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다리 주민, 동구청 갈등 확산(2신 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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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 주민, 동구청 갈등 확산(2신 보완)
  • 이희환 기자
  • 승인 2014.06.15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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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26억 중 17억 들어 나대지 매입, 이게 저층주거지 사업인가?"

배다리 동구 갈등.jpg

인천시가 원도심활성화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배다리 저층주거지관리사업이 지역주민과 동구청간의 정면 충돌양상으로 비화되고 있다.  
 
12일 주민협의체에 참여했던 주민들이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동구청의 일방적인 나대지 매입을 반대하고 시 주거환경정책관 면담과 감사관실 감사를 청구했다. 그러나 동구청이 나대지 구입 건을 포함한 사업계획안을 바꿀 의향이 전혀 없음을 확인한 배다리 주민들은 13일 저녁 6시 금창동 주민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던 배다리 저층주거지 관리사업 최종 주민워크숍이 하나의 명분쌓기 또는 요식행위에 불과할 거라고 판단하여 참가 거부를 결의하고 이의 개최를 막았다. 이에 동구청 직원들과 실랑이를 벌이던 와중에 김복실 도시개발과장은 준비해온 사업계획안을 주민들이 항의하는 가운데 일방적으로 읽어 내려가는 행동을 취하며 이대로 밀리지 않겠다는 듯 주민들에게 정면으로 맞섰다. 이후 "다음달 전체 주민이 참가하는 회의를 열어 결정하겠다"고 하자 주민들이 재차 "참가자 수에 상관없이 그것으로 최종 결정할 것이냐?"를 묻자 "그것은 아니고 최종 결정은 설문 조사를 포함하여 하겠다"고 말하자 "나대지 구입 건을 포기하지 않는 회의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주민 측과 끝내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파행으로 끝이났다.  
 
6.4지방선거 이후 낙선한 조택상 동구청장의 잔여임기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동구청이 특정 나대지를 17억원이나 들여 긴급하게 필요하지도 않는 주차장 건설을 이유로 매입에 나선 이유에 대해 주민들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12일 기자회견을 마친 배다리 주민들과 면담한 김유찬 인천광역시 주거환경정책관은 "다른 저층주거지관리사업의 경우 시가 90%, 구가 10%의 예산을 수립해 사업을 추진하는데, 동구만 13억의 구비를 편성해 시에서는 14억원만 편성했다. 구의 자체 예산이 많이 들어가다 보니 구의 의지가 강한 것 같다. 주민들의 의사를 동구청에 전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13일 저녁 현장에 나온 인천시 주거환경정책관실 공무원들은 갈등 양상을 그저 지켜보기만 했다. 그리고 동구의 예산 13억 편성도 인천시에 납부해야 할 교육재정발전기금 미납분이 있어 인천시가 이를 제하고 편성한 데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이 밝혀졌다.
      
동구청 주관으로 여섯 차례 열린 바 있는 배다리 저층주거지 관리사업의 민관협의체에서는 총 사업비 26억 원 중에 17억원이나 들어가는 나대지 매입에는 반대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그 대신 주거환경 개선과 주민공동 이용시설 등에 대한 세부적 계획을 확정한 바 있다. 이러한 합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구청이 나대지 매입 반대 결정을 지속적으로 번복하려 하자 주민들은 나대지 매입과 관련한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사태는 산업도로 건설과 동인천재정비촉진지구에 대한 개발 찬반논란으로 갈려졌던 배다리 지역주민들이 모처럼 주거환경개선사업을 계기로 어우러져 나가는 과정에서 불거져 배다리 지역에 또다시 개발 찬반 갈등을 불러올 조짐을 보이고 있다. 6.4지방선거 이후 개발에 적극적인 시장과 동구청장이 당선되면서 사그러들었던 개발에 대한 기대심리가 동구청의 나대지 매입문제를 계기로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당 출신의 진보구청장인 조택상 청장이 낙선한 이후에도 이처럼 완강하게 주민들의 합의를 무시하고 나대지 매입에 나선 이유에 대해 주민협의체 민운기 위원은 "주민들 다수가 반대하는 나대지 구입을 왜 포기하지 않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강한 의혹을 제기하였다.
  
배다리 저층주거지관사업의 파열음을 계기로, 송영길 시장 임기 후반기에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저층주거지관리사업 대상지에서 제기되고 있는 갖가지 문제점들도 논란의 대상으로 언론에서 집중보도되면서 파장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동구-배다리 갈등 2.jpg

갈등 3.jpg
사진제공: 배다리 주민협의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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