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녹색당 광역 비례의원 후보, 진달래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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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녹색당 광역 비례의원 후보, 진달래를 만나다
  • 이재은 기자
  • 승인 2014.05.13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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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요? 나중에 대통령이나 한 번 하죠 뭐!”

2012년 2월 발족, 그해에는 책모임, 채식모임 등으로 시동을 걸고 지난해 다양한 모임을 통해 운영위원이 늘어나면서 조금씩 커가고 있는 인천녹색당.

지난 1년간 인천녹색당 운영위원장을 지내고 올해 2월부터 청년녹색당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주중에는 사회학과 대학원생으로, 또 교내 연구소 조교로 바쁘게 지내고 있는 인천녹색당 비례의원 진달래씨(27)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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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녹색당 비례의원 진달래씨.(27. 본명이다) “제가 꿈꾸는 세상을 녹색당이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고 
그런 가치나 신념을 많은 사람들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하지 않게끔 말이나 글로 설득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학교에 다니면서 이론이나 방법론을 공부하는 것도 그런 이유고요.” ⓒ 이재은


- 인천녹색당 비례의원으로 뽑히셨습니다. 녹색당을 잘 모르는 시민에게 녹색당의 가치와 목표를 들려주신다면요.

녹색당은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관, 그리고 이념을 공유하는 정당이에요. 생태주의적 가치추구나 ‘지속가능성’을 현재에 도입하려는 시도 등이 그것이죠.

노동을 보는 시각도 조금 다른데, (다른 정당이) 자본을 생산수단의 일부로 보면서 그것을 컨트롤하는 것과 자원 배분에 집중돼있다면 녹색당은 (그런 것에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자본이 집중돼 있는 구조 바깥을 탐색하는 형태를 지향합니다. 이를테면, 자급을 함으로써 돈을 주고 사도되지 않는 시스템, 협동조합이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구조가 될 수 있는데, 그렇게 함으로써 대기업에 돈을 주지 않고 자급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거죠.


- 녹색당은 ‘환경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이번 선거에 내세운 5대 공약에는 환경 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던데요.(선관위에 제출한 녹색당의 5대 정책 공약 1. 역 주변 장애인/자전거 이동권 보장(횡단보도 설치) 2. 모두를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 조례 제정 3. 기초생활 수급제도 보완. 부양의무제 폐지 4. 성 소수자 차별금지 조례 제정 5. 인천-영종도 공항고속도로 무료도로화 등이다)

녹색당이 환경 문제만 다루는 것은 아니에요. 환경을 생각하는 것을 환경 정당이라고 부른다면, 민주당, 새누리당도 공약을 갖고 있으니까 환경 정당이라고 할 수 있죠. 자연을 개발과 관광의 대상으로 보지 말자고 주장하는 것을 넘어, 지속가능성을 이 시대에 제한하는 것이 아닌 후손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염두에 두는 것이 녹색당의 이념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계양 골프장을 반대할 것이 아니라 골프장 건설의 문제점을 제기해서 어떻게 자연과 환경을 파괴하는지를 짚어가야 합니다. 지역이나 시간에 한정돼서 말한다면 시공간을 달리해 그런 문제가 계속 생겨날 수밖에 없으니까요.


- 녹색연합이나 환경단체에서 하는 주장과 녹색당에서 제기하는 환경에 대한 아젠다에 다른 점이 있나요.

녹색당에 그쪽에서 기반을 갖고 오신 분이 많이 계시기도 하고, 공유하는 이념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시민단체를 배경으로 하느냐, 정치적인 힘을 가지고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하느냐 하는 부분이 차별점이랄까요? 단체들과 적극적으로 사업을 같이 하지는 않는 편이에요.


- 여러 군소정당 중에서 녹색당이 특별히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녹색당을 지지해달라고 말한다면 어떤 점을 강조하고 싶으세요.

녹색당은 녹색당만의 이념이 있어요. ‘노동’에 대한 문제를 보더라도 녹색당은 ‘노동에 따른 정당한 분배’를 말하지 않아요. 우리는 노동이 배분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노동은 필요한 것이고 고귀한 것이긴 하지만 노동에 가치를 지불하기 시작하면 지금처럼 노동이 과잉, 독점되고 노동할 수 없는 사람들의 인권이 차등되는 문제가 생깁니다. 재화가 노동에 대한 대가로 분배되지 않고, 그 사람이 얼마나 더 그것을 필요로 하는지에 따라 나뉘어야만 재화와 노동이 과잉되지 않습니다.

