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작품, 이렇게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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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작품, 이렇게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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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2.0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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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규환 교수 ‘시각언어의 비판 - 서양미술작품의 정치의 미론’ 출간

우리시대의 ‘문제적’ 저자로 주목받아온 인하대 서규환 교수가 서양회화 작품들을 중심으로 이들의 시각적 언어와 그 의미가 역사적, 정치적으로 어떻게 변동하는 지를 분석, 두권의 책으로 펴냈다.

‘시각언어의 비판 - 서양미술작품의 정치의 미론’(전 2권, 다인아트, 2013~2014). 회화가 주는 시각언어를 사회적, 정치적 언어로 해석하는 본격적인 저술이다.

책은 시각언어를 중심으로, 서양미술사에서 고전으로 평가받는 작가의 작품들을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 제1권에서는 뒤러(1471~1528)에서 프리드리히(1774~1840)까지, 제2권에서는 마네(1831~1883)에서 베이컨(1909~1992)까지 작품들을 선별해 꼼꼼하게 해석하고 있다.

저자는 본문 전개에 앞서 시각언어를 파악하는 핵심 주장을 11개의 명제로 정리해 서문에 실었다. 결론에 해당하는 것이다.
“...시각언어도 언어인 한에서는 시각 언어의 안과 밖이 있고, 그것들 사이에는 해석학적 사유가 개입한다”.(명제1) “글언어와 그림언어는 모두 언어의 장르이다... 언어는 역사적으로 성립하고 역사적으로 변동해가는데, 그 언어의 이해도 역사적이다. 역사적 맥락을 이해해야 개별 작품도 개별 작가의 사유도 파악된다...”(명제2)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미술작품을 직관적으로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대표적인 구체적 작품의 각 시각언어를 꼼꼼하게 짚고 해석하는 인문학적 엄밀함을 보여준다. 미술작품을 관람하는 근본적 태도가 실은 엄밀해야 한다는 것을 독자들로 하여금 통찰케 한다. 미술과 독자는 그로 인해 서로 이야기할 수 있게 된다.

저자는 엄밀한 해석을 하면서도 기존의 해석들과는 다르게, 매우 논쟁적으로 새롭게 작품들을 해석하면서 시각언어의 역사적 변동을 탐색하고 있다. 이렇게 해석하고 이론화 하면서 르네상스 이래의 서양미술사에서 상대적으로 무시되거나 소홀하게 논평되었던 미술가,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다비드 프리드리히 등을 부상시켜 논의의 중심에 세운다.

저자는 특히 미(美)의 척도가 도전 받는 가운데, 추(醜)한 것들이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역사적으로 확인하고, 그에 대해 비판한다. 여기에는 예술의 (절대적)자율성 주장이 포함되어 있다고 판단하는데, 저자는 미학에 대한 사유의 윤리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타자들의 고통에 공감하려는 연민의 정치와 그 미학이 정립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서양인들, 특히 북유럽인들이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마늘냄새의 큰 막이 하늘을 덮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하고, 역하다고 추하다고 느낀다고 한다. 그런데 마늘 냄새는 그 자체로 “아름답지 않은 것”이 아니다. 마늘에 대한 신화적, 영양학적, 서사를 배우고 이해한다면, 그 냄새는 아름답게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일생을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여 자신을 희생시키는 삶을 살아온 노인들의 주름진 얼굴과 육체는 추한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것이다. 땀흘려 노동하지 않고 무위도식하는 “예쁜” 젊은 비노동자들의 얼굴은 아름답지 않다)

저자는 서양의 시각중심주의를 비판하면서, 시각적인 것과 비시각적인 것 사이의 변증법적 관계를 주장하고, 감각들 사이의 대화를 요청하는데, 그것은 시각은 다른 감각들과 마찬가지로 사유의 매체로 파악하는 보다 근본적 통찰에 근거한다. 시각언어(서양회화)의 역사는 사상사를 표현하는 한 양상에 다름 아닌 것이다.


