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문명을 만든 위대한 길, ‘실크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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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문명을 만든 위대한 길, ‘실크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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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5.08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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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교직원 허우범 선생, 세번째 저서《실크로드》 출간
실크로드 표지.jpg
 
‘실크로드’는 친근하면서도 낯선 단어다. 교과서에서 무수히 접하긴 하지만, 쉽게 갈 수 없는 곳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그만큼 가깝고도 먼 곳이 바로 실크로드다. 하지만 이 실크로드를 10년 동안 발로 뛰고 누비며 서안에서 로마까지 실크로드의 현장을 생생하게 담아온 사람이 있다. 바로 《삼국지》에 미쳐 《삼국지 기행》을 썼던 허우범, 그 사람이다.
 
저자 허우범 선생은 인하대학교 교직원으로 오랫동안 홍보부서에서 근무하면서 지역사회에도 널리 알려져 있는 분이다. 수년간 인하대에서 대학생을 상대로 하는 '책벌레' 공모사업을 전개해왔고,  공모에 선정된 학생들과 중국여행을 수년간 다녀오면서 자연스럽게 중국에 대한 관심과 연구에 이어져 수권의 책을 출판하게 되었다. 비록 전문 연구자이긴 하지만 허우범 선생의 식견과 필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은 이번에 출간된  《실크로드》를 읽어 보면 알 수 있다.
 
지금까지 실크로드 책은 연구의 성과를 논문이나 학술서로 담아내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때문에 내용이 어렵기도 했지만, 현장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글과 사진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허우범 저자는 2004년 중앙아시아 한복판에서 실크로드를 처음 만난 뒤, 지금까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실크로드 현장을 누비며 글을 써왔다. 그의 실크로드는 한마디로 ‘눈’과 ‘발’과 ‘땀’이 만들어낸 10년의 길이다.
 
이 책은 철저하게 길에서 시작해 길에서 끝난다. 왜냐하면 실크로드가 바로 문명과 역사가 소통한 길이기 때문이다. 이 길에서 동서양 문명이 만나고 제국이 역사를 만들어가며, 이 길을 따라 사람들의 소통이 이뤄진다. 그리고 사막과 초원, 만리장성과 유목민족, 황하와 에밀레종이 만나던 바로 이 길에, 허우범 저자가 서 있다.
 
저자는 실크로드가 처음 열렸던 시점으로 돌아가, 영웅호걸들과 승려들, 그리고 촌부들이 이 길을 따라 희로애락을 엮어내는 모습을 보여 준다. 바로 이 길을 따라 당나라 최고의 국제무역 중심지인 서시가 서역상인들과 함께 풍요를 누렸고, 이 길을 지배했던 당 현종은 양귀비 때문에 비극적으로 몰락하기도 했다. 바로 이 실크로드를 갈망한 저자는 1,300여 년 전 실크로드 답사자로 나섰던 현장법사처럼, 우리 시대의 《대당서역기》를 그려내기 위해 30여 차례에 걸쳐 실크로드 곳곳을 누볐다.
 
저자가 안내하는 실크로드는 경제를 움직이는 길이요, 종교?학문?예술이 뒤섞이면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중심지다. 때문에 이곳을 차지하기 위한 자리다툼이 수천 년 동안 치열하게 이어졌다. 저자는 이 실크로드의 현장에서 흉노 왕 선우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한나라 황후, 중국의 역사를 뒤바꾼 실크로드의 외래종교 이야기, 21세기 중화제국 건설을 꿈꾸는 현대 중국의 숨겨진 의도까지 가감 없이 전한다.
 
이 책은 실크로드가 낳은 이런 역사의 명장면들과 그들의 삶이 한껏 배어 있는 유적지들을 수백 장의 현장 사진과 수십 장의 지도와 함께 풀어냈다. 저자와 함께 이 길을 걷다 보면, 사람들의 작은 발걸음이 만들어낸 실크로드가 역사와 문명을 어떻게 바꿔나갔는지를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도서출판 책문, 548쪽, 2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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