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둘리 찾아 동네방네 돌아다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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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 둘리 찾아 동네방네 돌아다녔어요!"
  • 김영숙 기자
  • 승인 2014.03.11 0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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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좌동 '느루' 기획프로그램, <우당탕탕 푸른샘해결단> 동화책 펴낸 '동네방네'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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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동화책을 냈다. 초등학생을 자녀로 둔 어머니 다섯 명이 8개월 동안 온 동네를 ‘싸돌아다니면서’ 보고 듣고 생각한 내용을 <우당탕탕 푸른샘해결단>이라는 책을 낸 것이다. 이들은 가좌2동 주민센터 3층에 있는 푸른샘어린이도서관 자원봉사 ‘쌤’이다.

‘쌤’은 푸른샘어린이도서관 자원봉사 모임을 일컬으며, 일주일에 한 번 도서관에 모여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좀 더 즐겁게 도서관을 이용할까 고민한다. 쌤 가운데 강진옥 김옥주 김은정 이미영 이옥희씨가 모여서 책을 냈다.

책을 내본 적 없는 이들이 책을 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8개월 동안 책 내는 일에 내내 매달렸다. 이 프로그램은 가좌동에 있는 청소년인문학도서관인 ‘느루’에서 인천문화재단 기금을 받아 기획하고, 강사로 라정민씨가 맡아 진행했다. 이들은 힘든 때가 수없이 많았지만 책을 나와서 ‘뿌듯’하다. 무엇보다 <우당탕탕 푸른샘해결단>이라는 동화책이 ‘결과물’로 나와서 식구들한테 낯이 섰다. 책에 매달린 만큼 식구들한테 소홀히 한 것 같아 여간 미안한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우당탕탕 푸른샘해결단>은 ‘사라진 둘리를 찾아서’라는 부제를 달았다. 갑자기 사라진 둘리라는 강아지를 찾아다니면서 펼치는 흥미진진한 아이들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청소년인문학도서관 ‘느루’에서, 느루와 푸른샘어린이도서관 관장인 권순정 선생님과, 책을 만든 강진옥 김옥주 김은정 이미영 이옥희씨를 만나 책이 나오기까지의 이야기를 수다 형식으로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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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 푸른샘해결단(부제: 사라진 둘리를 찾아서)>

 
-아이들이 초등학생이라 밤 시간을 내기가 힘들었을 것 같다. 책을 준비한 기간은 얼마인가.

“우리는 이 프로그램 2기로 팀 이름을 ‘동네방네’로 이름을 지었다. 이옥주 샘이 ‘동네방네’라고 먼저 말을 했고, 모두 동의했다. 이 프로그램은 느루에서 기획했고, 우리가 8개월 걸려서 만들었다. 우리가 해놓고도 정말 뿌듯하다.(웃음) 지난해 6월부터 8개월 동안 밤 8시부터 10시 너머까지, 일주일에 한 번씩 거의 세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처음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오다가 나중에는 집에 두고 왔다. 아이들이야 도서관에 오는 걸 아주 좋아했지만, 도서관이 난장판(?)이 돼 도서관답지 않았다.(웃음) 다행히 늦은 시간이라 우리 팀밖에 없어서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지 않았다.(웃음)”

-<우당탕탕 푸른샘해결단>은 발품을 많이 팔아서 만든 책이라고 들었다. 주로 어디를 다녔고, 찾는 일이 힘들지 않았나.

“처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담을까,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아이템을 정하는 데도 시간이 꽤 걸렸다. 진행하는 팀에서는 ‘뭘 하고 싶은지 이야기를 다 해봐라’ 했다. 시시콜콜 애들 싸우는 이야기부터, 좋아하는 장소… 등등. 처음에 시작할 때는 그냥 하나 정해서 하면 되지 이랬는데, 멍석을 깔아놔도 주체적으로 정하는 일이 힘들었다. 아이템을 정하기 위해 마을을 둘러보게 됐다. 그동안 안 가보던 마을 곳곳을 찾아가게 됐다. 우리 모두 푸른샘어린이도서관 자원봉사자들이니까, 아이템을 찾다보니 푸른샘도서관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갔다. 아이템을 정하지 않고 여기저기 둘러보느라 시간낭비가 아닐까 싶었지만, 나중에 보니까 그렇게 다닌 곳이 고스란히 책에 다 들어갔다. 발품 팔아 다닌 한 걸음 한 걸음이 책에 녹아든 걸 보고, 결국 발품 판 게 헛일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을 시작할 때 버겁고 힘들더라도 애쓴 만큼 나온다는 걸, 그게 맞는 일이었다.”

