해 슈우네 집에 빌리러 갔다가 슈우에게 들키고 만다. 각설탕을 떨어뜨려 속상해 있던 아리에티는 쪽지와 함께 놓여 있는 각설탕을 발견하는데……. 아리에티와 슈우는 인간과 소인의 우정을 키울 수 있을까?
 
  걸리버 여행기에 버금가는 스토리에  애니메이션 <마루 밑 아리에티>는 극적이지는 않지만, 잔잔히 파고드는 감동이 있다. 슈우 할머니네 정원이 있는 숲은 보는 사람들이 탄성을 지르며 저 집에서 살고 싶다는 얘기들을 하셨다. 고양이가 출연해서 야옹 거릴 때 요즘 집으로 돌아온 달이네 고양이 '반달이'와 '다람이' 중 한 녀석이 '야옹'하고 울어 한바탕 웃었다.
  
영화를 보게 된지 어느덧 세 달이 되었고 얼떨결에 후기를 쓴 지도 그리되었다. 내가 고른 영화를 보는 게 아니라 주인인 나비언니가 추천해 주는 영화를 보는 것이 익숙해졌다. 마치 좋은 책을 추천해주어 잘 읽는 듯한 느낌이랄까?
 
 지난 주말, 가족과 <위대한 개츠비>를 보러 시내 멀티플랙스 영화관에 갔다. 푹신한 의자가 있지만 왜 이리 좀이 쑤시는지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두 시간 남짓을 고생하며 봤다. 달이네 라면 잠깐 쉬고 다시 볼 수 있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영화 얘기로 돌아가서 아리에티와 같은 종족은 각설탕 하나에 티슈 한 장을 몰래 가져가며 인간에게 빌려가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훔쳐가는 게 아니란다.
  우리는 자연으로부터 빌려가는 것이 많은데 당연해 하고, 생득적으로 취할 수 있는 권리를 악용, 자연으로부터 다 가져다 쓰는 게 십상이다. 지구의 입장에서는 우리도 아리에티 같은 소인일텐 데 빌려 쓰는 주제에 함부로 하는 것이 너무 많다. 각설탕 하나를 빌려 쓴다는 당당한 아리에티는 누구를 해치지 않고 지혜롭게 지구와 지내는데 우리는 어떤가.
  5월인데 때 이른 초여름 날씨다. 어쩌면 이런 날씨의 변화도 내 몫의 각설탕을 많이 가져다 쓴 인간의 탐욕과 무지 때문일 것이다. 나부터라도 지구에게 적게 빌려 써야겠다.
 
 달이네 극장에는 다른 영화관과는 다른 점이 몇 가지 있다.
첫 째, 꼬꼬마 극장에서 영화를 볼 때 검은 천을 치지 않고 아예 가게 셔터 문을 내린 뒤 영화를 봐서 진짜 작은 소극장 또는 다락방에서 영화를 보듯 비밀스럽고 어두컴컴하다.
 
둘 째, 보통 영화관에서는 조용히 소곤소곤 말하거나 아예 말할 기회가 박탈(?)된다. 그러나 여기에선 인도에서 발리우드 영화를 보는 것처럼 간단하게 서로 말하고 떠들 수 있어서 긴 상영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즐길 수 있다.
 
셋 째, 커피 및 영화를 보는 분들이 싸 오신 간식거리가 있어 배가 금세 통통해지는 게 꼬꼬마 극장의 매력이다.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는 팝콘과 콜라로 배를 채우겠지만 여기는 떡과 빵, 과일 같은 건강한 먹을거리가 더 환영 받는다.
 
마지막으로 영화를 보고 난 뒤, 불을 켜고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얘기를 나누는 것도 다르다. 영화가 끝나면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빨리 자리를 뜨는데 달이네에서는 영화가 끝나고 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두런두런 나눠 정겹다.
 
멀리 서울에서 괜찮아 님께서 처음 오셨는데, 책도 보고 좋은 영화와 먹을거리를 나눠 참 좋다고 하셨다. 다음에도 또 참석하시겠다고 말씀하셨다. 점점 달이네 월요 시네마의 매력을 알아주시는 분들이 생기니 나도 그냥 참 좋다. 다음 볼 영화가 기다려진다.
 
* 위 글은 꼬꼬마 극장 관객이자 <우각로신보> 마을기자인 개나리님의 글입니다. <우각로신보>의 더 많은 글을 보고 싶으시다면 요기로 -> http://cafe.daum.net/dasalimhttp://cafe.daum.net/dasalimcafe.daum.net/dasalim
 
 * 5월에는 가정의 달 특집으로 애니메이션을 상영했고, 6월에는 그동안 꼬꼬마극장에서 관람한 관객들이 추천하는 영화로 진행됩니다. (문의 : 달이네 쥔장_011.9007.3427)
 
 *<달이네>에 대한 글은 <인천in>소개된 글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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