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민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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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민배우'다!"
  • 김영숙 기자
  • 승인 2013.11.2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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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체 작은극장, 12월 1일부터 시민참여 프로젝트 <그녀들의 반란>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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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극장 돌체가 12월 1일(일)부터 5일(목)까지 시민참여 프로젝트 제6기 공연 막을 올린다. 2008년부터 시작한 시민참여연극 프로젝트는 ‘왕년에’ 한 번쯤 연극배우가 되고 싶었거나, 관객으로서 설렜던 마음을 무대에 고스란히 얹고 싶은 시민들이 처음 연극무대에 서는 자리다. 이번 공연 <그녀들의 반란>도 연기경험이 전혀 없는 ‘시민배우’의 가슴 두근거리는 체험으로 막을 올리며, 올해로 6기째다.
 
27일 밤 여덟시 반쯤 남구 문학동에 있는 작은극장 돌체를 찾았다. 돌체 소극장 대표이면서 이번 공연의 감독을 맡은 박상숙씨와 배우들이 저녁식사를 막 마치고 연습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배우들이 극장으로 내려가 먼저 연습을 하는 동안, 기자는 박 감독과 이번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신기하게도 참 열심히 합니다
“한 달 정도 연습하고 있는데 신기하게도 참 열심히 합니다. 처음 연극하는 분들이니까 기본적인 연습에 중점을 두고 여러 방법을 동원해서 몸을 풉니다. 평소에 안 쓰는 허리곡선을 풀기 위해 훌라후프나 줄넘기도 많이 하죠. 그 다음에는 연극적인 기법으로 발성(호흡) 연습을 합니다. 기본은 아주 간단합니다. 호흡을 많이 먹어야 큰소리가 나옵니다. 공기 중에 있는 산소를 매번 먹지만 귀중함을 잘 모르잖아요.”
 
연극하려면 무엇보다 체력이 중요해
“라커든 성악하는 사람이든, 연극하는 사람이든 다 이 모음부터 호흡량을 조절해요. 그 다음에 여기다 정확한 발음을 위해서 자음을 접목시킵니다. 입 모양이나 혀의 위치에 따라 자음이 다르게 만들어져요. 평소 쓰고 있는 말이지만, 새롭게 연쇄동작으로 배워보는 거죠. 모음 자음 발음연습을 합니다. 더 중요한 건 체력을 키우는 일입니다. 한 시간 동안 딴 인생을 산다는 거, 무대라는 게 제한된 공간이잖아요. 제한된 공간이다 보니까 그 일어나는 일들을 소리로써 전달을 많이 해줘요. 상황들을 소리로써 전달해주는데, 그 상황을 전달할 수 있는 것은 체력입니다. 발성 발음, 호흡 연습을 체험했으면, 한 시간 동안 어떻게 나눠 뛸 것인가 고민해야 합니다. 마라토너처럼, 끝까지 성공적으로 뛰려면 언덕이라든가 S코스를 자기 나름대로 스타트라인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고….”
 
