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북한의 포탄발사, 대결국면 전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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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북한의 포탄발사, 대결국면 전환 우려
  • 이희환 기자
  • 승인 2014.04.01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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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논의 앞서 한반도 평화 제도화 위한 대화 나서야”
20131217 정동영 10년 후 통일 북콘서트.jpg
'10년 후 통일 북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는 정동영 전 장관(2013. 12. 7)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월 29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인도적 지원, 남북경협, 민족 동질성 회복이라는 3대 통일구상을 발표하고 북한에 ‘남북교류협력사무소’ 설치를 제안한 가운데, 북한이 3월 31일 서해 북방한계선 인근 해상으로 500여 발의 포탄을 발사함으로써, 박대통령의 대북제의에 대한 거부의사를 분명히 하는 군사적 행동에 나섰다.
3월 29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인도적 지원, 남북경협, 민족 동질성 회복이라는 3대 통일구상을 발표하고 북한에 ‘남북교류협력사무소’ 설치를 제안한 가운데, 북한이 3월 31일 서해 북방한계선 인근 해상으로 500여 발의 포탄을 발사함으로써, 박대통령의 대북제의에 대한 거부의사를 분명히 하는 군사적 행동에 나섰다.
3월 29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인도적 지원, 남북경협, 민족 동질성 회복이라는 3대 통일구상을 발표하고 북한에 ‘남북교류협력사무소’ 설치를 제안한 가운데, 북한이 3월 31일 서해 북방한계선 인근 해상으로 500여 발의 포탄을 발사함으로써, 박대통령의 대북제의에 대한 거부의사를 분명히 하는 군사적 행동에 나섰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 노무현 정부시절 통일부장관을 역임했던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은 어제 아침 경인방송(FM 90.7MHz) 아침 시사프로 <상쾌한 아침, 원기범입니다>에 출현해 “지난 1년여간의 대화국면이 끝나고 대결국면으로 전환”하는 징표며 “한반도에 위기의 먹장구름이 몰려고 있고 있다”고 진단하고 “박근혜 정부가 실질적인 교류와 협력을 통한 통일논의를 본격화하기 위해서는 남북간 평화를 실질적으로 정착시키는 방안마련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정동영 전 장관은 연초부터 형성된 대화국면이 포탄발사까지 이루어진 대결국면으로 이어진 원인에 대해 우리 정부의 상황관리가 잘못된 점을 지적했다. 2월 중순에 고위급 회담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을 합의하면서 이산가족 상봉을 계속하자, 상호간 비방중상을 하지 말자, 또 고위급 회담을 계속하자 세 가지 합의를 보았는데, 핵심 합의사항이었던 비방중상 금지에 있어 백령도에서 북을 비난하는 삐라를 살포했고, 청와대는 대화와 교류 협력을 이야기하면서, 국방부는 대북 심리전을 계속하는 엇박자를 연출함으로 한반도 정세를 악화시키는 단초가 됐다는 지적이다.
 
박대통령 드레스덴 구상 긍정적, 그러나 평화정착 위한 대화재개 먼저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구상에 대해 정 전 장관은 “통일을 과정으로 파악한 것이고, 북한 붕괴론이나 흡수 통일론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드레스덴 제안이 의미를 가지려면 평화가 받침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일 담론보다는 평화 만들기가 더욱 중요”하다면서 백령도 포격사건은 “지금 몇 달 동안 진행된 평화가 빠진 통일 논의가 얼마나 허망한지”를 여실히 보여줬다고 안타까워했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고 지적한 정 전 장관은 “통일대박론은 북한 핵 문제 해결이 가닥을 잡았을 때 나와야 자연스”럽다고 전제하고, 북한 핵 문제는 결국 한반도에 평화 체제가 만들어지지 않고서는 해결이 안 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중요한 것은 한반도에 어떻게 평화를 만들고 제도화할 것인가, 그래서 어떻게 궁극적으로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만들어 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이고 현실적인 질문이라고 지적했다.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우리 정부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인지 제안을 부탁드린 질문에 대햇 정 전 장관은, 남북 간에 상호 자제하고 어떠한 경우든 문화를 대화를 풀어야 한다며, 두 가지 채널의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하나는 남북 당국간 고위급 회담과 함이고 다른 하나는 6자회담의 재개로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정 전 장관은 “독일에서 배울 것은 초당 협력입니다. 남북문제와 관련해서는 여야가 있을 수 없으니까요.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것, 이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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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전 통일부장관 인터뷰 전문>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 드레스덴에서 인도적 지원, 남북경협, 민족 동일성 회복이라는 3대 통일구상을 발표하고 북한에 ‘남북교류협력사무소’ 설치를 제안했죠. 연초에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소위 ‘통일대박론’을 개진한 데 이어 ‘통일준비위원회’를 설치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적극적인 통일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요. 북한의 반응은 상당히 강경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이 전개하고 있는 일련의 통일 정책, 바람직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인지 의견을 들어보겠습니다. 노무현 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으로 9·19 합의를 이끌었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연결되어 있습니다. 정 장관님 안녕하십니까?
 
