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인들의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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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인들의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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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1.1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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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조화현 / i-신포니에타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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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다. 사람들은 저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며 덕담을 늘어놓는다.

찬바람이 불어오는 계절 1월, 2월은 문화 예술인들에게는 칼바람을 맞는 것 이상으로 다른 사람들보다 더 추위를 느끼는 계절인 것 같다.

 

굳이 문화예술인들의 소득에 관한 통계자료를 들춰보지 않더라도 이 시대에 기금에 의존하지 않고 활동을 하는 문화예술인들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체감한다.

대부분의 문화예술인들은 지원금을 받아 문화 활동을 하거나 후원을 받는다. 그러나 그 후원이라는 것이 그리 녹녹치만은 않다. 그래서 여기저기 사이트를 검색하여 공모를 찾아내고 지원신청을 한 후 선정이 되면 계획에 따라 문화활동을 실행하고 평가를 받고 정산의 절차를 거친다. 그렇지만 공모에 의해 이루어지는 문화활동들은 주로 3월에서 11월 사이에 있는 게 보통이며 나머지 기간은 다시 새로운 기획을 세워 계획서를 만들어 공모신청을 준비하는 기간들인 셈이다. 결국 공모에 의존하는 문화인들 대부분은 1월부터 3월 가량은 지원금도 활동비도 없이 생활해야한다. 이것이 지원금에 의존하는 문화인들의 폐해이며 문제점이다.

그렇다면 문화예술인들이 홀로 자립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 자립을 하는 구조가 사실은 쉽지만은 않다.

 

2013년 많은 공연을 해온 i-신포니에타는 12월27일 연수구 송년음악회와 28일 부평아트센터송년음악회를 성황리에 마치고 지금까지 휴식기를 갖고 있다. 3월에 새롭게 지원 받은 사업이 시작되기 전 까지는 초청공연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공연을 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물론 열심히 달려왔으니 쉬는 건 당연한일이지만 잠시 쉬는 것과 일이 없어 쉬고 있는것과는 차원이 조금은 다르다는 생각이다.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깊은 겨울잠을 자고 나면 좀 나아지려나?

혼자 활동하는 경우와 달리 단체일 경우 그 심각성은 더하다. 올해로 10년째 공연단체를 운영해오며 늘 1월부터 3월 심지어 12월부터 5월까지 어떠한 기금도 초청공연도 없이 운영 할 때면 정말 갖가지 걱정거리, 억압, 무거운 생각들로 잠 못 이루기 일쑤다. 마치 일자리를 잃은 가장이 입 벌리고 기다리는 가족들을 생각하며 어깨가 처지는 느낌이랄까?

 

월급보다는 비정기적 급여로 생활하는 예술인들이 더 많은 이 시대에 2011년, 먹을 게 없어 굶어 죽은 최고은 작가의 죽음이 시발점이 되어 11월18일 ‘예술인복지법’ 제정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예술인에게 실질적인 지원은 이루어지지 않고 형식적이며 생활지원에 대한 혜택은 미비하기 이를 데 없는 형편이다. 하물며 예술인들조차 예술인 복지법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으니 정작 예술인들에게 가장 필요하고 절박한 복지법이 무엇일지 관심 있는 사람들이 함께 고민해봤으면 좋겠다.

 

사람들은 흔히 자립 또는 자생성이란 말을 많이들 한다. 자생성이라는 말은 어느새 모든 예술인들의 모토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문화예술인의 한사람으로 멀고멀게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예술인들도 정확한 직업군으로 분류되어 생활이 가능한 날을 만들어 내는 게 문화예술단체를 이끌고 있는 필자의 과제이기도 하다.

 

갑오년(甲午年)을 맞이하고 있다.

내년 이맘때쯤엔 새롭고 따뜻한 겨울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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