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래의 ‘농담’-네 번째
▲ 부부(2012. 11. 11./서구 완길동 유필형 씨 자택)
작은 섬일수록 더 넓은 바다를 갖고 있는 것 아니겠냐고,
그 말을 할 때의 당신이 좋았다.
그러니까 어떤 작은 섬에
어리고 다정한 지구 최초의 공룡이 나타났다. 공룡은 몇 억 년 전 신기한 나이테를 품고 있었다.
사티노스? 크레노마호스?
이름을 알 수 없는 공룡은 평생 흰색과 검은색의 몸으로 살았다. 요란한 색깔론으로 폼 잡을 일이 없었기 때문에...
공룡 부부는 오래 살았다. 기준은 없다. 70년, 혹은 80년? 아들딸의 무덤 속에서, 형제자매의 눈물 속에서, 친구들의 웃음 속에서 그랬다. 이 짧은 문장이, 내가 전하고 우리가 퍼트려야 할 이야기다.
수줍은 입맞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공룡에게,
넓은 바다에게,
그리고
나를 알아준 당신에게,
Kiss.
사진 김기래(사진공간배다리 수석운영위원)/ 글 이재은
* 매주 토요일 <사진in인천> 연재합니다.
다음 주부터는 김태성의 ‘신비’가 소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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