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들도 가끔은 실컷 뛰어놀고 싶다!
상태바
개들도 가끔은 실컷 뛰어놀고 싶다!
  • 김영숙 기자
  • 승인 2014.04.10 23: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화 불은면, '러브독애견운동장'을 찾아가다
사본 -DSC06767[1].jpg
 
 
개를 호텔에? 개를 돈 주고 운동장에서 놀려? 개를 잠깐 애견호텔에 보내야겠다고 하면 듣는 사람은 대개 ‘개팔자 상팔자’라고 한다. 혀를 끌끌 차면서, ‘그렇게까지’라고 덧붙이기도 한다. 하지만 일 때문에 집을 오래 비워야 하는 경우 개 주인은 난감하다. 강화도 불은면, 강화교육지원청 앞 안양대학교 옆에 있는 ‘러브독애견운동장’은 개들이 하루 종일 뛰어놀 수 있다. 이곳은 애견호텔로 개들을 맡길 수도 있고, 하루 뛰어놀게 하다가 데려오기 전에 목욕을 시킬 수도 있는 곳이다.

‘러브독애견운동장’ 신혜성 대표는 서구 연희동에서 일년 반 전에 이곳 강화로 이사를 했다. “빌라에서 개를 키우면서 계속 밖에 나가 대소변을 보게 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밖에 나가야 하니까 힘들더라. 어느 날 넓은 공터에 허스키를 풀어놨는데 일분도 안 돼서 교통사고가 났다.” 신 대표는 그때 울타리 있는 넓은 곳에서 개를 키워야겠다고 생각해 강화로 이사를 감행했다. 개한테 자유를 주려고 풀어놨다가 사고를 당한 마음이 오랫동안 안 좋았다.

러브독을 찾았을 때 개들은 넓은 운동장에서 이리저리 몰려다니며 뛰어놀고 있었다. 손님들은 어떻게 여기까지 와서 맡길까 궁금했다. 신 대표는 “손님들은 대개 인터넷을 보고 오신다. 또 한 번 개를 맡긴 분들이 알음알음 소개를 해서 오신다”며 “손님들이 바빠서 못 오는 경우에는 인천, 서울 등지로 개를 데리러 가고 데려다 준다. 시간이 없는 분들은 그걸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넓은 운동장에 개들이 맘껏 뛰어논다고 해도 관리하는 데 힘들지 않을까. “보기와 다르게 손이 많이 간다. 풀어놓으면 사고가 날까 신경을 많이 쓴다. 강아지들은 뭐든 입으로 표현하니까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그래도 답답하게 가두는 것보다는 자유롭게 뛰어노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렇게 해준다. 그리고 두세 시간 낮잠을 재운다. 애들은 더 놀고 싶은 표정이지만 눈은 피곤해 보인다(웃음)”면서 “때에 따라서 애들은 케이지에 있는 게 좋을 수도 있다. 애들 입장에서 보면, 여기 넓은 이 곳을 다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면 나름 스트레스가 있을 것도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러브독이 강화에 있어서 넓은 운동장을 쓸 수 있다고 전했다. “도시에서는 이렇게 넓은 운동장을 쓸 수 없다. 우리가 강화에 있지만 꼭 오시는 손님들이 있다. 그런 분은 개들이 하루 종일 햇볕 받고 뛰어노는 걸 가장 좋게 보신다. 운동장이 장점이다. 애견호텔도 운영하고 있지만 애견운동장을 염두에 두고 강화도로 왔다. 인천, 서울에 가서 직접 데려오고 데려다주는 비용이 3만원이어도 많이 이용하신다.”

개와 나들이를 하는 가족도 늘어났다. 주말에 가족 나들이로 ‘러브독애견운동장’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온 식구가 먹을거리를 싸가지고 와서 쉬었다 갈 수 있다. 평소에는 아파트나 빌라 등에서 갇혀 지낸 개들을 데리고 와 맘껏 뛰어놀게 하고, 갈 때는 흙투성이가 된 개를 목욕시켜서 데려간다. 
 
 
20140406_105914.jpg
 
 
 
사본 -DSC06758[1].jpg
넓은 운동장에서 조련사와 뛰어놀고 있는 개들.

예전에는 주인이 장기출장이나 여행 등으로 집을 많이 비우는 경우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요즘은 이용하는 이유가 다양해졌다. 신 대표 말이다. “손님들은 주로 인천, 서울에 오신다. 손님이 실제 장기여행을 비롯해 집을 오랫동안 비우는 경우에 오신다. 여기 강아지 두 마리는 주인이 어제 결혼해서, 신혼여행도 가고 집 정리도 해야 하니까 맡겼다. 또 저기 있는 암컷은 발정 나서 잠깐 맡긴 경우다. 집에 수컷과 함께 사니까 교배가 될까봐 주인이 잠시 맡겼다. 저기 하얀 개는 주인이 해외출장을 가셨고, 저기 큰 오브차카는 워낙 크니까 집에서는 키울 수 없어 맡겼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오브차카인데, 워낙 크니까 운동량이 많고 햇볕을 받아야 하니까 왔다. 쟤는 활동량이 많은데 좁은 데 있으면 스트레스도 받고, 발육도 원활하지 못하니까 애기 때부터 여기에 있다.”

