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장 후보 공약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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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장 후보 공약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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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5.2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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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와 한국정치학회 매니페스토연구회 평가

 
“인천은 딜레마를 안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하는 절박성 못지않게 복지 수요도 상당히 높다.”
 
동아일보와 한국정치학회 매니페스토연구회 평가단에 참여한 남창희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6일 인천의 정책 수요를 이렇게 설명했다.

인천시장 선거에 나선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는 경기 활성화를 앞세워 일자리 창출 등 성장전략에 방점을 두고 있다. 반면 민주당 송영길 후보는 친환경 녹색도시 조성, 노인 행복도시 만들기 등 환경과 복지를 강조하고 있다.
 
성장과 복지에 대한 두 후보의 강조점은 달랐지만 두 후보는 경쟁적으로 교육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만큼 인천에선 교육 문제가 유권자의 표심을 흔드는 주요 변수임을 반영한다는 게 평가단의 분석이다.

안상수―일자리 40만개 창출
“신도시 고용효과 높은 편” 
 
○ 안상수

안상수 후보의 제1공약은 신규 일자리 40만 개 창출이다.

구체적으로 아시아경기대회 경기장 건립 등 사업으로 4만2235명, 도시재생사업으로 8만3492명 등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취업지원센터 3곳을 신설해 연간 8만 명씩 임기 4년간 총 32만 명의 구직자 취업 알선도 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인재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전체적으로도 일자리 40만 개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며 “목표를 너무 높게 잡은 것 같아 실현가능성에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반면 남창희 교수는 “송도 청라 영종지구 등의 고용효과가 매우 높다고 보며, 2014년 아시아경기를 전후해 상당한 고용 창출이 이뤄질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안 후보는 또 ‘수학능력 전국 3위권 달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특수목적고나 자립형사립고 등을 신설 또는 전환해 30개까지 만들고, 기숙형 고교 15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또 우수 학생을 대상으로 전략적 심화학습을 실시하고 지역별 외국어학습 지원센터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평가단은 취지나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역시 목표 달성은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재 인천의 학력 수준은 16개 시도 중 꼴찌인데 4년 만에 3위권을 만든다는 건 어렵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마지막으로 맞춤형 복지 서비스 제공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사회복지관 4곳, 저소득 가정에 무료로 식품을 제공하는 ‘푸드 마켓’ 20곳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또 시립 노인요양원과 다문화가족 지원센터 운영,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 방안도 제시했다.

이에 대해 평가단 사이에선 “복지공약이 너무 양적 확충에 치우친 것 아니냐”는 지적과 “다양한 복지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는 긍정 평가가 엇갈렸다.

송영길―노인 행복도시 조성
“피부에 직접 와닿는 공약”

○ 송영길

송 후보는 인천의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을 제1공약으로 내세웠다. 구체적으로 인천의 10대 명문고를 선정해 2014년까지 500억 원을 지원하는 등 교육예산 1조 원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또 초중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연간 20만 원에 이르는 중학교 학교운영지원비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가상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송 후보가 교육 공약 마련에 많은 준비를 한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4년간 2조4000억 원의 예산 절감을 통해 교육예산을 마련하겠다는 부분은 실현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인재 교수는 두 후보의 교육 공약에 대해 “우수학생이 서울로 빠져나가는 현실에서 평준화 등 교육시스템 전반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않고는 학력 신장은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송 후보는 이어 친환경 녹색도시 조성을 위해 계양산 징매이 고개에 조성된 녹지축 연결통로를 확대하고 녹지축을 따라 둘레길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계양산 산림휴양공원을 만들고 부평 미군기지를 이른 시기에 공원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인천내항 11·8부두를 시민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내용도 실천방안에 담았다.

이준한 교수는 “그동안의 개발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단절된 녹지공간을 살리려는 노력이 돋보인다”고 긍정 평가했다. 반면 남창희 교수는 “선택과 집중의 문제에서 현재 인천의 가장 시급한 과제가 녹지축 복원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송 후보의 마지막 주요공약은 ‘4고(苦) 없는 노인 행복도시 만들기’다. 그는 “노인의 네 가지 괴로움은 경제 건강 역할상실 고독(소외감)”이라며 △독거노인을 위해 매주 2회 문안 전화 △실버아카데미 개설 △노인 틀니비용 70% 지원 등을 세부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좀 더 다양한 복지수요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과 “피부에 와 닿는 공약”이라는 긍정 평가가 엇갈렸다.

김상하, 청년 창업자금 매년 1000억 지원
백석두, 구도심 개발… 지역내 불균형 해소

진보신당 김상하 인천시장 후보는 주로 일자리 관련 공약을 내세웠다.

김 후보는 우선 공공부문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같은 정규직 전환으로 발생할 연 25억 원의 추가 비용은 국토개발 예산을 줄여 마련할 방침이다.

그는 또 청년실업을 해소하기 위해 지방 공기업 등에 청년 고용 할당을 의무화하고 매년 창업자금 1000억 원을 만들어 청년 1000명에게 지원할 예정이다. 또 △사회적 기업 지원센터 설립 △저소득층 간병인 지원제도 도입 방안도 제시했다.

평화민주당 백석두 인천시장 후보는 송도국제도시에 집중된 시정 방침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그 대신 남구 부평구 등 구도심의 교육·환경·교통 문제 해결에 주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지역 내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의도다.

백 후보는 중국 동안의 항구와 연계한 페리 운송 시스템을 만들고 내륙 도시와 양쯔 강을 이용한 선박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공약도 밝혔다. 인천신항과 옌타이(煙臺) 다롄(大連) 사이에 운송 인프라를 확충하고, 상하이(上海) 충칭(重慶)과 주운(舟運)협정을 추진해 인천을 대중국 수출전진기지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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