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공천 폐지를 시작으로 분권사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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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공천 폐지를 시작으로 분권사회로!
  • 김정택
  • 승인 2014.03.10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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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김정택 /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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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2일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위원장이 모든 대선후보들의 공약을 지켜, 진실된 정치를 하겠다고 하면서 ‘기초 지방선거 무공천’을 합의, 발표하였다. 정당공천폐지 찬성, 반대를 떠나, 또한 어떤 정당 의 지지를 떠나 공약을 지키겠다는 의지는 환영할 일입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해서 정당공천이 폐지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폐지를 위한 유리한 국면이 조성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제 폐지 실현 여부는 군·구 주민의 몫으로 제대로 돌아 왔습니다. 기회는 왔는데 활용은 주민 밖에 할 수 없습니다. 폐지는 정당들만이 합의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주민들도 정당공천을 무력화시켜 정당들이 폐지를 받을 수 밖에 없도록 할 수 있습니다. 특정 정당의 열성 지지자가 아닌 주민들은 막연하게나마 기초정당공천은 폐지되어야 한다고 대체로 생각해 왔습니다. 왜냐하면 제도정당, 특히 거대 정당들이 주민에 대한 봉사자가 아니라 권력집단으로 행사했고 그 느낌은 어느새 알게 모르게 주민의 생각에 영향을 미쳐 왔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막연한 생각으로는 변화를 일으키는 주체가 될 수는 없습니다.
폐지가 주민의 주인됨에, 정치개혁에, 사회변화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자꾸 생각을 해 봐야 합니다. 집중해서 생각하는 만큼 조금이라도 정리가 되고 자각이 생기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확신이 생기면 주민들 속에서 말을 해야 합니다. 글로 표현하고 싶은 분들은 글로도 표현하고 외치고 싶은 사람들은 외치고 조용히 속삭이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조용히라도 속삭이십시오.
 
기초정당공천폐지는 국회의원과 대통령 선거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되며 절대 종점이 되어서도 안됩니다. 정당공천폐지는 일정기간 존속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기초가 제도 중앙정당 정치의 종속에서 확실하게 벗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주민들의 능력과 힘이 커지면 그때가서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 그렇지않으면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찿아서 결정하면 됩니다. 국민은 마을에서, 동·면에서, 기초 군·구 지역에서 주민으로 살아야 가장 자신의 힘을 깨닫고 발휘할 수 있습니다. 기초단위에서 주민들이 소통·양보·화해·상생의 능력을 함양하고 기초의 힘을 키워나가는 만큼 광역과 전국, 아니 세계에 대해서도 자신있게 관계를 맺고 나아갈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에 의하면 제1조2항에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국민으로부터 모든 권력이 나올 수 있는지 그 방안에 대한 규정은 없습니다. 총강에서 유일하게 8조1항에 가서 “정당의 설립은 자유이며 복수정당제는 보장된다.”고 하여 마치 정당을 통해서만 권력이 나올 수 있는 것처럼 오해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지방자치에 대해서는 헌법 맨 뒤에 가서나 살짝 들어가 있습니다. 찬밥 신세입니다. 우리나라 법및 행정학자들은 지금의 헌법 제1조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표현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분권국가이다.”라고 분권개헌을 하여 분권시대인 21세기에 맞추어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실제에 있어서도 그러합니다. 교육, 복지, 의료, 농어업 및 먹거리, 환경 등 많은 업무가 중앙정부가 수행할 수 없기 때문에 기초와 광역의 업무로 이전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권한과 재정이 업무 이전 만큼 분권·이양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중앙에 지방자치단체의 모든 것이 종속되어 있습니다. 행정부에 행정결정권이, 국회에 입법권한이, 사법부에 재판권이 다 종속되어 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국민의 주권은 제대로 발휘될 수 없습니다. 기초와 광역의 독자성과 적절한 권한과 재정이 보장되어야만 주민의 주권은 살아납니다. 주민이 정당공천폐지를 실현하면서 그 힘으로 우리사회를 어떠한 분권사회로 변화시켜 갈 지 그 미래의 크기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협동조합도, 마을만들기도, 종교나 교육도, 농수축산업과 먹거리도, 노동조합도, 분권과 자치와 관계를 맺으면서 그 기능이 어떻게 더욱 잘 사회속에 발현될 지 그 미래도 기대해 볼 만 합니다.
 
무공천으로 혼란스럽다고 합니다. 무소속이 많아 혼란스러울 것이라 합니다. 그렇지만 주민이 정당공천폐지가 분권과 자치의 시작이고 실현해 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무소속 중 좋은 인물을 찿아 선택할 것입니다. 그래도 좋은 인물이 여럿이라 선택하기가 어려우면 그것은 오히려 그러한 군, 구 주민들은 기뻐할 일입니다. 좋은 후보들은 누가 좋은 후보인지 압니다. 그리고 좋은 후보가 승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렬하면 단일후보를 세우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좋은 후보들이 먼저 단일 후보를 세우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수도 있고, 주민들이 기초정당공천폐지와 분권사회를 위한 운동체를 만들어 먼저 나설 수도 있습니다. 반드시 서로 협력하게 됩니다.
 
기초선거 정당공천폐지에 대해 정말 확신이 가득차기를 바랍니다. 정당공천폐지는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고 진보와 보수를 넘어서는 문제입니다. 또한 정당공천폐지는 기존의 어떤 제도 정당의 전유물일 수 없습니다. 오직 주민의 것입니다. 오직 주민만이 활용할 수 있는 도구이어야 하고 정치개혁, 사회개혁, 경제개혁의 밑거름이어야 하고 분권사회를 향한 시작이어야 합니다.
인천지역의 시민으로서 우리사회의 문제를 염려하고 인천지역의 자립과 자치를 고민하는 모든 분들의 지혜와 행동을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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