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엄마의 노란손수건’, 세달째 세월호 진상규명 서명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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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엄마의 노란손수건’, 세달째 세월호 진상규명 서명운동
  • 이재은 기자
  • 승인 2014.08.26 22: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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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엄마들의 바람으로 1만3천명 시민 서명받아

“안전한 나라 건설을 위해 특별법 제정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특별법 제정 서명을 받고 있어요.”
“우리의 관심과 참여가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서명해주세요.”


엄마의 노란손수건(이하 ‘노란손수건’) 카페에 가입한 인천지역 ‘엄마’ 6인이 지난 5월 21일부터 관교동 뉴코아 앞에서 서명운동을 벌였다. 3개월 동안 1만3천여명의 시민이 서명했고, 이번 주 금요일이 마지막이다. 명단은 주말에 유가족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전국적으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서명자는 4백만명이 넘는다.

5월에는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피켓을 들었다. 6월부터는 일주일에 두세 번씩 시간이 되는 회원들이 나와서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오후 6시 반부터 8시 반까지 두 시간 정도. 요즘에는 해가 일찍 지지만 가로등 불빛에 의지해 서명운동을 이어간다. 서명에 필요한 간이 테이블, 피켓, 펜 등은 회원들 사비로 마련했다.

구자욱 씨는 직장에 다닌다. 평범한 회사원이고, ‘노란손수건’에 가입하기 전까지 봉사활동은 해본 적이 없다. 시민단체에 소속돼 활동했던 것도 아니다. 세월호 참사가 터진 뒤 카페에 가입, 서명운동을 벌이는 데 주도적으로 활동했다.

김현경 씨 역시 자원봉사는 처음이다. “너무 화가 나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어요. 이거라도(피켓) 들고 있으려고 일주일에 두 번씩 나옵니다.” 서명을 한 시민에게 유인물을 나눠주고 5월 16일,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특별법은 만들어져야 하고 여러분들의 의견을 수렴해 조사, 집행과정에서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이 인쇄된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서명은 젊은 여성들이 가장 많이 한다. 그 다음이 나이 든 여성들이다. 구자욱 씨가 외치는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으로 서명 좀 해주고 가세요” 때문일까.

한 남성이 “난 반댈세. 배 하나 침몰할 때마다 법을 만들라고?” 딴지를 건다. 구 씨는 많지는 않지만 가끔 술 취한 남성이나 연세 지긋하신 분들이 딴지를 걸기도 한다고 말한다.

7시쯤 중년 남성이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성함을 여쭤보니 인천초심연대 ‘주방장’(닉네임)이라고 했다. 두 번째 참여이고, 퇴근 후 힘이 될까 싶어 들렀다고 했다. ‘주방장’ 님은 서명을 하고 돌아서는 시민들에게 일일이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인사했다.

한 여성이 다가오더니 “전에 했는데 또 해도 돼요? 열 받아서요” 묻는다. 서명은 한 번이면 된다. ‘노란손수건’ 회원은 감사하다며 웃었다.

7시 반, 점점 어두워졌지만 구 씨는 여전히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안전한 나라 건설을 위해 특별법 제정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의 관심과 참여가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서명해주세요.”를 외치고 있다.

구자욱 씨는 세 달 넘게 진행해온 '엄마의 노란손수건'의 세월호 서명운동을 이번주 금요일 저녁을 마지막으로 정리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다른 단체에서 진행하는 서명전과 행사에 결합해 더 큰 힘이 되도록 함께 할 계획이다. 

"부디 엄마들의 바람과 시민들의 염원이 한데 모아져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이 하루 속히 시행돼, 우리 나라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 안전한 나라가 되기를 바랍니다."

세월호의 진상규명을 위해 시간을 내 뉴코아 앞 거리에서 진행한 인천 엄마들의 간절한 서명운동은 어둠이 짙어질 때까지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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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국 2014-08-28 10:51:36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라면 더 늦기전에 특별법을 통한 진상규명 유가족과 먼저 하신

약속한 대로 실천하시길 바랍니다.

눈물과 말이 위선이 아님을 보여 나쁜 대통령이 되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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