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후 박사, "개항 각국거리 조성은 범죄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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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후 박사, "개항 각국거리 조성은 범죄행위"
  • 이희환 기자
  • 승인 2014.07.20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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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산업유산 활용한 도시재생' 사례 통해 비판

19일 오후 5시부터 세시간 동안 진행된 김정후 박사 강연장의 모습
 
인천 출신의 건축가이자 도시사회학자인 김정후 박사가 인천 중구가 추진하고 있는 '개항 각국거리사업'에 대해 "잘못된 행정 정도가 아닌 범죄 행위다."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런던대학(UCL) 지리학과에 재직 중 방학을 맞아 귀국한 김정후 박사는 19일 오후 5시 동구 스페이스빔 1층 우각홀에서 진행한 강연을 통해 유럽 산업유산의 재생프로젝트를 소개하면서 인천의 여러 도시현안에 대해서도 비판적 접근을 시도하며, 특히 최근 불거진 중구 개항 각국도시 사업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얼마 전 펴낸 저서  『발전소는 어떻게 미술관이 되었는가-유럽 산업유산 재생 프로젝트 탐구』(돌베개) 출간 기념 강연으로 마련된 이날 이날 강연의 주제는 "도시와 건축에 새로운 생명을"이다. '유럽 산업유산 재생 프로젝트 탐구'라는 부제를 붙인 자신의 저서 『발전소는 어떻게 미술관이 되었는가』를 출간하게 된 동기로부터 시작해 유럽 도시들의 도시재생 사례를 자세히 소개했다.  

유럽 13개 도시, 14개 산업유산 재활용 사례를 담은 이 책에는 도시철도, 양조장, 가스공장, 탄약공장, 감옥, 발전소, 제철소, 탄광, 항구, 제빵공장, 도축장, 조선소 등의 낡은 도시건축이 박물관, 미술관, 공연장, 상가, 사무실, 학교, 아파트, 호텔, 식당, 공원, 산책로, 놀이 시설, 체육 시설, 휴게 시설 등으로 변신해가는 과정과 창의적인 아이디어은 국내 도시들에도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김정후 박사는 "버려진 산업유산에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하는 것은 결코 마술이 아닙니다. 정치인, 도시계획가, 건축가, 디자이너, 공무원, 시민이 머리를 맞대로 지속 가능한 도시와 마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며 지속가능한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협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정후 박사는 또 시민들의 능동적인 참여도 강조했다. "사람을 통해 성장하는 도시는 가만히 놔두어도 발전한다. 도시가 '바르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바른 도시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삶의 질이 높은 도시는 시민들의 관심과 의식이 높다."며 시민들의 참여가 결국 도시를 바꾸는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강연이 끝나서 나서 50여 명의 청중과 자유로운 질의 응답이 이어졌다. 월미은하레일과 경인전철 지하화 등 최근 인천지역의 주요 도시현안에 대한 질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구 개항 각국거리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김정후 박사는 "이 사업은 도시를 치장할 수 있는 오류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잘못된 행정 정도가 아닌 범죄 행위다."라고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개항 각국거리 반대 피켓운동에 참여한 김정후 박사

런던대학(UCL) 지리학과에서 유럽과 아시아 도시에 대하여 연구 및 강의를 진행하면서 JHK Urban Research Lab을 운영하고 있는 김정후 박사는 방학을 맞아 국내에 돌아와 여러 곳에서 초청강연을 진행하면서 지난 해에 이어 자신의 고향인 인천 중동구 지역에서 강연을 진행했다.  

인천 중구 출신으로 제물포고등학교를 졸업한 김 박사는 경희대학교 건축공학과에서 학부와 석사를 마친 공학도로 런던정경대학(LSE) 사회학과에서 도시재생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으며 공학과 사회학을 함께 전공한 연구자다. 현재 런던대학(UCL) 지리학과에서 유럽과 아시아 도시에 대하여 연구 및 강의하면서 JHK Urban Research Lab을 운영하고, 동국대학교 건축과 겸임교수와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자문관을 맡고 있다.

유럽에서 강의와 교육을 하면서 방학을 맞을 때면 국내로 돌아와 서울시를 포함해 지방자치단체의 도시, 건축, 디자인 정책에 대해 강의와 자문을 하고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최근에는 런던과 서울에서 ‘도시재생’ 및 ‘지속가능성’에 대한 연구에 집중하면서 관련 정책 수립과 실천적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제공 : 스페이스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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