“맞다. 우리가 가장 잘 아는 건 푸른샘도서관이니까 저절로 그 이야기를 하게 됐다. 사실 우리 도서관은 마을 사람들이 십시일반 돈과 정성, 마음을 모아 생긴 도서관이다. 마을의 자랑거리인 도서관 이야기를 하려면 감동과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우리한테 중요한 푸른샘도서관과 그 도서관을 내 집처럼 다니는 아이들밖에 없더라.(웃음)”

-여러 사람이 모여서 수다를 떠는 건 쉽지만, 의견을 모아 책으로 만드는 일은 어려웠을 것 같다. 책을 내는 일이 낯설거나 힘들지는 않았나.

“여름에는 해가 기니까 멋모르고 다녔는데, 가을이 되면서부터는 꽤 추웠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책을 만든다고 하니까 코 꿰서 다녔다.(웃음) 하지만 좀 다니면서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면서 스스로 위기가 오기도 했다. 처음에는 책이 금방 나올 줄 알았는데, 다녀보니 아니었다. 숙제도 많은 데다 메일로 보내야 하고…. 동네에서 좋아하는 거 가져오기, 에피소드 찾기 등등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도 가져오고, 이야기를 구성해야 하고, 그걸 다함께 공유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내가 힘들게 찾아온 과제가 하루아침에 폐기처분되고 백지가 될 때는 놀랍기도 하고 적응이 안 됐다. 그럴 때는 내가 뭐하는 거지, 생각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난감했다.(웃음) 다시 기운을 내서 다시 만들어가도, 다시 백지가 되고, 다시 만들어가고, 다시 백지고….(웃음)”

“다섯명이 하니까, 의견이 한 명이라도 안 맞으면 조율해야 하니까 시간도 많이 걸렸다. 드러내놓고 말하지 못했지만 감정이 상하기도 했다.(웃음) 하지만 좀 차분하게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 그럴 수도 있지… 공동작업은 그런 과정이 있어야 하는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내놓은 의견이 채택되면 내 생각보다 좋은 점이 있구나 하는 걸 점점 인정하게 됐다. 그러면서 나중에는 이해되는 부분이 많았다. 나 혼자 무슨 일을 하면 산으로 가는지 알 수 없지만, 의견을 서로 내놓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면서 나를 내려놓게 됐다. 모여서 일이 되게 하려면 그 방법밖에 없었다. 속으로는 열받았지만, 공동작업이라 어쩔 수 없었다.(웃음)”

“늦은 시간이다 보니까 아이들을 집에 두고 오는 일이 큰 문제였다. 다행히 아빠들이 일찍 와서 봐줄 때가 많았지만, 그렇지 못할 때도 있어 미안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오면 우리들 수업이 진행이 되지 않아 애를 먹어 집에 두고 올 때도 있었다. 하지만 애들이 고맙게도 이해하는 부분이 많았다.”

-여러분은 모두 평소에 책에 관심도 많고, 아이들한테 책을 잘 골라주는 엄마들이다. 막상 책을 내니까 기분이 어땠는가. 아이들도 무척 좋아했을 것 같다.

“책이 나오고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 책에 자신의 이름이 등장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이 책 낸 사실을 알아주니까 즐거워한다.”

“책에 자신의 이름이 나와서 아주 신기해하고 좋아한다. 활자의 힘이 세다.(웃음) 책에 아들에게 주는 글을 써달라고 해서 두 아이한테 한 권씩 써 줬다.”

