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성의 ‘신비’-네 번째
물 위를 둥둥 떠다니는 애기 손톱만 한 작은 잎. 개구리가 먹는 밥이 아니다.
연못에 개구리가 머리를 내밀고 있을 때, 입 주변이나 머리에 밥알이 달라붙어 있는 것처럼 보여 그런 이름이 붙었다.
개구리밥과 부평초는 동의어.
의지할 데 없이 정처 없이 떠도는 신세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흙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물 위를 떠돌아다니는,
덧없는 삶을 빗대어 표현할 때 우리는 ‘부평초 인생-’ 한다.
자글자글한 것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을 때의 간질거리는 기분,
가로등 불빛에 모여든 하루살이 떼를 올려다볼 때처럼.
소년의 볼에 주근깨로 박힌 점, 숱한 점들…
그건 소년의 상처일지도 모르지만, 부평초 인생-
사실은 당신과 내가 그렇다.
▲ 개구리밥(2014. 6. 1./남동구 논현동)
사진 김태성(사진공간배다리 운영위원)/ 글 이재은
* 매주 금요일 <사진in인천> 연재합니다.
다음 주부터는 이위정의 ‘가면’이 소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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