정동영> 네 안녕하십니까?
 
- 반갑습니다. 북한이 어제 서해 북방한계선 인근 해상으로 500여 발의 포탄을 발사하지 않았습니까? 먼저 이번 사태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정동영> 한반도에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평화를 위협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작게 보면 지금 진행되고 있는 한미합동상륙훈련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 보이고요. 보다 중요한 문제는요. 지난 1년여간의 대화국면이 끝나고 대결국면으로 전환하는, 한반도에 위기의 먹장구름이 몰려오고 있다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걱정스러운 국면입니다.
 
- 지금 말씀하신 대로 북한이 연초에는 대화국면으로 정신없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러다가 4차 핵실험 운운하며 포탄 발사까지 감행했는데요. 그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정동영> 안타까운 것은요. 2월 중순에 고위급 회담을 해서 이산가족 상봉도 합의하지 않았습니까? (그때 이룬) 합의가 세 가지였어요. 하나는 이산가족 상봉을 계속하자는 것, 그리고 비방 중상을 하지 말자, 또 고위급 회담을 계속하자는 것이었는데요. 이 가운데 비방 중상 금지가 핵심 내용이거든요. 그런데 (이것이 깨지는 데에) 우리가 빌미를 제공한 것이 유감스럽습니다. 백령도에서 북을 비난하는 삐라를 발송했고, 이것이 북한이 대남 비난을 재개하는 빌미가 되었는데요. 그런데 백령도에서 민간인이 삐라를 뿌리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청와대는 대화와 교류 협력을 이야기하면서, 국방부는 대북 심리전을 계속하는 이런 엇박자. 손발이 맞지 않는 것들이 한반도의 정세를 악화시키는 단초가 되었다는 것이 안타깝네요.
 
- 우리 측의 책임이 있다, 이런 말씀인가요?
 
정동영> 그런 부분에서는 우리가 상황관리를 잘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드레스덴 관련 해서도요. 드레스덴에서는 교류와 협력을 얘기하면서, 안에서 통일부는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본군 강제위안부 관련 토론회에 통일부 기자들이 참석하는 것을 막았거든요. 5.24(조치에 따라) 북한 주민 접촉 승인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과 위반된다는 이유로 막았는데요. 그러면 대통령은 교류, 협력을 얘기하고 통일부는 막고. 앞뒤가 안 맞잖아요. 이처럼 저는 한반도의 평화 관리, 상황 관리가 제대로 안 된 것에 대해서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 박근혜 대통령이 드레스덴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구상’이라는 제목의 기조연설을 통해 통일구상을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정동영> 일단 긍정적으로 봅니다. 상대적으로 유연해졌죠. 박근혜 대통령이 교류협력으로 경제공동체를 만들자, 동질성 회복으로 평화통일을 하자 이렇게 말씀을 했는데요. 이것은 통일을 과정으로 파악한 것이고, 북한 붕괴론이나 흡수 통일론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드레스덴 제안이 의미를 가지려면 평화가 받침이 되어야 하죠. 그런데 지금 평화가 깨져나가고, 4차 핵실험이 거론되는 지경이 되었단 말이죠. 그러니까 북이 지난 1년여 동안 어떤 이유에서건 주장해왔던 유화국면, 대화국면을 접고 이제 대결국면이 시작되고 있는데요, 여기서 (우리 정부 정책에서) 평화 만들기가 실종된 것이 안타까운 대목입니다.
 
- 방향은 좋으나, 평화라는 기초 위에 서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안타깝다는 말씀이시죠?
 
정동영> 우리에게는 통일 담론보다는 평화 만들기가 더욱 중요하죠. 그래야 통일을 얘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 몇 달 동안 진행된 평화가 빠진 통일 논의가 얼마나 허망한지가 어제 백령도에서의 포격으로, 포탄을 주고받는 장면을 통해 목격된 것이죠. 남북관계를 대화상대로 본다면 대화상대끼리 대화를 해야지, 포탄을 주고받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 어제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드레스덴 선언을 아주 원색적으로 비난하지 않았습니까? 이것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할까요?
 
정동영> 대화는 끝났고 이제 대결이다. 지난 1년간의 유화국면에서 얻은 것이 없다, 소득이 없다고 판단을 한 것이고요.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포함해서 핵 억지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지금 남쪽에서 진행하고 있는 대규모의 연합상륙훈련이 4월 18일까지 계속될 예정이고요. 북이 이제 대결국면으로 선회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긴장이 고조되고 핵 실험 가능성도 자꾸 커지지 않겠는가? (싶고요.) 그러므로 드레스덴 제안은 그것이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 하더라도, 평화가 깨져나가는 마당에 의미가 많이 상실되게 되었죠.
 