“책 나왔다, 뿌듯하다, 그동안 힘들었다고 했더니 뻥 좀 치지 말라고 하더라.(웃음) 책 만든다면서 엄마들이 모여서 수다도 많이 떨고 먹고, 엄마들이 즐겁게 만나서 놀지 않았냐고 했다. 엄마들이 좋아서 한 거지 누가 시켜서 하겠냐고 했다.(웃음) 사실 그 말이 맞더라. 우리가 일주일에 한 번 시간 내서 나오고, 책을 내기 위해 순간순간 즐거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싫으면 누가 떠다민다고 하겠냐.(웃음)”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 때 읽어줬다. 남편도 처음에는 모른 척하다가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보더라. 시시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책이 나오니까 좋아한다. 결과물이 있으니까, 보여줄 게 있으니까 괜찮은 것 같다. 동화책이라는 결과물을 보여주면서 이런 책을 만드느라 그동안 나갔던 거야 하고 설명하니까 모든 게 한방에 해결됐다.(웃음)”

“이렇게 인터뷰까지 한다니까 가문의 영광이다. 오늘 인터뷰한다고 동네 엄마들한테 다 말하고 왔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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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럿이 의견을 모아 책 내는 일은 자신을 고스란히 내려놓는 일이었다고 말하는 '쌤'들. 김은정, 강진옥, 권순정 관장, 김옥주, 이옥희, 이미영(왼쪽부터)씨.
 

-선생님들이 2기라고 했는데, 1기 분들은 어떤 책을 냈나. 또 책을 내고서, 전과 달라진 생각이 있나. 내가 사는 마을이 달리 보이게 되었을 것도 같다.

“1기 분들도 ‘이야기로 만나는 마을’이라고, 몇 분이 모여서 책을 냈다. 그분들의 모임 이름은 ‘짬’이었고, 사는 곳이 가좌동, 석남동, 부평 등으로 분포돼 있었다. 가좌시장을 중심으로 한 <예샘이 시장가다>라는 책을 냈다. 2기인 우리는 푸른샘어린이도서관 선생님들이 모여서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보면서 산으로 갔다가, 놀이터 갔다가, 시장 갔다가 수없이 발품을 팔았다. 덕분에 마을을 돌아볼 수 있었다. 우리 마을에 이런 게 있었구나 하면서, 가좌동을 더 깊이 알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대부분 토박이가 아니다보니 마을에 대해 잘 알 수 없었는데 이렇게 연결 연결이 돼서 잘 풀어낸 것 같다. 선생님들이 행동반경을 넓혀 동네를 더 돌아보게 됐다. 마을을 돌아다녀보니, 보이는 게 더 많더라. 전에는 그냥 스쳐지나갔던 곳도 알게 되니까, 주변에 이야기를 더 하게 된다. 더군다나 마을 관련된 책을 내니까 마을을 더 사랑하게 됐다. 가좌동에 살든 아니든 가좌동을 시시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내 자신도 시골스럽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오히려 장점이라는 걸 알게 됐다. 조용하지, 시장도 가깝지, 사람들도 좋지… 장점을 살리려는 엄마가 됐다.”

“300년 된 고택도 알게 되고, 지나가면서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아이들과 돌아보고 마을지도를 만들어보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이 책대로 ‘푸른샘해결단’을 만들어 아이들하고 마을 돌아보기 프로그램을 만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 정식으로 ‘푸른샘해결단’을 만들어 마을 구석구석을 다시 돌아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아이들도 어린이운영단을 만들면 아이들이 직접 꾸리게 하면 어떨까. 자기 의견을 말하고, 아이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어른들은 성심껏 들어주고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설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일이 중요할 것 같다.”

-여러 사람이 모여서 일을 하다보면 의견이 맞지 않을 때도 있었을 것 같다. 그럴 때는 어떻게 해결하고 넘어갔나.

