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가자 16강으로!
상태바
<월드컵> 가자 16강으로!
  • master
  • 승인 2010.06.17 0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태극전사, 최강 아르헨티나에 '진검 승부' 펼쳐라

우리는 오늘 드디어 월드컵 16강으로 가는 갈림길에 섰다.

최강 아르헨티나라고 해서 "져도 그만"이라는 생각은 우리 선수들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승점 1점에 사활을 거는 월드컵 본선에서 '버리는 게임'이란 있을 수 없다. 물론 벅찬 상대임엔 틀림없다. 전체적으로 경기는 아르헨티나가 주도할 것이다. 그러나 못 넘을 산도 아니다. 조직적, 협력적인 수비와 날카로운 역습 공격이 균형을 이룬 정교한 경기 운영이 키워드다.



아르헨티나의 초반 파상공세를 막아내느냐 여부가 경기의 흐름을 좌우할 것이다. 아르헨티나의 공격력은 실로 막강하다. 메시(바르셀로나)를 필두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 테베스(맨체스터 시티), 아게로(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밀리토(인터밀란) 등 세계 최정상 클럽에서 활약하는 공격수들이 즐비하다. 누가 선발로 나오더라도 수비하기가 쉽지 않다.

마라도나 감독이 남아공 입국 후 철저하게 전력 노출을 피하면서 아르헨티나 언론조차 한국전 선발 공격진을 예측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 현재로선 4-3-3(혹은 3-4-3) 형태에서 앞선 3명의 공격수로 메시-이과인-테베스 라인이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과인을 중심으로 메시와 테베스가 측면 공격수로 나서는 조합이다.

그러나 메시의 바람대로 마라도나 감독이 투톱 혹은 원톱 아래 처진 스트라이커로 메시를 세우는 포메이션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메시-이과인-테베스 분산·고립시켜야

메시-이과인-테베스 라인의 특징은 세 공격수가 행동반경에 구애받지 않고 좌우로 활발하게 위치를 변경하면서 상대의 골문을 노린다는 점. 특히 메시는 빠른 스피드로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들면서 2 대 1 패스 등을 통해 수비벽을 순식간에 무너뜨리는 능력이 발군이다. 순간 역습 때 스피드가 붙으면 수비수 2, 3명을 쉽게 제치고 골 사냥을 한다. 사정권 안에서 날리는 왼발 중거리 슈팅도 정확도가 높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에서처럼 사비, 이니에스타(이상 스페인) 등 탁월한 패스 능력을 갖춘 선수들의 지원사격을 받기 어려운 메시가 자신의 장점을 1백 퍼센트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테베스는 작지만 순간 돌파가 뛰어나고, 문전 쇄도도 위협적이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볼을 치고 들어오면서 날리는 중거리 슛이 전매특허. 대표팀에서 이과인의 움직임은 메시에게 시선이 유도될 상대 수비수들의 움직임을 최대한 활용하는 데 포커스가 맞춰질 듯하다.

때문에 한국으로선 메시 한 선수를 마크하는 데 치중하기보다는 수비와 미드필더, 공격수들이 최대한 간격을 좁히고 압박을 가해 세 공격수를 분산시키고 고립시키는 수비 전략을 택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허정무 감독도 "아르헨티나엔 메시만 있는 게 아니다"라며 아르헨티나 전체 공격 옵션의 파괴력을 떨어뜨리는 데 주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허 감독의 이런 계산은 아르헨티나와 비슷하게 패스를 통한 경기 운영이 강점인 FIFA 랭킹 2위 스페인전(6월 1일)에서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났다.

메시의 중앙 쇄도가 매우 위협적이기 때문에 대표팀의 중앙 미드필더인 기성용, 김정우의 수비 가담 폭이 더욱 넓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미드필더 공간에서 아르헨티나의 볼 점유율이 높아질 수도 있다. 이런 경우 박지성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수비와 공격을 전체적으로 조율하는 '시프트'도 예상해볼 수 있다.

공격에선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나타났듯, 몇 차례밖에 오지 않는 기회에서 골 결정력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 숙제다. 수비를 견고하게 쌓은 뒤 역습 상황에서 순간적인 문전 침투가 강점인 박주영의 스피드를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또 하나 클레멘테(에스투디안테스)-데미첼리(바이에른 뮌헨)-사무엘(인터밀란)-에인세(마르세유)가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아르헨티나 수비진의 공략 여부는 이청용의 활약에도 달려 있다. 스페인전에서도 이청용의 돌파, 그리고 박주영의 문전 침투에 스페인 수비진이 적잖이 당황했다.

이청용을 측면에서 상대하는 32세의 에인세는 노련한 플레이가 강점이지만 스피드에 약점이 있어 충분히 공략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청용의 플레이가 활발해진다면 그만큼 메시나 테베스 등 측면 공격수들의 수비 가담 부담도 더해질 수밖에 없다.

박주영 '문전침투', 이청룡 '돌파' 최대한 살려야

아르헨티나전을 앞두고 2006년 독일월드컵 예선 2차전 프랑스전(1-1무)에서 보여준 효율적인 경기 운영을 복기해볼 필요가 있다. '아르헨티나'라고 하니 문득 좋은 기억이 떠오른다. 1991년 포르투갈 세계청소년축구(U-20)대회에서 남북단일팀은 예선 2차전에서 예상을 뒤엎고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격파했다. 결국 아르헨티나를 조 최하위로 몰아넣으며 당당히 8강에 진출했다.

같은 예선 2차전 왠지 느낌이 좋다. 이번 대결이야말로 '진검 승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