배우들이 연습하면서 극 중 나이로 변해가
“대본이 들어오면 어떤 분야에 따라 달리고, 어디선 천천히 가고, 어디선 뭔가 울기도 하고 지치고 뭐 이런 것들을 표현하는 게 희곡대본이라고 생각한 거예요. 이런 것들을 한 시간 동안 나눠줄 수 있는 기초적인 체력이 중요하죠. 배우들은 두세 달 준비하면서 갖춰지는데, 일반인들은 금방 싫증도 나고, 이걸 왜 해야 하는지 힘들어집니다. 연속적인 걸 힘들어 하죠. 운전 처음 했을 때 고속도로를 어떻게 들어가지, 하는 느낌과 비슷할 거예요. 그런 부분들을 중점으로 훈련시키고, 그 다음이 희곡이죠. 그때부터 대입을 하는 거죠. 그때부터 연출이 많이 참여하지 않아요. 배우들이 연습하면서 극 중 나이로 변해갑니다. 참 신기하죠. 한 분은 짧은 기간에 단식을 해서 3킬로그램도 뺐습니다. 뭔가 하고자 하는 일이 있으면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거죠. 시민배우로 무대에 선다는 게 일생에 한 번 맛볼 수 있는 거라서 온힘을 다 바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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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을 가져도 좋을 만큼 노력해
“시민프로젝트 연출로서 기대하는 건, 저 분들이 살아온 생애 속에서 비슷한 부분이 나왔을 때 자기화시켜서 끄집어내도록 하는 거죠. 그래서 에너지를 키워주는 건데, 여태까지 잘 하셨어요. 아주 신선해요. 기존의 연극배우라면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를 찾으면서 당위성 찾고 연출하고 당위성 찾고 왜 아베마리아가 들어와야 하나 논의를 하는데, 여기서는 본인들이 찾으면 아, 좋다 하면서 작품 자체를 이 분들 걸로 만드는 거죠. 시민프로젝트라고 얘기하고 출범해서 6기짼데, 그런 면이 신선하고 아주 좋아요. 시민프로젝트가 계속 갈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공연은 성인 2만원, 학생 1만원이에요. 어떤 면에서는 아마추어가 공연하는데 왜 돈을 받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와서 보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자존심을 가져도 좋을 만큼 노력들을 하세요. 중요한 건, 6회 공연을 하면 지인들이 공연을 보러 하는 사람들이 다 들어와지니까 자기 관객들이 데리고 오잖아요. 만약에 관객을 데리고 오지 않는다면 본인이 자신 없는 거예요. 어떤 기수에서는 시골에서 전세버스를 내서 오기도 했어요. 본인이 만들어가고, 사람들을 초대하고… 그 과정 속에서 사람들한테 얘기도 듣고, 저 분들이 갖고 있는 시너지가 많아요.”
 
한 기수가 올라갈수록 전설을 만들어간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분들은 다 일하세요. 한 분은 영어학원 운영하다가 잠깐 쉬면서 해오던 부업을 하는 사장입니다. 또 한 분은 무료양로시설 영락원 원장입니다. 젊은 친구는 경관조명을 하는 오너인데, 우리 CMS회원입니다. 광고가 뜨자마자 금방 신청을 했죠. 또 한 분은 사업을 하는 분이고요. 다들 자기 삶에서 자기의 표정을 갖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첫째 조건이 CMS 회원입니다. 제 생각에 일 년에 연극을 한두 번 보는 관심이 있어야 한다고 봤습니다. CMS 회원들이 맨처음 정보를 접하니까 가장 먼저 신청해오는 거죠. 뒤늦게 광고 보고 찾아오는 분들이 있는데, 참 미안합니다. 어제는 5기로 참여한 사람들이 와서 새벽까지 있다가 갔어요. 후배들이 연습하니까 위로한다고 찾아온 거예요. 그 친구도 작년에 공연은 하고 싶은데 막상 길이 없던 거예요. 음악을 하고 끼도 있던 친군데, 이런 CMS 제도가 있다는 걸 알고 광고가 뜨자마자 가장 먼저 신청해서 왔어요. 우리도 깜짝 놀랐죠. 우리 시민프로젝트가 젊어지나보다 했거든요. 그 친구가 여기서 공연 끝나자마자 송승환씨가 하는 난타 새로운 프로그램을 하게 됐어요. 내일 모레 공연 때는 일본 공연을 간다고 미리 온 거예요. 여기서 처음 한 건데, 결과적으로 여기서 스펙을 쌓은 거죠. 음악 쪽에 재능도 있고 끼도 있었던 거죠. 또 송승환씨 같은 경우는 예전에 이웃에서 공연을 해서 ‘돌체’에서 왔다고 하면 유심히 봤겠죠. 5기의 자랑이기도 하고, 언니들이 참 예뻐합니다. 하여튼 그렇게 전설을 만들어가는 거죠.”
 