제1권 [뒤러에서 프리드리히까지]

서문 - 시각언어의 정치학적 비판을 위하여
제1장 뒤러와 파노프스키 - 비판이론적 도상학을 위하여
1. 뒤러의 <멜랑콜리아 Ⅰ> 해석
2. 도상학의 성립
3. 리글과 바르부르크
4. 파노프스키의 도상학
5. 도상학의 발전적 과제

제2장 벨라스케스, 고야, 그리고 숭고미학과 저항운동 - 탈현대주의의 저항양식에 대한 비판을 위하여
1. 숭고와 탈현대주의
2. 고야의 악몽
3. 숭고함의 초월, 그리고 저항
4. 저항의 정치

제3장 카라바조, 그 현대성과 그 한계
1. 전율과 숭고
2. 카라바조이즘
3. “죽음을 기억하라”

제4장 여성화실의 여성화가 -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1. 또 하나의 바로크, 아르테미시아
2. 참회와 멜랑콜리
3. 수잔나 주제화의 해석 문제
4. 회화구성원칙: 디세뇨, 콤멘수라티오, 콜로라레
5. 수잔나와 클레오파트라
6. 화가의 화실
7. 바로크 모멘트

제5장 시민사회의 발전과 예술의 자율성 - 렘브란트와 베르메르
1. 예술의 자율성
2. 베르메르
3. 시민사회를 향한 응시: 렘브란트

제6장 고대성과 현대성 - 다비드의 신고전주의에서 예술의 이념
1. 빙켈만
2. 마라의 죽음에서 고전적 미덕
3. 맹세와 중재
4. 소크라테스의 죽음
5. 순수한 고대

제7장 낭만주의 사유와 풍경화 - 프리드리히
1. 룽게와 프리드리히
2. 새로운 풍경화: 종교와 정치
3. 풍경화의 주제들


제2권 [마네에서 베이컨까지]

제1장 순수성을 향한 인상주의적 예술 운동의 정치성에 대하여 - 마네를 중심으로
프롤로그
1. 어떻게 도시를 그리는가
2. 플라뇌르의 눈
3. 폴리 베르제르 바, 공간의 분할
4. 보들레르의 여자
5. 올랭피아
6. 정치현실과 예술공간
7. 종합 없는 시선들
8. 보론: 드가의 욕망

제2장 리얼리즘과 상상력: 쿠르베의 경우
1. 쿠르베의 화실
2. 예술가의 자율성: 부뤼야스와 쿠르베
3. 미술의 시원으로서의 그림자
4. 실증주의와 상상력: 프루동과 쿠르베

제3장 빈자의 삶과 도미에
1. 빈자의 수프
2. 3등열차와 일등열차
3. 화가의 현실

제4장 세잔느의 시간들
1. 세잔느의 세계
2. 또 하나의 순수성
3. 애매한 올랭피아
4. 순수한 악마성
5. 보론: 앙소르의 가면

제5장 반 고흐와 태양 미학
1. 표피에서 깊이로
2. 태양 에너지
3. 잔혹성의 경계
4. 시민적 이성을 넘어서는 미학
5. 고갱과 반 고흐
6. 내면의 응시
7. 반 고흐와 하이데거의 구두

제6장 세기말의 죽음충동: 클림트와 실레
1. 세기말의 키스
2. 타나토스의 포옹
3. "누드 진리"
4. 보론: 보드리야르의 상징적 교환과 죽음

제7장 베이컨의 얼굴과 입
1. 어떤 자연주의인가?
2. 공간의 포획
3. 얼굴과 입
4. 영화적 회화사유

제8장 순수성을 향한 현대예술의 다양한 양상들
1. 건축에서 순수성과 역사적 사유
2. 철학과 문학에서 순수성 운동
3. 회화에서 순수성

제9장 하급반 "미술" 교실의 르네 마그리트의 "파이프": 푸코-데리다 논쟁
1. 김현의 편집
2. 그림언어의 글언어: 진리를 결정하는 것, 권력의 권위
3. 푸코-데리다 논쟁에 대한 푸코의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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