- 과거를 좀 살펴보면요. 지난 2000년이었죠. 당시 故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독일 통일의 상징인 베를린에서 통일 구상을 발표했는데요. 그것이 남북정상회담으로까지 이어진 것 아닙니까?
 
정동영> 당시는 남북 간 대화 통로가 없는 상태였어요. 아직 남북관계가 전환되지 않았었기 때문에요. 그런데 2000년 정상회담 이후에 남북관계가 질적으로 달라졌죠. 오늘 시점에서 보면 남북 간에 2월에 고위급 회담도 하면서, 이산가족 상봉도 했고요. (남북관계의 대화 통로가) 열려있는 것이거든요. 그러므로 바깥에서 그런 구상을 제안하는 것이 의미가 있으려면, 내부에서 남북 간에 대화와 소통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인데요. 밖에서 그런 제안이 되고 있는데, 안에서 제대로 뒷받침되지 못하는 점이 안타깝죠.
 
- 이참에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정책을 점검해봤으면 좋겠는데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고요, 올 초에는 소위 통일대박론이라고 부르는 ‘통일은 대박이다’ 라는 통일에 대한 의사를 밝히지 않았습니까? 전반적으로 평가하신다면 어떻습니까?
 
정동영> 통일대박론을 통해서 통일에 대한 무관심과 냉소주의를 바꿔 놓은 것은 잘한 일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거듭 말씀드립니다만, 통일 이야기를 하려면 평화 만들기가 바탕이 되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지금 한반도의 평화가 얼마나 약한 구조입니까. 서해 상에서의 긴장 고조, 4차 핵실험과 같은 이야기들이 평화를 위협하고 있는데요.
지난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7년 동안 북핵 해결을 위해 무슨 노력을 했고,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근원적인 문제를 짚어봐야 합니다. 억지력 강화만 가지고는 문제가 풀리지 않거든요. 그럼 이제 중요한 것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이 중요한 것이죠. 통일대박론은 북한 핵 문제 해결이 가닥을 잡았을 때 나와야 자연스러운 흐름인 거죠. 지금 서로 포탄을 주고받는 상황에서 통일대박론이 어떤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리고 북한 핵 문제는 결국 한반도에 평화 체제가 만들어지지 않고서는 해결이 안 되거든요. 그런 점에서 지난 몇 달 동안 엉뚱한 논의로 시간을 허비했다고 볼 수도 있고요. 결론적으로 중요한 것은 평화다, 어떻게 평화를 만들고 제도화할 것인가, 그래서 어떻게 궁극적으로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만들어 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이고 현실적인 질문이거든요. 여기에 대답해야 합니다. 통일대박론이 대답이 아니고요. 지금 국민은 북핵 해결 어떻게 할 것인가? 한반도 평화체제 어떻게 만들 것인가? 그 대답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한반도 평화정착이 중요한데요. 그럼 우리 정부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제안을 좀 해주시면 어떻습니까?
 
정동영> 첫째는 남북 간에 상호 자제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결국 대화로 풀어야 합니다. 한반도에서 무력을 사용한, 전쟁을 통한 문제 해결 방식은 용납할 수 없는 방안이고요. 대화를 통한 해결입니다. 과거에 대화를 통해서 한반도의 평화를 만들어간 업적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대화는 두 가지가 있죠. 하나는 남북 고위급 회담. 지금 계속 하기로 되어있는데, 포탄 주고받는 상황에서 서로 강대 강으로 부딪히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어떻게든 남북 대화를 다시 열어야 하고요.
그리고 6자회담인데요. 이 대화 틀이 7년째 멎어있어요. 그런데 이것은 중국 혼자 힘으로는 돌릴 수 없습니다. 미국은 부동자세고요. 지난 몇 년 동안 한국은 역할을 한 것이 없어요. 중국 혼자 동분서주하게 둘 것이 아니라 한국이 주행위자로 나서서 6자 회담 재개를 이뤄내야 합니다. 제가 2005년 6월에 평양에 가서 김정일 위원장과 담판을 할 때에도, 6자 회담이 표류, 실종되었을 때에요. 6자 회담에 나오라고 간곡하게 설득하고 대화를 통해서 6자 회담이 재개되었습니다. 그 바탕 위에서 9.19 합의, 북이 핵 포기 선언을 한 것이거든요.
그리고 끝으로 한 가지 덧붙인다면 저도 독일에 가봤습니다만 독일에서 배울 것은 초당 협력입니다. 남북문제와 관련해서는 여야가 있을 수 없으니까요.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것, 이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정부뿐만 아니라 정치권에도 이렇게 주문을 해 주셨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정동영> 네. 감사합니다.
 
- 통일 논의는 한반도 평화정착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평화가 제일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화가 필요하다는 말씀 들었습니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말씀 나눴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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