열심히 사는 사람이 연습도 열심히 한다
“기수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다섯명 여섯 명 되는 것 같아요. 실상은 내일, 모레가 관건이에요. 집에 안 들어가고 아까 가지고 왔던 소품, 조명들과 계속 같이 들어가는 거죠. 이렇게 늦게 모이니까 새벽까지 연습하죠. 밤샘 작업을 합니다. 일단 모이면 술이나 밥을 먹으면서 몸을 풀고 한 번 맞춰본 다음 쉽니다. 그러다가 새벽 네시 정도에는 극장 앞 6차선 도로도 조용해지고, 극장 자체가 고요해집니다. 그때부터 런으로 쫙 가보면 배우들이 자기 목소리를 듣게 돼요. 뭐가 잘못 됐는지 대번에 알 수 있죠. 시민참여 프로젝트에 참여한 분들은 연극배우들이 몇 년 해서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이렇게 단번에 배울 수 있습니다. 대부분 자기 일에 치열하게 살아온 분이라서 가능한 것 같아요. 의욕이 있어서 처음에 신청했다가 연습과정에서 무척 나약해지는 분들이 많아요. 시어머니가 계속 전화를 하고, 남편이 짜증을 내면 견디기 힘들어지는 거죠. 본인 스스로 내일 아침에 아이에게 챙겨줄 게 있는데 내가 부실하구나, 이런 자책감들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가정주부로 사는 게 싫어, 나를 찾는 일을 해야겠다고 하지만 막상 나와서 부딪치면 결국 가정으로 묶여 있더라구요. 또 고루하게 있다가도 자기를 찾겠다는 의지가 워낙 강하면 뛰쳐나오게 됩니다. 남편을 비롯해 식구가 서로 맞춰가는 계기로 돌리기도 하구요. 프로젝트를 꾸리면서 언제나 느끼는 점이지만, 사회에서 치열하게 산 사람들이 무슨 일이든 치열하게 해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스스로 욕심도 많구요. 예전에 어떤 분이 참여했을 때는 하도 전화가 오니까 걱정이 됐어요. 그런데 그 분은 주변상황을 원만하게 잘 해결하면서 끝까지 갔어요. 참 열심히 했어요.”
 
“시민참여 프로젝트는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고 계속 이어가는 겁니다. 개인이 찾아가는 거지만 결국 문화환경 조성이 이렇게 시작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문화는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잖아요. 연극을 할 만한 환경을 어떻게 만들고 활성화하나 맨날 말해야 소용없는 거구요. 직접 경험하고 체득해야 진정하게 알 수 있는 거죠. 물론 여기에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 분은 이 프로젝트가 100기 이상 전통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고 합니다. 처음 참여해서 연극에 대한 역사가 없는데도 참 재미있어 합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배우들은 처음에는 많이 부끄러워해요.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들어가면 그렇지 않아요. 마음 속에는 자신감이 충만하죠. 예를 들면,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의상이 이런 저런 게 필요하다고 말했을 때, 이 분들은 욕심에 의해서 질러본다고 옷을 사왔어요. 사진 찍는다고 하니까 드레스를 사왔어요. 잘 해보겠다는 욕심도 대단들 하세요. 그리고 이 팀은 서로 감싸고 같이 가려고 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요. 개인적인 일들로 빠지게 돼도 다 이해하고 한 분도 낙오하지 않고 같이 가려고 합니다. 공연이 끝나면 주변 사람들의 질타든 찬사든 모두 추억으로 남죠.”
 
1기부터 5기 선배들이 후배에게 힘을 줘
“2008년부터 시민참여 프로젝트를 꾸려오면서 사람들의 받쳐주는 힘이 참 대단하다는 걸 느낍니다. 1기부터 5기까지 선배기수가 6기한테 힘을 줍니다. 또 다른 소사이어티가 형성되는 것 같아요. ‘돌체시민연극배우 모임’이라고 해서 늘 소통하고 있습니다. ‘참여연극 합니다’라는 글이 올려지면 댓글이 이어지죠. 서로 날짜를 조율하면서 언제 공연을 보러갈까 이야기를 나눕니다.”
 
