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행복지수가 OECD 꼴찌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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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행복지수가 OECD 꼴찌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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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5.0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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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삶에 만족하는 정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와 한국방정환재단이 공동으로 조사해 유니세프의 연구결과와 비교해보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6개국 중 최하위였다는 것이다. 제88회 어린이날을 앞두고 접하는 소식에 마음이 무겁다. 삶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과 태도를 마음의 기저에 착근시키고 미래를 향해 적극적인 자세로 새싹들이 자라고 있을 때 우리 사회의 미래는 밝고 기대에 찰 수 있기 때문이다.

두 기관이 전국 초교 4학년~고교 3학년 학생 5천437명을 상대로 '2010 한국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의 국제비교'란 주제로 설문조사한 결과, '삶에 만족하는가'라는 질문에 53.9%만이 '그렇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두 명 중 한 명은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만족도가 가장 높은 네덜란드의 경우 무려 94.2%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한국의 수준은 OECD 평균 84.8%보다도 30.9% 포인트나 모자란 수치다. 지난해 조사 때 우리 어린이.청소년 삶의 만족도가 55.5%였던 점을 생각하면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갖게 한다.

조사대상자들은 '주관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다(26.5%)'와 '소속감을 느끼지 못한다(18.3%)'라는 항목에서도 OECD 국가 중 최악의 비율을 나타냈고, '외로움을 느낀다(16.7%)'라는 응답률도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여러가지 스트레스를 겪고 있지만 학업과 관련된 것이 가장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행동과 안전' 등 일부 항목에서 중상위를 차지했지만 삶 만족도나 학교생활 만족 등 6가지 부문을 합산해 점수로 표준화한 '주관적 행복지수'는 OECD 평균을 100점으로 봤을 때 65.1점으로 맨끝이었다. 미래 주역들의 현재 행복도가 비교대상 국가 중 꼴찌라는 말이다.

이들이 행복의 요소로 지목하고 있는 대상의 변화도 시사하는 바 크다. 행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고등학교 입학 전까지는 '가족'이 가장 많은 답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고1년과 고2년 전후에는 '가족' 응답자가 '돈'이라고 응답한 숫자와 비슷하거나 약간 상회하는 양상을 보이고, 고3년 때는 '가족' 응답자(22%)보다 '돈' 응답자(28%)가 더 많았다. '돈' 응답자가 늘어가는 것은 현실에 눈을 떠가는 인간의 사회적 발달상 당연하겠지만 가족에 대한 개념이 너무 빠르게 무너지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을 지울 수가 없다. 최근 실종아동이 급격히 늘어나는 현상을 놓고 "예전보다 가정의 관심과 돌봄 기능이 약해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는 한 경찰 관계자의 말이 귀를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이러한 환경과 정서 그대로 이들이 성장한다면 우리는 희망이 없다. 이들이 자라 바로 성인이 되고 우리 사회의 견인차가 되는 것이다. 미래 주역들이 건전한 정서와 사고방식을 형성해 나갈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는 더욱 관심을 쏟고 필요한 제도의 구현과 실천에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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