혹시 까탈스러운 손님은 없을까. “딱히 없지만, 우리는 운동장으로 운영하다 보니 애들이 더러워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처음 맡기는 분은 그걸 이해하지 못하고, 우리 개가 누렁이로 변했다, 똥개로 만들어놨냐고 하는 분도 있었다. 그럴 때는 개한테는 흙이 중요하다, 운동장에서 실컷 뛰어노는 게 중요하다, 집에 돌아갈 때는 목욕시킨다고 말씀드리면 금방 수긍하신다. 금세 긍정으로 바뀌신다.(웃음)”

러브독에 오면 개가 건강해지고 사회화도 생긴다. 신 대표는 “얘는 염색하면서 귀가 불긋해졌다고 한다. 귀가 길게 늘어져서 쉽게 건조해지지 않는다. 여기서 뛰어놀면서 햇볕도 많이 받게 하면서 말려주고 있다. 어제 손님한테 귀 사진을 보내드렸더니, 많이 나아졌다며 좋아하셨다. 병원에 너무 자주 가는 것도 강아지들한테는 스트레스다”라면서 자연에서는 저절로 치유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회화도 생긴다고 덧붙였다. “얘는 처음에 여기 왔을 때 부들부들 떨었다. 집에서만 키우니까 사회화가 안 돼서 집 밖이 너무 무서운 거다. 처음에 왔을 때는 의자 밑에 들어가 계속 떨었는데, 사흘째부터는 여기가 안전하다는 걸 알고 맘대로 놀고 자고 장난도 친다. 이번에는 한 달 만에 다시 왔는데, 다시 만나는 애도 있으니까 자기집처럼 잘 논다. 아파트에 살아 뛰어놀지 못하니까 한 달에 한 주씩 수학여행으로 온다.(웃음)”

특별히 사고 위험은 없을까. 이중문을 했지만 순식간에 개가 튀어나갈 수 있어 늘 조심하고 있다. 문 하나를 여닫으면서 개들이 안전한가 확인하고, 또 그 다음에 문을 연다. 또 러브독에 개를 맡기는 사람들은 개들이 약간은 상처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가둬놓지 않고 늘 운동장에서 뛰어노니까 모르는 새 상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사본 -DSC06745[1].jpg

 
러브독에 있는 개들은 잠도 잘 잔다. 켄넬에 들어가 낮잠도 자고 밤에는 숙면을 취한다. 신 대표는 개들이 맘껏 뛰어노는 것도 중요하고, 잠 자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고 말한다. “개들은 켄넬에 들어가면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동굴처럼 삼면이 있는 걸 좋아하고, 아늑함을 느낀다. 잠 못 자는 아이가 있으면 켄넬에 들여보내고 얇은 담요를 덮어주면 잘 잔다. 안 보이게 해준다. 소리가 나는 건 좀 참는데, 눈앞에 뭐가 보이면 싫어한다.”

러브독에는 목욕을 시키러 오는 손님도 있다. 셀프목욕은 2만원, 러브독에서 해주면 3만원이다. 하루 데리고 와서 놀다가 가면서 목욕까지 시켜서 가는 손님이 늘고 있다.

애견 동호회에서도 러브독을 이용한다. 신 대표는 개를 좋아하는 분들이 삼삼오오 많이 온다고 전했다. “우리 러브독애견운동장이 워낙 외진 곳에 있어서 처음에는 이용하는 사람이 없을까 걱정했지만, 동호회 분들이 정모도 하고 송년회도 하러 오신다. 어떤 때는 대여섯 분, 어느 때는 열 분 이상 개들을 데리고 와서 놀다 가신다.”
 
일주일 동안 개를 맡겼다 데려가는 김정우씨는 "일주일 동안 지방으로 일하러 가느라 맡겼다. 옆집 사람한테 밥 좀 주라고 부탁할까 했지만,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일주일이나 되니까 민폐일 것 같았다. 무엇보다 여기는 운동장이 넓어 마음에 든다"며 "명절 때도 맡길 데가 있어 다행이다. 돈은 들지만, 개를 뛰어놀게 할 수 있고 일하면서 걱정을 덜 수 있어 괜찮았다"고 말했다.
 
개도 달리고 싶다. 아파트나 빌라에서 주인의 사랑을 받으면서 살더라도, 가끔은 넓은 운동장을 실컷 달리고 싶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