숨 쉬는 공기처럼 문화 환경을 만들어야
“우리 극장은 120석이라 경쟁력도 없잖아요. 그래도 들어가는 예산은 많구요. 우리 공연하는 시기에 똑같이 맞물려 여기저기에서 무료 축제가 빵빵 터지면 난감하죠. 소극장의 역할을 전혀 할 수가 없습니다. 후대들이 어떤 공연을 볼 건지 선택의 여지를 줘야 하는데 여기저기서 무료로 하다 보면 열악한 상황에서 좋은 공연을 만들어내는 건 불가능하죠. 차별화하고 특성화한 공연을 보는 일 자체가 힘들어지는 거죠. 어느 소극장엘 가면 언제나 그 공연르 볼 수 있어 찾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그런데 소극장의 역할이 없어지면 문화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늘 숨 쉬는 공기처럼 문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물리적 환경만 중요하다고 여기니 큰일입니다. 전문가들이 죽을 수밖에 없어요. 장기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때그때 필요한 것만 채우다 보면 뭐든 지속 가능할 수 없습니다. 시민들 틈에서 자라는 게 시민문화가 아닐까요?”
 
“그 동안은 겁 없이 끝까지 잘 하면 된다는 의협심으로 버텼어요. 그런데 이제 그게 가능할까 싶어요. 예능이 얼마나 다양해요? 무용이든, 음악이든… 시민들 속에 들어가 싹이 틔어져 있는 게 많은데 더 유지할 수가 없습니다. 문제는 수년 전에 연극하던 사람들은 지금 하나도 견디지 못하고 나가떨어졌습니다. 들어가는 돈은 빤하고, 예산을 못 받아도 서럽구요. 사무실 하나 운영하면서 나오는 게 없는데, 극장 하나만 있으면 잘 할 것 같은데 실상은 그렇지 않거든요. 경영진이 들어오면 서민문화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구요. 나름 고민이 많아요. 사람들이 보기에 한 가지 길만 고집하고, 왜 저렇게 자기식으로만 살아갈까 하는 사람을 묵묵히 바라볼 수 있는, 지향할 수 있는 점을 바라보는 사회가 돼야 하지 않을까요. 전문가들이 살아야 시민들이 찾아가 문화를 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요즘엔 모두 통일돼서 차별화도 되지 않고 특성도 없습니다.”
 
“사회구성원이 돌체가 필요하다고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까 고민하고 있어요. 아카데미를 가져야겠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일단 아이들부터 사회 한편에서 다양성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축제, 미디어축제를 가서 느낀 건데, 배우들 하나 하나가 내는 응집력이라는 게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름대로 자기 나라에서 열정을 가지고 살다와서 여기 와서 풀어내는 자신감, 자만감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가족이 손 잡고 네다섯 번 와서 보는 걸 보는 문화정책하는 쪽에서 간과하면 안 되는데, 한 번도 보러오지 않는 사람이 우리를 질타를 해요. 안타까운 일입니다.”
 
시민프로젝트는 ‘욕구’다
“시민프로젝트는 ‘욕구’입니다. 옆에서 서포팅하고, 테라피 효과가 있다고나 할까요. 치료하는 거죠. 일상에 지친 자기만의 뭔가를 찾아보려는 거라고 봐요. 주변 사람들이 던져주는 한 마디가 자양분이 될 것 같아요. 여건이 빨리 마련되면 여러 사람이 자신을 발산하고 배울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어요. 인천 인구가 300만인데, 그런 곳이 꼭 필요하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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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옮겨 ‘시민배우’들이 연습하는 극장으로 갔다. 배우들은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었다. 박 감독이 기본 연습부터 다시 하자고 말했다. “발성부터 하고 갑시다.” 배우들은 훌라후프를 돌리면서 큰 소리로 삼백 번을 센다. 그 다음은 줄넘기 연속해서 백 번. 소극장 안에 숨소리, 줄 넘어가는 소리, 바닥에 발 떨어지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그 다음은 오른 발 뒤로 빼고 다섯 번, 발 바꿔 하나 둘 셋 넷 다섯. 이번에는 안에서 바깥으로 후려치기. 이어서 엎드려 왼손 위에 오른손 얹고 허리 펴고, 반대로 오른손 위에 왼손 얹고 일어났다 숙였다를 반복한다.
 
