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퍼즐] 세월호 사고대책본부장, 정홍원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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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퍼즐] 세월호 사고대책본부장, 정홍원이 돌아왔다
  • 김성민 경인방송 PD
  • 승인 2014.06.27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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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in-경인방송 협약] 돌아와야 할 세월호 아이들은 돌아오지 못하고...

 

[뉴스퍼즐 듣기-세월호 사고대책본부장, 정홍원]

http://www.podbbang.com/ch/7688?e=21429864

 

박근혜 대통령이 정홍원 총리를 ‘유임’시켰다.

사표를 낸 사람을 다시 기용하는 것이 ‘유임’이라고 해야 할지는 의문이다. 어찌됐든 청와대는 ‘유임’이라는 표현을 쓴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26일) 정홍원 국무총리가 낸 사의를 60일만에 반려했다. 사의표명을 했던 총리가 유임 조치 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 헌정사상 초유의 일을 단행한 청와대가 밝힌 이유는 뭔가?

‘국정공백’과 ‘국론분열’이 이유다.

윤두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박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 이후 국민께 국가개조를 이루고 국민안전시스템을 만든다는 약속을 드렸고, 이를 위해 시급히 추진해야 할 국정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청문회 과정에서 노출된 여러 문제들로 인해 국정공백과 국론분열이 매우 큰 상황인데 이런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 고심 끝에 정 총리의 사의를 반려했다"고 설명했다.

 

# 안대희,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잇단 낙마에 따른 고육책 같다.

그렇다. 국정공백과 국론분열을 불식시킬 새로운 인물을 찾지 못하겠다는 게 진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한 정홍원 총리다.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적폐를 해소하는 국가개조를 하겠다고 했는데, 오히려 거꾸로 세월호 참사 책임자를 다시 국무총리로 쓰겠다는 것이다. 새롭게 국가를 만들겠다는 것인데 옛 인물에게 이 것을 맡기겠다고 풀이할 수 밖에 없다.

 

# 정총리 유임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유임’이란 표현이 적절한가부터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물음은 박범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던졌다.

박 의원은 "대통령도 사퇴를 수용하고 후임 총리 후보들을 지명 동의안을 보냈다. 그렇다면 정 총리는 유임이 아니라 사표 수리 후 후임 총리 후보 지명"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이것을 유임으로 포장하는 것은 임명 동의라는 헌법 규정과 인사 청문이라는 법률 규정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산적한 국정 현안의 추진을 위한 대통령의 고뇌에 찬 결단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 정치권 외 반응은 어떤가?

SNS를 통해서 살펴보겠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통치인지 개그인지… 어처구니가 없다. 이로써 누구도 세월호 참사에 책임을 지지 않게 됐다”며 비판했다.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장도 “그렇게 자신들이 유능한 세력이라고 떠들더니 인사청문회 통과할 사람 한 사람이 없나? 그리고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은 이제 안 물어도 된다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보수논객으로 불리는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도 비판적이다. 변희재 대표는 “‘친노 종북’들의 거짓·음해 공세에서 유일한 차선책이라는 것은 알지만, 그럼 야당에서 “세월호 책임 안지겠다는 거냐”고 몰아붙일 때, 반박할 여지가 없다”는 글을 올렸다.

 

# 반응이 이렇다면 정홍원 국무총리가 앞으로 국정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 살펴봐야 하는 것 아니가? 

‘유임’으로 결정났으니 청문회나 제도를 통해서 그를 다시 검증할 방법은 없다. 다만, 그가 그동안 해온 행적을 바탕으로 다시 여론 검증을 해볼 수는 있겠다.

 

# 그동안 지적된 정홍원 총리에 대한 문제점 뭐가 있나?

총리 지명을 위한 청문회 과정에서 나온 의혹들을 말씀드리겠다.

정홍원 총리 위장 전입했다. 부산지방검찰청 특수부장 시절 위장 전입한 것인데 본인도 인정했다. 위장전입으로 국민주택 청약 1순위를 유지한 덕에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아파트를 분양받아 현재까지 살고 있다.

