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를 다스리는 채식식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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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를 다스리는 채식식단
  • 이현주
  • 승인 2013.09.09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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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과 함께하는 한방 채식여행]⑤ 이현주/기린한약국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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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다. 오락가락하는 기온변화로 감기에 걸려 고생하는 분들이 많다. 보통 감기에 걸리면 병원이나 약국에 가서 항생제를 처방받아 빨리 낫고 싶어한다. 그러나, 감기는 우리 몸의 면역력을 단련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므로, 상황이 허락한다면 몸의 자연치유력을 통해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해보면 어떨까?
 
감기는 초기관리가 중요하다. 바이러스가 아직 몸에 깊이 들어오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잘만 대응을 하면 물리치기 쉽기 때문이다. 우선, 감기진행순서대로 한번 살펴보자.
 
처음에 아.. 감기에 걸리나보다.. 싶을 때 얼른 대처하는 게 좋다. 코가 맹맹하다거나, 목이 간지럽고 부은 기분이 들거나, 재채기에 오한이 들고 뭔가 컨디션이 깨지는 기분이 들 때 말이다. 감기 초기에는 바이러스가 피부 바깥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잘만 대응한다면 감기로부터 빨리 벗어날 수 있다. 감기에 걸린 지 3일 이내에는 찬바람을 쐬거나 샤워를 하면 땀구멍을 활짝 열어 몸에 찬 기운이 들어가게 되므로 주의하자. 그러다가 바이러스가 얼씨구나 좋다 하고 더 깊이 들어가 버리면 감기약을 오래 달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박하차나 감잎차를 마시고, 땀을 낼 수 있는 생강과 계피를 넣어 야채스프를 끓여 먹으면 땀을 내면서 소화기점막을 따뜻하게 하므로 도움이 된다. 음식은 따뜻하게 먹도록 하자. 감기약을 먹으려면 이때 먹는 게 가장 적당하다.
 
감기가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 몸의 기운이 많이 떨어지게 되므로 면역력을 북돋우는 섭생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이것은 몸의 정기가 외부로부터 들어온 사기와 싸우다가 지쳐버리기 때문인데, 아군의 힘을 실어주려면 에너지를 보충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이 시기의 바이러스의 위치는 피부바깥 쪽에서 좀 더 안쪽으로 들어 와 있는 상태이다. 따라서 우리 몸에 자기 진영을 구축하려는 적군의 기세가 만만치 않은 상태라고 볼 수 있으므로, 영양 섭취, 비타민제 복용 등을 함께 고려하여야 하며, 푹 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허약해진 몸을 보충하기 위해 자극성 음식이나 고단백 고지방의 동물성 식단으로 식사하는 것은 금물이다. 감기로 인해 몸의 기운이 허해져 있으므로 소화에 부담이 없으면서 담백한 채식이 도움을 준다. 소화를 시키는 데 사용되는 시간과 에너지를 줄여주면서도 영양이 풍부하고 흡수가 잘 되는 야채와 견과류를 넣어 끓인 영양죽이나, 부드러운 연두부를 이용한 요리,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야채과일 주스 등을 자주 마셔주면 좋다.
 
한 달 이상 지속되는 감기는 잘 잡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감기 후에 기침이 남아 있어 일 년 동안이나 계속 기침을 하고 있다는 분들을 종종 보았다. 이 분들의 경우는 바이러스가 장부 깊숙히 자리를 잡아 몸의 기운을 약하게 만들고 자기본거지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또한 오랜 기침으로 기운의 소모가 크고, 몸의 면역력이 많이 저하되어 있어 폐결핵이나 천식 등의 만성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보다 근본적인 체력관리와 체질개선을 위한 섭생법이 필요하다. 기관지 점막에 가래가 많아 기침이 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마, 도라지, 은행 등을 요리에 응용하면 좋다. 항산화제가 풍부한 마늘과 양파 등의 향신료도 몸을 따뜻하게 하면서 도움을 준다. 매실이나 오미자로 담근 발효액을 자주 마시고,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평소보다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기초체력을 다지기 위해서는, 한 달 이상 지속적인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생활방식으로 바꾸어야 한다.
 
몸에 찾아온 감기는 단순히 기침과 콧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방식과 몸의 환경을 바꾸라는 자연의 신호이기 때문이다. 감기에 걸렸을 때, 몸과의 대화를 천천히 시도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생활방식, 식습관, 여가활동, 주변 동료와의 관계 등을 점검해볼 수 있는 계기로 삼는다면 병은 우리의 적이 아니라 친구가 될 것이다. 채식은 기후변화를 해결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변덕스러운 날씨가 반복될수록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많아지므로, 평소에 채식을 하면서 기초체력을 다지고 지구환경을 보호하는 것이 여러모로 근본적인 치료법이 될 것이다.
 
[ 감기의 종류에 따라 섭취해야 할 식품들 ]
 
* 요리에 응용하거나 차로 우려마시고, 달인 물을 약처럼 마셔도 좋다.
초기감기에 열이 나면서 눈, 코, 목에 가벼운 염증이 있을 때
박하, 국화, 표고버섯, 매실, 귤피, 생강, 계피, 국화
목감기로 편도선이 부었을 때
무즙, 죽염, 배즙, 검은콩, 매실, 마늘, 국화, 도라지
기침과 가래가 많을 때
연근, 파흰뿌리, 귤피, 은행, 배, 머위, 생강 , 도라지, 오미자, 매실
감기를 평소에 예방하려면
감잎차, 현미밥채식, 야채과일주스, 견과류를 잘 챙겨먹고 규칙적으로 식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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