그 다음 발로 차기. 다음 상체는 가만히 있으면서 허리만 돌리기. 손을 위로 올려서 요사스럽게. 시선! 땅을 보지 마세요! 그 다음 고개를 최대한 젖히고 속으로 20까지 세고, 그 다음엔 반대로. 이번에는 노래를 합니다. “첫 음 잡고!” 곧이어 배우들은 사노라면, 아침이슬을 큰 소리로 부른다. 그 다음에는 둥글게 앉아서 ‘재밌다’는 감독 말에 모두 배꼽빠지게 웃고, ‘슬프다’는 말에 갑자기 큰소리로 울고, 또 다시 되풀이. 그 다음에는 “먹고 빼고, 먹고 빼고.” 배우들은 “가 나 다 라…”를 외치고 곧이어 “가갸거겨고교구규그기… 하햐허혀호효후휴흐히”를 여러 번 되풀이한다.
 
 “자, 지금부터는 하고 싶은 말을 평소 말하는 대로 하세요.” 중얼중얼, 세 배우는 아주 열심히 수다(?)를 떤다. “준비, 하면 배에 호흡이 꽉 차 있어야 합니다.” 가나다라마바사아자차카타파하. 이번에는 스텝 연습입니다. 뒤로 돌아, 빠르게 앞으로 걷는다, 시선은 땅 보지 말고, 빠른 걸음 느린 걸음, 가장 빠르게 걷기, 땅 보지 말고, 다시 빠른 걸음, 성큼성큼 안 됩니다. 이제 천천히 걷기, 자기 속도에서 가장 천천히 걸어보세요. 어떤 행동을 하고서 땅을 보거나 딴 짓을 하면 안 됩니다. 이번에는 다리를 스쳐서 걸어보세요.
 
 
이번에는 연극 연습. 한두 번 대사를 잊기는 했지만, 이들은 사십 분 동안 열심히 연습을 했다. 이들이 연습하는 광경을 지켜보면서 한 달 동안 얼마나 연습했는지 단박에 알 수 있었다.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대사를 익히고, 동작을 익히고… 더욱이 이들은 낮에는 생활전선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생활인이 아니던가. 일을 끝내고 와서부터 새벽까지 연극 속에 빠져들어 연습하면서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나. 아니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내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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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를 먹으면서 그들의 수다를 엿들었다.
“노래방을 갔는데요, 노래하는 톤이 달라졌대요. 발성하는 톤으로 바뀌었대요. 예전에는 노래를 부르거나 소리를 지를 때는 끝소리가 잘 안 나왔어요. 그랬는데 한 달 동안 연습하면서 참 달라졌어요.”
“낮에 일하면서 새벽까지 연습하는 게 힘들죠. 그런데도 힘이 나요.”
“집에서 연습하면 애들이 도와줘요. 아빠가 연극하는 걸 꼭 보고 싶대요.”
 
밤참을 먹고 힘을 낸 이들은 오늘도 새벽까지 연습할 계획이라고 했다. 밤 열두시를 바로 앞두고 작은극장을 나서는데 바깥 공기가 맵다. 그래도 춥지 않았던 건, 이들의 열기가 온전히 전해졌기 때문이리라. 본 공연에서 이들은 또 어떠한 에너지로 무대를 메우고, 또 다른 '예비 시민배우'인 관객을 놀래킬 것인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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