아들은 병역면제 의혹을 받았다. 정홍원 총리의 아들은 대학 2학년 때 첫 신체검사에서 1급 현역 판정을 받았지만 2001년 재검에서 수핵탈추증, 디스크로5급 면제 판정을 받았다. 현역 판정 이후 학업을 이유로 4년 간 입대를 연기하다가 대학원 석사과정 졸업을 앞두고 병역 면제를 받은 것이다. 

병역 면제 이후 그의 아들은 2006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로 재직 중이다.  2013년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 검사로 재직하고 있다. 디스크가 발병한 다음에 책상에 어떻게 오랫동안 앉아서 사법시험 공부를 했는지 아직도 의문이다.

 

# 국무총리가 되고나서는 어떤 문제가 있었나?

작년(2013년) 8월, 정홍원 총리는 일본 방사능 괴담을 유포하는 자들을 추적해 처벌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당시 우리 국민들,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걱정이 클 때이다. 

반면에 작년(2013년) 11월, 정홍원 국무총리는 대정부 질문에서 일제의 침략을 '진출'로 기술한 교학사 교과서의 역사 왜곡 문제에 대해 "역사학자들이 판단할 문제"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 일로 야당 의원들로부터 "대한민국 총리가 맞느냐"는 비판을 샀다.

 

# 세월호 참사 때는 어땠나?

정홍원 총리는 세월호 참사 다음날 범정부 차원의 사고대책본부 본부장을 맡아 정부 부처 간 역할분담과 조정을 지휘했다. 그가 사고대책본부장을 맡았지만 우리 정부는 탑승객 숫자도 제대로 파악 못했고, 단 1명의 실종자도 구조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세월호 참사 발생 12일째였던 지난 4월 27일, 정홍원 총리가 사의를 표명했다. 정홍원 총리는 이날 "사고 발생전 예방에서부터 초동 대응과 수습과정에서 많은 문제들을 제때에 처리 못한 점에 대해 정부를 대표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족을 잃은 비통함과 유가족의 아픔, 국민 여러분의 슬픔과 분노를 보면서 국무총리로서 응당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책임지고 물러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세월호 참사 수습 와중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해서 당시에 말이 많지 않았나?

당시 사의 표명에 대해 일각에서는 사고 수습을 관장해야 할 총리가 물러나겠다고 한 것은 “무책임한 처사” “대통령 책임론 차단하려는 ‘방탄 사퇴’다”라는 비판이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홍원 국무총리의 사의를 수용하면서도 세월호 참사 수습 후 사의 수리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정홍원 '시한부 총리' 신세가 됐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신임 총리로 안대희, 문창극 전 후보자를 지명했지만 두 사람 모두 사퇴했고, 결국 세월호 참사 72일째였던 어제(26일) 정홍원 총리 ‘유임’이라는 표현을 쓰며 총리직을 수행하게 조치했다.

 

# 오늘 뉴스퍼즐 정리해보자

 

1. 정홍원 국무총리는 취임 전 위장전입과 아들 병역 면제 의혹을 받았다.

2. 취임 후에는 “일본 방사능 괴담 유포자 추적 처벌” 발언, 교학사 교과서가 일제 침략을 ‘진출’이라고 기술한 것에 대해 “역사학자가 판단할 일”이라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3. 정홍원 총리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자 범정부 사고대책본부장을 맡았지만 우리 정부는 우왕좌왕 했고, 단 1명도 구조하지 못했다. 이런 정홍원 총리는 세월호 참사 12일째 되던 날 “사고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하면서 사의를 표명했다.

4. 박근혜 대통령은 당시 정홍원 총리의 사의를 수용하면서도 사고수습 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72일째, ‘유임’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정홍원 총리에게 다시 국무총리 직을 수행하게 했다.

결론. 돌아와야 할 세월호의 아이들은 단 1명도 돌아오지 못했다. 하지만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정홍원 국무총리는 다시 돌아왔다.

 

# 대한민국에 국무총리직을 새롭게 수행할 사람이 정말 없는 걸까. 그리고 세월호 참사에 대한 최고 책임을 질 사람도 없는 걸까.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 진행: 경인방송 원기범 앵커, 출연: 김성민 PD

“1시간 빠른 시사 프로그램” 경인방송 iFM ‘상쾌한 아침 원기범입니다’ (월~금 오전 6~8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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