현재의 자본주의 시스템이 인간이 탐욕스러운 존재라는 것에 동의하기 때문에 성립할 수 있는 것처럼 ‘어떤 전제’에 대해 동의하는 사람이 늘어나서 공동체를 꾸리고 체제를 만들 수 있다면 지금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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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하려면 녹색” ⓒ 녹색당 제공


- 정치에 대한 관심은 언제부터 갖게 된 거예요.

2010년도에 남동생하고 인도로 배낭여행을 했는데 거기서 채식을 했어요. 고기를 안 먹으니까 속이 편하다는 것을 알았고, (육식을) 아예 하지 않고 사는 사람이 많다는 것도 깨달았죠. 돌아와서 엄마가 구워준 꽃등심을 먹기도 했지만 이후 불교, 채식에 관한 책을 보면서 채식에 대한 인식을 하게 됐어요. 건강보다는 윤리, 이념적인 부분이 맞았죠.

채식만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쓴 이론을 공부하고 충분히 이렇게 살 수 있겠다는 생각, 그리고 이렇게 살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생각을 했어요. 우유는 먹지만 계란이나 치즈도 안 먹어요. 그 즈음부터 환경이나 정치에 관심 갖게 됐습니다.


- 녹색당에는 채식주의자가 많을 것 같은데요.

다른 당과 비교하면 그럴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두드러지게 많은 것도 아니에요. 당 내에서 식습관 바꾸기 운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요. 초기에는 본인이 채식주의자인데 이런 당이 만들어져서 좋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셨지만 채식을 하는 사람들이 모였다기보다는 (녹색당은) 풀뿌리 민주주의가 주축이 돼서 탄생했습니다.


- 세월호 이슈 외에 요즘 관심 갖고 있는 게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전부터 관찰하던 커뮤니티가 있었어요.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의 ‘무료나눔’ 게시판인데요, 회원들이 글을 써서 올리고 댓글을 단 사람 중 몇 분을 골라 선물을 주는 거예요. 가지고 있는 것을 주기도 하고, 직접 물건을 주문해서 보내기도 하고요. 뭔가를 나눠주고 나눠 받기 위해 카페에서 활동하는 거죠.

그런 글이 하루에 50개씩 올라오고, 회원들이 몇 백 명씩 방문해서 글을 남기는데 어떤 체제, 규칙으로 카페가 지속되는지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어요. 처음에는 선물을 주고받는 사람 사이의 네트워크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랜덤하게 운영되더라고요. 이 게시판이 마을 목장 같은 하나의 공유지로 기능하고, 그걸 지키려는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어떻게 영향을 미쳐서 5, 6년동안 카페가 유지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 학부에서도 사회학을 공부했나요.

전공은 수학이었고 사회학은 복수전공 했어요. 수학보다 사회학이 학점은 잘 나오던데요.(웃음)


- 취미가 뭐예요.

사진 찍는 것도 좋아하고, 자전거 타고 돌아다니는 것도 좋아해요.


- 글은 많이 쓰는 편인가요.

제게 글쓰기는 말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기록을 남기는 정도이긴 하지만 페이스북, 홈페이지에도 꾸준히 글을 쓰고 있어요.


- 지난 4월 22일, 본지에 ‘극도로 위험한 대한민국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실었습니다. 청년으로서, 혹은 국민으로서 대한민국에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우리는 직, 간접적으로 죽어가고 있어요. 저는 제가 대한민국에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국민이 아니라 구조자, 생존자라고 부르는 게 더 맞는 게 아닌가요.

어떤 시기에 내가 죽었다고 가정하면 지금 시간은 잉여, 여유분이에요. 솔직히 다른 사람을 위해 살자는 생각은 별로 해본 적이 없어요. 자원봉사도 좋아하지 않고요. 하지만 나만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닌, 내게 남은 시간을 제가 원하는 세상을 만드는 데 쓰면서 살고 싶어요.


- 진달래씨가 생각하는 좋은 정치란 어떤 것일까요.

권력을 통한 이득 추구가 최대한 배제되고, 사람들이 세상에 대한 시각을 정치적으로 발언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꿈이 뭐예요.

꿈이요? 글쎄, 내 꿈이 뭘까요... 나중에 대통령이나 한 번 하죠 뭐!(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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