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이웃 위한 무료투석은 안되나요?"
상태바
"힘든 이웃 위한 무료투석은 안되나요?"
  • 양영호 기자
  • 승인 2013.09.29 09:31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인천모퉁이복지재단 백락운 이사장
제목 없음.jpg 
                백락운 인천모퉁이복지재단 이사장


"점점 내몸이 죽어가”
비영리 사회복지법인 ‘모퉁이재단’을 이끌고 있는 백락운 이사장은 가슴 아픈 전화를 받았다. 무료에서 유료로 의료 환경이 변하면서 인천재활의원을 이탈했던 환자의 전화였다.

2003년부터 시작된 모퉁이재단은 형편이 어려운 만성 신부전증 환자에게 본인부담금을 받지 않고 무료로 신장투석을 해왔다. 하지만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신장투석도 의료법 위반이라는 통보를 받으면서 지난해부터 무료 신장투석은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환자수는 50%정도로 줄어들었고 예전에 치료를 받던 환자들의 안타까운 전화가 자주 온다고 했다.
“사실 무료로 신장투석을 해주는 것에 대해 일반 의료계에서 큰 반발이 있었죠. 결국 무료 신장투석이 불법이라는 통보를 받으니 투석 서비스를 중단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갑자기 유료로 변하자 환자들은 재단에 손가락질을 하며 100여명이 재활의원을 이탈했다. 하지만 이곳 재활의원은 투석을 위한 모든 장비들이 갖춰져 있고 대형병원 만큼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는 "수익 목적 병원은 돈에 따라 서비스를 줄일 수 밖에 없어 환자들이 힘들어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이곳을 그리워 하는 사람들의 전화가 가끔 온다”고 아쉬워 했다.
인천재활의원은 신장투석 전문 의료시설을 갖춘 곳으로 내적장애인(내부기관장애)을 대상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지난해까지 무료로 신장투석을 해준 인원은 대략 36만명으로 금액으로 따지면 수십억에 이르는 엄청난 액수지만 백 이사장은 힘없고 어려운 이웃을 위한 무료투석을 당연한 일로 받아들인다.
“사실 모퉁이재단을 운영하기 전에는 수십억원을 움직이는 기업체 CEO였다. 그래서 가족 뿐만 아니라 주위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재단일을 하겠다고 했을 때 대부분이 반대했다. 머리는 이일을 하지 말라고 했지만, 결국 그들의 삶을 보고 이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언제나 낙천적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던 백 이사장이 어려운 재정 상황을 묻는 질문에는 얼굴이 어둡게 변했다.

DSC01519.JPG
“내 자비를 들고 재단에 들어왔지만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도 한계가 있다. 아직도 인천에는 단돈 1만5천원이 없어 신장투석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목숨을 이어가기 위한 투석도 돈이 없어 줄이다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어 가슴이 아프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또한 그는“만성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60세 이상 노인이기 때문에 사회적인 목소리를 내는데 한계가 있다. 만약 이들이 보다 젊었다면 지자체에서 이들을 외면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 이사장은 정부와 시, 구가 조금만 더 내적 장애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큰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단돈 몇 천원이 없어 투석은 커녕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사람들을 조금만 더 생각해 줬으면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신체 장애만 장애로 인식하고 내적장애를 장애로 보지 않는 경우가 많아 지원도 쉽지 않는 것 같다. 내적 장애도 신체장애 못지않게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이기 때문에 지자체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IMG_3440.JPG
백 이사장은 미래를 묻는 질문에 낙천적인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앞으로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예전처럼 지원도 이뤄지고 후원사업도 제대로 이루진다면 신장투석이 필요한 어려운 사람들이 무료로 재활의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또한 고령의 어르신들은 투석을 하고나면 4~5kg이 빠져 집으로 돌아가기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여유가 되고 여건이 된다면 재활의원과 병행할 수 있는 요양원도 운영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웃으며 얘기했다.
IMG_2669.JPG
백 이사장은 마음으로 모퉁이재단을 지원하고 있는 420명에 대해서도 고마움을 표했다.
“사실 모퉁이재단은 후원하는 사람들 중에 90%는 자발적으로 마음으로 후원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들이 가장 큰 도움이자 모퉁이복지재단을 지탱하는 힘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백 이사장은 모퉁이재단을 이끌어 가기 위한 새로운 사업도 추진중이다.
“전국으로 발행되는 시니어 잡지를 준비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를 위한 잡지를 통해 부수적인 수입을 재단에 쓰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사기치지마 2014-03-01 21:49:25
그동안 엄청 해먹었으면서 뭔 죽는소리하는건지? 본인부담금 안받아도 충분히 먹고살만 했을텐데... 봉사하고 싶으면 본인부담금 안받을거면 청구도 하지 말아야지 그래야 진정한 봉사 아닌가? 정 투석환자 도와주고 싶으면 전국에 있는 모든 투석환자를 대상으로 오픈해서 투석비용을 지원해야지.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