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꺼진 전시실, 빈 장식장 ‘다문화 정보교류'는 어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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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꺼진 전시실, 빈 장식장 ‘다문화 정보교류'는 어디서?
  • 이재은 기자
  • 승인 2014.02.2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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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특화공간 점검]②월미관광특구 월드커뮤니티센터
인천AG이 7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인천시는 AG 전후로 인천을 찾는 외국인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거주 외국인들에게 여가활동의 장을 마련하는 다문화 사업 일환으로 서구 주경기장 주변, 중구 월미관광특구, 남동구 논현포대에 다문화 거리를 조성한다고 지난 2012년 발표했다. 

다문화 거리 및 쉼터 등 다문화 특화사업이 가시화하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3차례에 걸쳐 현황과 문제점을 짚어본다. 

① 서구 AG 주경기장 주변 및 진입로 '다문화 특화거리'

② 월드커뮤니티센터에 홍보실, 기념품점, 야외 쉼터 조성

③ 논현동 논현포대 근린공원에 다문화 쉼터 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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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커뮤니티센터' 외관(위)

"본 건물은 국내외 관광객을 위한 각종 편의 제공과 관광안내, 세계 다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자 

조성된 월드커뮤니티센터입니다. "라는 소개글이 한국어, 중국어, 영어 3개국 언어로 적혀 있다(아래 왼쪽)

시설현황 안내(아래 오른쪽) ⓒ 이재은



차이나타운 인근 중구 송학동에 위치한 ‘월드커뮤니티센터’는 삼국지 벽화거리에서 자유공원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자리 잡고 있다. 공원관리사무소 건물을 리모델링한 센터는 지상 2층, 총넓이 255㎡ 규모로, 2011년 10월 1일 오픈했다.


1층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안내 자료와 정보검색용 컴퓨터, 관광객 쉼터 및 수유실을 갖추고 있고, 2층에는 다문화 전시관과 관광 홍보실이 마련돼 있다.


인천시는 ‘월드커뮤니티센터’를 “내, 외국인이 소통하고 화합하는 공간이자 지역 특색을 고려한 다문화 공간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월드커뮤니티센터’가 다문화 특화공간의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2층에 다문화 체험실과 홍보영상실로 마련된 ‘다문화 전시실’이 있지만 불도 켜지 않은 채 캄캄했다. 장식장은 텅 비어 있고, ‘전시 준비중’이라는 메시지가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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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텅 빈 ‘다문화 전시실’(위)

다문화 전시실 맞은편에 있는 ‘관광 홍보실’을 둘러보고 있는 방문객(아래) ⓒ 이재은



현재 ‘월드커뮤니티센터’는 관광안내소와 중구 투어안내소의 역할에 비중을 두고 있다. 방문객들에게 지도를 건네고 화장실의 위치를 안내하던 중구투어코디네이터 박애숙 씨는 “다문화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예전에는 2층에 그림, 사진 일부가 있었다고 들었다. 언제 다시 작품이 들어오는지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방문객들의 쉼터 활용과 다문화 정보 교류센터의 역할을 하겠다'던 애초의 취지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구청 관광마케팅팀 이원영 실무관은 “전시실이 1년 정도 비어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물품이나 전시물을 구매가 아닌 대여해서 전시하는데, 아무래도 대여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주민복지과와 협의 후 중구다문화지원센터에 협조를 얻어 3월부터 전시를 재개할 예정이다.”


한편 중구다문화지원센터 이미진 씨는 "3월 한 달 간, 매주 토요일에 ‘베트남’을 주제로 한 사진 전시와 체험활동을 마련한다"며 “베트남 전통의상인 아오자이를 어른용, 아이용 합해 10여벌 정도 갖다놓을 예정이다. 베트남의 풍경이 담긴 사진 앞에서 전통의상을 입고 기념촬영을 할 수 있게 기획했다”고 전했다. 베트남 커피 시음 공간도 함께 만들어진다.


‘베트남’ 관련 전시가 3월 한 달간 열린다면 4월부터는 어떨까. 다문화지원센터 이미진 씨는 “다음 전시는 아직 예정된 게 없다”고 했다. 1회성으로 끝나는 건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현재 ‘월드커뮤니티센터’ 1층에서는 몽골 관련 기념품을 상시 전시 중이다. 주말에는 5~600명이 찾을 정도로 북적대지만 외국인보다 내국인 방문자가 더 많고, 외국인 방문객의 60% 이상은 중국인 관광객이다.


중구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족은 751세대다. 센터에는 전시실만 있을 뿐, 따로 다문화 관련 정보를 제공하거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는 않다. ‘월드커뮤니티센터’가 ‘다문화 특화공간’ 본래의 목적이나 의미를 제대로 살렸는지, 누구를 위한 다문화 공간인지 점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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