“사실 여러 사람이 일하는 일이 쉽지는 않다. 결과물도 중요하지만, 중간에 깨지지 않고, 서로 의견을 조율하면서 끝까지 가는 일이 더 중요하다. 맘에 안 들어도 나를 내려놔야 이렇게 결과물이 나온다. 물론 어떤 때는 강력하게 자기 주장을 밀어붙여야 할 때도 있었는데,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이해해서 이렇게 끝까지 왔다. 애초 계획은 18차로 끝날 거였는데, 거의 배로 늘어났다. 열심히 하기도 했고, 저녁 시간이다 보니 항상 시간에 열시를 수없이 넘기기도 했다. 날마다 제때 집에 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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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회의 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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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작업한 걸 읽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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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한 내용을 검수하고 있는 모습.

-아무리 열심히 했어도 부족한 점이 눈에 띄기 마련이다. 책을 내고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다음에 이런 기회가 있다면 이 점을 보완하겠다 하는 점은 무엇인가.

“약간 미흡한 부분이 있다. 그림까지도 같이 그려보면 좋았을 것 같다. 힘든 작업이지만, 여건이 안 되지만 그 부분은 아쉽다. 맘에 안 들기보다는, 말로 안 되는 건 그림으로 표현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글은 공동으로 해서 아쉬운 점을 고치려고 했는데, 그림은 우리가 손댈 수 없는 부분이었다. 그림작가 선생님이 오시기는 했는데, 좀 더 자주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림을 어떻게 해달라고 주문하는 일이 그리 쉽지 않더라. 이렇게 저렇게 주문을 하면 우리 수준이 낮은 것 같아서, 전문가한테 대놓고 해달라고 할 수도 없었다. 그림작가 선생님이 어떠냐고 의견을 물어봐도 우리가 대놓고 요구할 수 없었다. 그 부분이 아쉽다.”

“글 그림을 같이 가면 이 부분에 대해 이렇게 신경 썼다는 걸 알 수 있고, 글로 잘 안 풀리는 부분은 그림으로 풀 수 있었을 것이다. 글로 잘 풀어지는 부분은 굳이 그림을 그리지 않아도 될 것이고, 어쨌든 글과 그림이 좀 더 잘 맞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

-<우당탕탕 푸른샘해결단>이라고 책 제목을 정한 이유가 있을까. ‘우당탕탕’이라는 표현이 활기차다.

“가제로 정했는데 끝까지 갔다. 아이들이 도서관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과 잘 어울려 거부감이 없다. 처음에 푸른샘도서관 이야기를 넣으면서 설문조사를 했다. 자유롭게 놀고 싶다는 의견이 가장 많은 데다, 동네를 휘젓고 다니는 느낌을 잡으려고 했다. 초등학교 3,4학년을 대상으로 가정초, 가좌초, 푸른샘도서관을 아는 어린이, 모르는 어린이, 도서관을 아는 성인, 모르는 성인으로 구분해서 대상으로 삼았다. 도서관에서 진짜로 뭘 하고 싶은지, 바라는 게 뭔지, 또 도서관을 위해서 본인은 뭘 해주고 싶은지도 항목에 넣었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도서관에서 맘대로 노는 걸 원했다. 그래서 책 콘셉트를 잡을 때 푸른샘어린이도서관이 마을에 생기게 된 동기를 생각했다. 어른들이 십시일반으로 만들어진 도서관인데, 그 곳에서 아이들이 이렇게 잘 자라고 있다는 걸 알리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도서관 주인은 어린이인데, 어린이가 주인이고 주체적이지 않을 때도 있지 않을까도 생각했다. 그건 어른들이 활짝 열어놓지 않아서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부분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 부족한 점이 엄마들 마음에 다 있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맘대로 놀 수 있는 도서관이 됐으면 하는 엄마들의 바람이 들어가게 됐다. ‘푸른샘해결단’을 만들어서 아이들이 활동할 수 있는 1년 프로젝트로 가도 될 것 같다.”

-8개월 동안 힘들지만 나름 재미도 있었을 것 같다. 3기는 또 다른 마을 사람들이 참여할 것이고, 여러분은 이후에 계획이 있나.

“푸른샘어린이도서관 운영위로 만나고 있다. 8개월 동안 내려놓는 연습을 했는데 여기서 활동이 중단되면 좀 아쉽다. 처음에는 어떻게 할까, 잘할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한 번 해봤으니까 다른 일을 생각해도 될 것 같다. 예를 들면 ‘출판학교’ 형식으로, 우리 집에 있는 이야기부터 정리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아이들이 쓴 작품도 정리해놔도 좋을 것 같다. 선생님들이 또 모여서 가족 이야기로 확대해도 될 것 같다.”

“여기서 중단하면 좀 아깝다. 엄마들이 모여서 잠깐씩 아이들의 글을 서로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자연스럽게 아이들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아이들 이야기를 쓰면서 아이들 활동에 공간과 시간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지금 우리 생각으로는 마을잔치 때도 아이들이 직접 운영할 수 있는 코너를 만드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예를 들면, 달고나를 할까, 레몬 에이드를 만들까…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꾸려나갈 수 있을 것이다.”

-‘푸른샘해결단’이 만들어지면 무슨 일을 하게 될까. 계획대로 꾸려지면 아이들이 무척 즐거워할 것 같다.

“푸른샘도서관에서 다달이 체험학습을 하는데, 너무 오래하다보니 고착화한 것 같다. 학습형태로 뭘 꼭 얻어가려는 데 치우쳐 있다. 물론 안 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다른 방향을 찾을 때가 됐다. 어른들이 다 준비하고, 아이들이 체험해가는 것보다는 차라리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장기적인 프로그램을 생각할 때다. 책 뒤에 있는 것처럼. 아무것도 아닌 일을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일로 되면 좋겠다. 당장 아이들이 바로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선 빨리 해결단을 만들고, 나중에 여유가 되면 그림을 넣은 가방도 만들고, 배지 같은 소품도 만들면 좋겠다.”

“올해 도서관이 생긴 지 9주년이다. 내년에는 가방이 나왔으면 좋겠다. ‘사라진 둘리를 찾아서’ 2탄도 기대하는 아이들이 많다. 해결단이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 이젠 어떤 사건을 해결해야 할 것 같다. 책을 내고 나니까 점점 호기심이 생긴다. 우리 얘기지만, 아마추어치고는 참 잘했다.(웃음) 구성도 좋고, 자화자찬이지만 그때그때 아이디어가 나와줘서 좋았다. 날마다 아이들한테 책을 읽어주고 골라주는 일이 생활화하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다.”

-책을 내고서 동화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나. 아이들도 초등학생이라 소재도 무궁무진할 것 같다.

“밀어달라.(웃음) 사실, 우리 책을 보고 캐릭터가 살아있는 책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우리가 아이들을 늘 보고 있으니까 그 부분은 실감나게 잘 나온 것 같다. 시기가 좋은 것 같다.  애들한테 눈높이를 맞춰야 글이 생동감 있고 활기차다. 내 애에서 소재를 찾고, 애하고 불화도 적고 관찰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쨌든 어떤 내용을 책에 담을까 고민하면서 아이들을 바라보게 되고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 중간에 힘들 때도 많았지만 성취감도 생기고 자신감도 생겼다.(웃음)”
 
강사로 일을 진행한 라정민씨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충분히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책의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제작과정에서 급하게 넘어가지 않고 충분히 이야기해가며 참여한 분들의 의견을 골고루 담아내는 것이 중요했다”면서 “18회차로 기획된 프로그램이 나중에는 30회차 가까이 늘어나 책이 늦어지게 됐는데도 과정을 끝까지 참여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또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온 다양한 아이디어와 생각들은 지금도 푸른샘어린이도서관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 그림책 제작모임 ‘동네방네’에서 어떻게 실현해볼까를 고민하고 있다. 나중에는 우당탕탕 푸른샘해결단이 책에서 튀어나와 진짜로 가좌동을 활보하고 다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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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기념회를 마치고 축하하러 온 가족과 함께 활짝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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